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개발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갖고 컴공과에 진학하고 5년이 지났다. 군대에 갔다오니 취업시장이 아주 개 박살이 났더라. 동기 계집애들은 죄다 물로켓 취업하고 온갖 국비충 양성으로 공급 최대화가 돼서 몸값은 도매급으로 묶여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고.
나는 학부에서 나는 여러가지를 얉고 넓게 많이 배웠다고 생각한다. 먼저 팀 과제를 수행하며 보니 다들 웹/앱쪽을 희망하더라. 그래서 나도 자연스럽게 그 쪽부터 파게 됐다. 자바스크립트 딥다이브를 읽고 리액트를 공부했다. 상태관리를 어느정도 할 수 있을때 쯤 Nextjs나 styled-component를 또 배웠다. 다른 팀플에서는 같은 조원이 Vuejs를 쓴다기에 그것도 대충 배워뒀다.
여기서 느낀점 : “프론트엔드는 컴공 지식이 좃도 안쓰이는구나. 개초딩 잼민이 내 조카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제대로 깊게 파지 않아서 그렇다느니 같은 개소리는 듣고 싶지 않다. 누구나 암묵적으로 인지하고 있잖아. 왜 국비충의 80퍼센트 이상이 프론트를 가는지. 이제야 꽉차서 들어설 공간이 없으니 “데이터 사이언스”니 “ai”니 하는거지. (사족이지만 대체 무슨 방법으로 공분산도 모르는 문과충들한테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되라는 것이며, 지수함수 도함수도 못그리는 애들한테 ai를 권유하는건지 모르겠다. 국비학원은 정말 악마다. 마치 취업률 100%라며 고딩들을 낚는 개지잡대를 보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프론트는 아예 버리기로 했다. 전공지식이 별로 쓰이지 않고 러닝커브가 너무 완만하고 수명이 짧아보이고 고점이 높지 않아보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시 시작한건 누구나 예상하겠지만 백엔드다. 내 주변 확실히 웹을 희망하는 전공자 중에는 백엔드가 훨씬 많은 것 같다. 다들 나랑 같은 생각을 했거나 나름대로의 통찰, 주변 권유로 시작했겠지.
그 유명하다는 김영한 인프런 강의를 전부 구매하고 하나씩 듣기 시작했다. 서블릿, jsp, mvc 부터 api상하차까지 다 배웠다. 스프링 구조도 어느정도 윤곽이 잡히기 시작했다. 서로 다른 강의지만 매번 중복되는 내용이 포함된다는 점과, 별로 배우고 싶지 않은 타임리프를 잡숴보라고 하는 점 빼고는 괜찮았던 것 같다. 지금와서 느끼는 거지만 개 좆소를 갈 애들을 위한 예방주사같은 커리큘럼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여기서도 뭔가를 느꼈다.
“이것도 전공지식을 쓴다기엔 프레임워크에 붙어서 기생하는 느낌인데?”
스프링같은 프레임워크나 ORM기술을 개발하는 초천재들은 정말 대단하지만, 그걸 주워다 쓰는 것은 개나소나 다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어디서 주워들은 걸로는 천재가 나눠주는 마법지팡이를 쓰는 느낌인거지.
아무튼 방학이 되고 캠퍼스픽이나 에브리타임, 인프런, 프로그래머스 등에서 인원을 구해서 웹 서비스를 만드는 프로젝트를 하기로 했다. 새로운 기술을 배우거나 개발 도메인을 변경하거나 하는 것보다 협업 경험이 필요할 것 같다는 막연한 생각 때문이었다.
하지만 웬걸, 팀원들 상태가 정말 좋지 못했다.
나는 전공 비전공으로 사람을 가르는 타입은 아니었지만, 팀원 6명 중 나포함 2명이 전공자였으며, 나머지 4명은 산업공학과, 골프학과(?), 철학과였다. 산업 공학과는 반(半)전공자라고 생각했는데 R깔짝거린게 전부더라.
우리가 만들기로 한 서비스는 대충 뭔가를 분석해서 사용자에게 보내주는 서비스였다. 자세히 못 말하는 이유는 내 신상이 드러날까봐이다.
고작 2개월이지만 정말 대단한 경험을 많이 했는데, 가히 개발바닥의 심연을 바라보는 느낌이었다.
예시를 몇개 들자면, 자바 백엔드 국비과정을 들은 비전공자가 있었다.
내가 그에게 로그인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느냐고 묻자 그는 정확히 이렇게 대답했다. “네 해봤어요” 나는 당시 국비 수준이 어느정도인지 몰라 해당 task를 그에게 위임했다. 팀장으로서 다른 할 일도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다 결국 나한테 잘 모르겠다고 어떡해야되냐고 하더라. 어떻게 이렇게 책임감이 없을 수가 있는지. 암 복호화는 커녕 쿠키나 세션이 뭔지도 모르더라. 무슨 크롬 로컬스토리지에 저장해본 경험가지고 로그인 기능을 해봤다고 한 것이었다.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그들에게서 본 가장 큰 문제점은 “모르는 것을 안다고 한다”는 것이다. 가령 누군가 나에게 “컴파일러에 대해 아세요?” 라고 물어보면
1. 컴파일러의 역할
2. 컴파일러와 인터프리터의 차이
3. 재귀적 하향, 예약 테이블, 또는 LR
4. 그냥 진짜 컴파일러란 것을 아는지(gcc 등)
이런 해석이 가능한데, 나는 이 중 모르는게 하나라도 있으면 뭘 물어보는건지 정확히 다시 물어본다. 내가 모르는 것일 수 있으니까.
그러나 이들은 하나같이 전부 ”안다“고 답한다. 저 중 아는게 하나라도 있으면 ”안다“고 하는 것 같다.
나는 국비들의 문제점이 노력이 부족한 것도, 재능이 없는 것도, 날먹하려는 마인드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모르는 것을 안다고 대답하는게 가장 큰 문제다. 분명 전공자 중에도 이런 허수 개노답 개발자가 있기야 하겠지만 본적이 없고 이들을 직접 마주한다는 것 자체가 나에게는 개발 좆소의 심연을 본다는 느낌이었다.
“와 좆소가면 얘네들이랑 같이 일하는거네??”
-2부에서 계속-
필력보소. 비유 잘한다.
고닉 파고 프갤 문학상 노려보자
ㅋㅋㅋ
2부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