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 누가 올린 글 보고 생각나서 쓰는데

칠팔십은 사는 인생 꿈이라고 해봐야 아무리 빨라도 열살 남짓부터 십여년 가량 품어온 꿈이 좌절됐다고 해서 인생이 망하는 게 아님. 너무 쉽게 좌절하지 마라. 디씨에 글 끄적거리는 시점에서 아직 제대로 안 망한거임. 당장 끼니 걱정 해결하려고 길거리 나가서 폐지 주워봤냐? 그거 줍다가 그 동네 도는 폐지줍는 노인네랑 시비걸려서 경찰서 가 봤냐? 어린새끼가 왜 남의 밥 벌어 먹는 수단을 훼방놓냐고 한소리 듣는데 거기다 대고 울컥해서 나도 먹을 거 없어서 그랬다고 고래고래 소리질러 봤냐? 그때 그 노인네가 날 바라보는 안타까움과 경멸이 섞인 미묘한 시선을 느껴봤냐?

내가 잘났다는게 아니라 고작 여기서 좌절하고 엎어지면 저 꼴 볼때까지 추락할거임. 나는 어려서 그랬으니 지금은 다 지나간 일이고 어떻게든 개발일로 밥벌어 먹고 살지만 정신 못차리고 이십대 후반 삼십대 가서 저러고 있으면 절대 못 헤어 나온다. 니네 아직 할 수 있는 것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을거다. 남들하고 비교하지만 말고 굳이 경쟁을 하고 싶으면 과거의 너 자신과 경쟁해라. 백날 날고 기어봤자 어차피 니네보다 잘하는 사람은 어디든 나옴. 그런거에 뭣하러 인생 걸고 뛰어드냐. 경쟁하는 과정 그 자체가 짜릿하고 재미있었다면 모를까. 그 과정은 온데간데 없고 지금 가진 결과만 바라보고 좌절할 거면 방향을 잘못 정한거임. 앞으로는 이기든 지든 니가 재미있었다 웃으며 그만 둘 수 있는 일을 해라.

사람이 죽을 때 지나온 인생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 간다고 하잖냐. 니네가 이루어 놓은 업적은 뒤지는 순간에 더 이상 의미가 없어지지만 니네가 살아오면서 울고 웃고 힘들어하고 뿌듯해하고 즐거워하고 슬퍼하고 했던 그 모든 경험들이 니네가 죽는 순간에 누릴 수 있는 유일한 것임. 잊지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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