“남은 세금 어디에 쓸까요?” 주민투표 이끈 최나영, 노원구의원 도전

[6.1 지방선거] ‘민원해결사’ 진보당 최나영 서울 노원구의원 후보

최지현 기자 cjh@vop.co.kr

 발행 2022-05-24 16:59:29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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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당 최나영 노원구의원 후보 ⓒ최나영 페이스북


“멀쩡한 보도블록 그만 갈아엎고 우리 세금 꼭 필요한 곳에 씁시다!”

지역 주민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말이지만 늘 생각에만 머문다. 말을 해도 먹히지 않을 때도 있다. 하지만 최나영(46) 진보당 서울 노원구의원 후보는 ‘구의원 배지’ 없이도 이 일을 실현시켰다. 주민대회와 주민투표를 이끌면서다.

관행처럼 쌓여가는 남은 예산...“주민들이 원하는 곳에 사용하자”

최 후보는 노원주민대회 최초 발기인이자 노원주민대회 공동조직위원장이다. 노원주민대회는 2019년 봄에 처음 시작됐다.

최 후보는 24일 민중의소리와의 전화통화에서 “당시 국회가 동물국회·식물국회라고 평가될 정도로, 맨날 싸움만 했지 80일 가까이 문을 열지 않고 멈춰 있었다. 국민들이 왜 우리나라에는 국회의원 국민소환제가 없느냐며 분노했다. 4년에 한번씩 국회의원을 뽑을 때는 주권자로서 투표권을 행사하지만, 일상에선 그렇지 못했다. 그래서 평상시에도 요구사항을 계속 내는 운동이 필요하다, 기성정치인에게 주민 눈치를 늘 보게 해야겠다고 생각해서 매년 주민요구안을 모아서 노원구에 정책으로 제안하는 운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최 후보는 진보당과 지역 노동조합, 주민모임 등 50여 단체와 연계해 노원주민대회 조직위원회를 만들었다. 전국 최초였다. 최 후보는 “2019년에 1만 명의 주민들을 만나서 주민요구안을 모았고, 그해 가을에 주민대회 행사를 하면서 투표로 10대 주민요구안을 선정했다. 그리고 노원구 공직자들에게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주민대회는 이듬해에도 이어졌다. 최 후보는 “그땐 코로나 위기가 터졌다. 살기도 어렵고 막막한 주민들한테 복지 정책이 필요하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에 최 후보는 1조 원이 넘는 전년도 구 예산을 살펴보다가 한 해 남은 순세계잉여금이 1천억 원에 이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남은 예산이 다음해 추가경정예산으로 활용되지만 주민들이 원하는 곳에 사용되면 더 좋겠다고 최 후보는 생각했다.

최 후보는 “관행처럼 쌓여가는 순세계잉여금의 존재를 확인하고는 주민들한테 알렸다. ‘지자체가 돈이 없는 게 아니다, 그러니 원하는 것을 마음껏 얘기하라’고 했다. 그렇게 주민대회를 열어 5대 주민요구안 결정하고 노원구에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첫째 해는 이런 운동을 이제부터 시작하겠다고 선포하는 의미가 있었다면, 두 번째 해는 처음으로 예산을 분석해 구체적인 요구안을 마련해서 예산을 확보하는 투쟁이 된 것”이라고 이라고 강조했다.

진보당 최나영 노원구의원 후보 ⓒ최나영 블로그


조직위가 5대 요구안을 선택지로 두고 ‘남은 예산을 어디에 쓸지’ 주민투표를 한 결과 주민에게 세금을 돌려주자는 ‘세금페이백’이 1위(43.6%), ‘아파트 경비실 에어컨 설치’가 2위(15.4%)였다. 3~5위는 ‘일하는 사람에게 빠짐없이 고용보험료 지원’, ‘노원구 장애인 자활센터 노동자 최저임금법 준수’, ‘노원구민 독감 무료 예방접종’ 순서였다.

조직위는 이 내용을 2021년 정책에 반영해달라며 노원구청에 전달했다. 구의회도, 주민자치회도 아닌 민간이 실시한 투표 결과였지만 노원구도 이것만큼은 외면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주민요구안이 받아들여져, 노원구 전체 아파트 경비실 에어컨 설치율이 지난해 96%까지 올라갔고, 세금페이백은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조례 제정으로 이어져 저소득층과 소상공인, 청년들에게 재난지원금이 지급됐다.

이처럼 2019~2021년 가을마다 주민투표를 진행했다. 3년 간 총 5만3천명이 참여했다. 가장 최근에 진행된 2021년 주민투표 결과 4위를 차지한 ‘골목길 가로등 및 CCTV 확충’ 요구도 받아들여져 공릉동 총 40군데 설치가 결정된 상태다.

이게 끝이 아니다. 최근에는 갑자기 국민은행이 사라지면서 주민들이 큰 불편을 호소하자, 최 후보는 주민서명운동을 벌여 국민은행으로부터 현금입출금기 설치 약속을 받아냈다.

이처럼 최 후보가 최근 3년 동안 노원구 공릉동 구석구석에서 해결한 민원들이 적지 않다. +종량제봉투 판매 자영업자 수익률 6%→9% 인상 +태릉초등학교 앞 삼거리 벤치 설치 +안전거리 조성 +경춘선 숲길 시작점 손소독제 비치 및 방문자센터 볼록거울 설치 +불암산 백세문 먼지털이기 및 금연현수막 설치 +인공폭포 앞 LED 바닥신호등 밝기 조정 +공릉동 불빛정원 철길 목재펠릿장 폐기물 처리 +공릉역사거리 시각장애인용 신호장치 복구 +공릉1동 주택가 하수구 냄새방지 덮개 추가 설치 +화랑대 사거리 과속단속을 위한 이동단속카메라 신청 등이다.

노원주민대회 조직위원장인 진보당 최나영 노원구의원 후보가 ‘노원구 세금감시 주민조례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는 모습. ⓒ최나영 페이스북


‘배지’ 없이 일했던 최나영, “민원해결사 되겠다” ‘진짜’ 구의원 도전

어떻게 보면 작은 변화지만, 주민들에겐 ‘손톱 밑 가시’를 뽑아주는 듯한 시원함을 선사한 민원 해결이었다. 최 후보 역시 공릉통 태강아파트에 거주하는 동네 주민이자 초등학생과 중학생인 두 아들을 키우는 엄마로서 필요한 일들이었다.

노원구는 고 노회찬 국회의원을 배출했던 지역으로, 그만큼 진보적이고 개혁적인 성향의 주민들이 많은 곳으로 꼽힌다. ‘새 정치’를 기치로 내걸었던 안철수 전 국회의원을 배출한 곳이기도 하다. 주거 밀집지역인 만큼 학교도 많다. 최 후보는 “현실을 가장 치열하게 살아가는 청소년부터 중년세대까지 고르게 있는 지역”이라고 소개했다.

그런 노원구에 최 후보는 ‘뿌리’를 내렸다. 2017년 진보당(당시 민중당) 창당 당시 서울시당 위원장을 맡았던 최 후보는 “진보당 체제를 주민직접운동 체제로 확고히 다져야겠다고 생각했고 2018년 지방선거 때에도 노원구에서 집중적으로 주민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선거운동을 벌였다”며 “지방선거가 끝나자마자 노원구에서 새로운 모델을 만들겠다고 결심하고는 이곳으로 이사를 왔다”고 밝혔다. 노원구에서 ‘정치개혁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포부다.

그동안 ‘배지’ 없이 노원구에서 활동했던 최 후보가 이번엔 ‘진짜 구의원’에 도전한다. ‘주민불편 해결하는 민원해결사’가 되겠다며 6.1 지방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사실 그가 정치에 뛰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0년에 치러진 21대 총선에선 민중당 노원구갑 후보로 출마했지만 3.96%(3,761표) 득표율로 낙선했다. 거대양당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했던 것이다.

하지만 구의원 선거는 다르다. 그가 출마한 노원구 나 선거구(공릉 1, 2동)는 ‘3인 선거구’이다. 혹여 거대양당에 밀려 1, 2등을 놓치더라도 3등을 차지하면 구의회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최 후보가 이번엔 노동당, 녹색당, 정의당, 진보당의 ‘진보단일후보’로 출마해 더욱 힘이 실린다. 특히 최 후보는 지역주민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꾸준히 활동을 해오고 실제 변화를 일으켰던 만큼,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최 후보는 “주민투표로 실행한 정책들, 예컨대 경비실 에어컨 설치나 국민은행 현금입출금기 설치는 기성정치인들이 귓등으로도 안 들었던 일을 주민들이 힘을 모아 실현한 것”이라며 “주민들의 힘이 가장 큰 힘이고, 주민들이 가장 유능한 정치인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데, 공천만 되면 쉽게 당선되는 기성정치를 풀뿌리정치가 이기는 선거로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지난 4월 30일 노원구 공릉동에서 열린 진보당 최나영 노원구의원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 ⓒ최나영 페이스북


최 후보는 구의원이 되면 ‘주민 밀착 구의회’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우선 세금 정보를 모두 공개하고, ‘예산낭비 신고센터’를 운영하겠다는 게 핵심 공약이다. 또 월 1회 주제벌 정책반상회를 열고, 주민대회나 주민투표로 결정된 사항은 노원구 예산에 반영하겠다고 약속했다.

최 후보는 “주민들이 아까운 세금으로 보도블록을 왜 이렇게 많이 갈아엎냐고 하시고, 노원구가 집행하는 예산에 의심이 간다고 많이 얘기하시는데, 예산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알기 쉽도록 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최 후보는 두 아이의 엄마인 만큼 여성의 삶과 꿈이 존중되고, 청년이 행복한 공릉동을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구체적으로 +육아존중바우처 지급 +공릉동 긴급 돌봄시스템 +청소년 공공식당 운영 등을 공약했다. 진보정당 후보에게 ‘노동 존중’도 빠질 수 없다. 그는 +경비·청소노동자 고용안정 및 휴게시설 지원 사업 전면 시행 +구의원실을 공릉동 노동상담소로 운영 +노원구 고용보험료 지원대상 확대 +플랫폼 배달노동자 지원 조례 제정 +노동구청 노동지원과 신설 등을 약속했다.

이 밖에 주택가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한 ‘재활용정거장+지원관리사’ 도입과 반려동물 놀이터, 배리어프리존(장애물 없는 생활공간) 확대 등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