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너무 취업이라는거에 좀 힘들어하는 것 같아서 글 써봄.


말했지만 나는 공대긴 한데 비전공이고 부트캠프나 학원은 일절 안다녔고 4개월 정도 걸려서 대부분 알만한 스타트업에 정규직으로 취직했어.

첫 취직은 2년정도 전 일이라서 지금은 지금보다 힘들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난 취업이라는 것의 본질이 바뀌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아직도 유효하다고 생각해.

(나도 최근에 이직했는데 난이도가 올라갔다고는 느낀다.)


내가 생각하는 취업의 본질은 회사에서 정해진 직무의 역할을 수행해 줄 사람을 찾고 있고 내가 그 사람임을 설득하는 게임이라고 생각해.

갑자기 운좋게 어딘가에 취직이 뿅 되는게 아니라 서로 채용하는 것이 win-win이라고 느껴지는 지점을 만들어야되는거지.


이 게임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크게 두가지 전략으로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1. 존나 잘해서 어느 회사든 나를 적임자로 생각하도록 만든다.

2. 내가 하려는 일의 최소 스펙은 무엇인지 정의하고 그걸 충족한 뒤 최대한 모수를 늘려 한 곳에 붙는다.


비전공자고 교육과정을 밟을 생각이 없어서 나는 당시에 2번의 접근방식이 압도적으로 효율적일 거라고 생각했어. (1번이 좋다고 생각하는 친구는 여기서 나가도 됨)


난 신입개발자에게 바라는 역량은 기획이 있다면 그걸 현실로 구현해내는 능력 정도라고 정의했었어.

아키텍처 구조가 어쩌구, 네트워크가 어쩌구 하는 것은 실제로 구현하는데 하나도 중요하지 않은 정보였었어. 진짜 뭐든지 어떻게든 만들수만 있다면 신입기준 최소기준 통과한다고 생각해.


난 돈 버는 거에 관심이 많아서 돈 벌 수 있을만한 사이드 프로젝트를 html, css, js 만 가지고 웹 배포해보고 커뮤니티에 올려서 반응보고 했었다. (지금 생각하면 bm, 코드 다 쓰레기였고 프레임워크라는 것도 몰랐음)

그런 똥 프로젝트 한 2개 하고 컴공 졸업하는 친구가 백엔드 개발자 하고 싶은데 졸작 하려면 프론트 하는거 귀찮다 궁시렁대길래 똥 프로젝트 보여주면서 나 프론트 할 줄 안다고 뻥치고 이틀동안 리액트 배운다음 졸작 참여해서 프로젝트 만들고 그 프로젝트 이용해서 구글 해커톤 같은거 나갔었다.


이정도까지가 딱 두달 걸렸고 cs 아무것도 모르고 진짜 구현만 할 줄 아는 이상한 사람이 되어있지만 실무가 하고 싶었음.

그래서 지금의 단계로 일 할 수 있을만한 회사를 찾아봤고 내 결론은 팀에 개발자 없고 돈도 없는 스타트업이었다.

링크드인, 학교 행사, 로켓펀치 등 찾아보면 초기 스타트업인데 개발자 구하고 있는 팀들이 있는데 보통 이 팀들은 창업자가 개쩌는게 아닌이상 잘하는 개발자들이 지원하질 않고 심지어 돈도 잘 못준다.

그래서 이 팀들이 항상 개발자 채용에 애를 먹고 있어서 내가 일일히 dm 보냈었다.

내가 아무것도 모를때 똥 프로젝트 만들고 리액트 이틀만에 배우고 졸작하고 해커톤 어쩌구.. 이런얘기들

하면서 나 잘배우고 당신이 생각하는거 만들어 줄 수 있다. 난 배우고 싶은 욕망이 커서 최저시급만 줘도 괜찮고 정규직 부담스러우면 인턴으로 써라~ 이런 식으로


결과는 바로 붙었음. 가서 그 팀 첫 앱 개발자로 일했고 mvp 레벨 제품 만들어주고 나왔어.


이러고 나니 이력서가 꽤 괜찮아지더라. 프로젝트들도 꽤 있고 인턴경험까지 있잖아 ㅎㅎ.

별로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난 이게 정규직 최소스펙 된다고 판단했고 인턴자리 구할때라 똑같이 정규직을 구했어.

컨퍼런스 같은데 가서 회사 명함 받고 리쿠르터한테 지원하고 싶다고 미리 말하거나 열려있는 포지션이 없어도 리쿠르터들한테 연락해서 자기소개하고 회사 관심있는데 자리 없냐고 물어봤어.

심지어는 이왕 일하는거 빅테크에서 일하면 좋지 않나 생각해서 해외 개발자 커뮤니티 가입해서 아마존, 구글 다니는 개발자들 연락해서 팀에 자리있냐고 물어봐서 이력서 제출도 해봤음 (구글은 코테를 볼 수 있었고! 아마존은 서류에서 광탈했다.)

내가 얼마나 생각없이 막 찔렀는지 알겠지?


이렇게 찌르다 보니 한두군데씩 함격하기 시작했고 4,000 ~ 6,000 정도의 오퍼들을 받았던 것 같아. 이때까지가 딱 4개월 정도 걸렸었어.


그 이후에 이야기도 풀어줄 수 있긴 한데 주제에 벗어나는 것 같아서 이만 줄일게 ㅎㅎ.

더 궁금하거나 이해 안되는 부분있으면 물어봐주라. 두서없이 적어서 잘 적었나 모르겠네


요약하자면,

1. 취업은 설득 싸움이다.

2. 지금의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을 찾아라.

3. 공채만 있는게 아님. 괜찮은 회사가 있다면 직접 연락해서 기회를 만들어도 보자.

4. 취업은 1번 성공하면 되는 게임임. 내가 지금 회사 넣어서 붙을 확률이 1%면 100번 넣으면 된다. 0.1%면 1,000개 넣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