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클라이언트 시장이 조금씩 개화되고 있다. 제로클라이언트는 기업 시장에서 근무자들에게 모니터만 제공하
고 이를 KVM(키보드, 비디오, 마우스)과 연결해 업무를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책상에서 PC 본체가 사라지
고 모든 업무용 응용프로그램들은 서버에서 구동돼 모니터에서 보여지는 형태다. 보안 문제와 모바일 이동성 보
장을 위한 업무 환경을 위해 최근 국내외 기업들이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 시장은 가상화 시장의 영원한 라이벌인 VM웨어와 시트릭스간 경쟁이 치열하다. 또 한편 수많은 하드웨어 제
조사들이 두 회사와 긴밀히 협력하면서 치열한 경쟁도 벌어지고 있다.

관련 시장의 관전 포인트는 두 가지다. VM웨어와 시트릭스간에 누가 이 시장을 주도할 것이냐는 것과 삼성전
자, HP, 델 같은 모니터 관련 업체들이 두 소프트웨어 업체들과 적당한 협력을 통해 이 분야에서 누가 승자로
등극할 것이냐는 것.

VM웨어가 선보인 무기는 PCoIP(PC over IP)다. PCoIP는 네트워크 접속용 이더넷 케이블을 이용해 최첨단 가상
데스크톱 모니터에 전원을 공급할 수 있다. VM웨어 진영은 캐나다의 PCoIP칩 업체인 테라디씨(Teradici)에 주문
자생산방식(OEM)을 통해 칩을 공급받아 모니터 업체들에게 데스크톱 가상화 솔루션인 ‘VM웨어 뷰(View)와 함
께 공급하고 있다. VM웨어 진영은 별도 칩이 내장된 만큼 속도면에서 경쟁사인 시트릭스를 앞도하고 있다고 목
소리를 높인다.

이에 대응한 데스크톱 가상화 분야 1위 업체인 시트릭스는 HDX 프로토콜을 지원하는 젠 데스크톱이 유연성이나
속도면에서 후발 업체와 경쟁이 안된다는 입장이다. 이미 다년간 쌓아온 데스크톱 가상화 분야에서의 장점이 제
로클라이언트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 특히 시트릭스의 경우 ‘리시버’라는 무기가 이미 광범위하게
전세계 수많은 기기 업체들에게 탑재되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두 진영간 경쟁은 자연스럽게 제로클라이언트를 탑재해 제공하는 모니터 업체간 경쟁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
도 흥미롭다. 특히 이런 현실적인 문제를 확인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다.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시스코 라이브(Cisco Live)’에서 PCoIP 기반의 ‘NC220′ 모니
터(사진)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이 모니터를 ‘클라우드 모니터’라고 부른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디스플레이전략마케팅팀 김정환 전무는 “중앙 서버와 연결돼 구동되는 제로클
라이언트 모니터인 NC220은 기업의 업무 스피드를 더욱 빠르게 하고, 에너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한편 깔끔
한 업무 환경 조성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견상 삼성전자는 VM웨어와 EMC 진영에 힘을 실어주는 듯한 모습이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

바로 시트릭스와 협력도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같은 사업부 내부에서도 서로 다른 업체들과 협력해 경쟁
을 유도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외부의 경쟁자인 HP나 델 같은 회사와의 경쟁도 치열하지만 영상디스플레
이사업부 내부의 조직간 경쟁은 그보다 더 치열하다는 것.

시트릭스와의 협력이 가시화되는 배경은 제조업체로서 특정 기업에 종속될 위험성을 가져갈 필요가 없기 때문이
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적인 경쟁력을 가져가기 위해서는 다양한 소프트웨어 업체들과
의 협력이 필수다. 굳이 자신의 행동 반경을 스스로 옥죄는 독점적 협력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 이는 데스크
톱 가상화 시장에서 1위에 오른 시트릭스의 영향력도 한몫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두 진영과 손을 잡는 것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지속적인 점유율 확대라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 제
로클라이언트 시장이 크면 클수록 기업용 PC 시장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 입장에서 국내 기업 시장의
PC 판매에 영향을 일정부분 받겠지만 해외 시장의 경우 PC와 노트북 시장 점유율이 크지 않아 잃을게 없다. 오
히려 모니터 시장의 지속적인 영향력을 확대해 나갈 수 있다.

시트릭스와 VM웨어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 내부의 최종 승자가 과연 누가 될 것
인지도 제로 클라이언트 시장을 지켜보는 관전포인트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