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이젠 델파이를 접어야 할 시기가 온 것 같습니다."

https://www.delmadang.com/community/bbs_view.asp?bbsNo=19&bbsCat=46&indx=457531



볼랜드에서 터보 파스칼과 델파이를 만든 수석개발자 '앤더스 헤즐스버그'는 90년대 중반(델파이 2.0 출시하던 때)에 MS에 스카웃 되서 이직했으며 같이 일하던 팀 동료들까지 모두 MS로 자리를 옮겼다고 알려져있으며 그곳에서 닷넷 프레임워크와 C#을 만들었습니다. 그들은 지금도 MS에서 C#을 비롯한 닷넷을 꾸준히 유지보수 하면서 개선시키고 있습니다.


물론 C#은 장점이 많은 언어입니다만 그 한계도 명확합니다. 그것은 네이티브 코드를 생성할 수 없고 오로지 닷넷프레임워크 위에서만 실행된다는겁니다. 그러나 MS가 닷넷을 만든 이유 자바에 대응하기 위한 플랫폼이 필요했기 때문인데, 자바가 다양한 OS에서 동작하는데 반해 닷넷은 여전히 윈도우에서만 실행되고 있으니 현 시점에선 닷넷을 만든 목적에 의문이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리눅스에서 동작하는 닷넷 코어를 내놓았지만 사실상 버려진 프로젝트가 된지 오래입니다)


네이티브 코드를 생성하는 개발툴 및 프레임워크는 여전히 중요하다는걸 잊어선 안됩니다. MS는 오랜기간 마지못해 매달려 온, 그리고 그것을 만든 개발자들 조차 혐오하는 'MFC'를 십수년 전에 사실상 폐기처분 하였습니다. MFC는 의외로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16비트 윈도우(윈도우2.x 3.x 등) 시절부터 순수 API로 윈도우 프로그램을 개발하는건 상당한 코드 타이핑과 많은 유지보수 시간이 요구되는 매우 고된 작업이었으며 이를 개선하고자 MS에선 기존의 인력을 쥐어짜내듯 활용해서 C++로 MFC를 만들었고 MS C/C++ 7.0부터 MFC의 첫버전을 포함,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MFC는 매우 급조해서 엉터리로 설계된 최악의 C++ 프레임워크로서 어느 시점에 이르러선 MFC를 유지보수하는 개발팀조차 더이상 버그를 수정하는 등 손을 쓰기가 어려울 정도로 복잡한 스파게티 코드가 되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MS는 애초에 운영체제와 오피스 제품군을 개발하는 회사였으며 그 당시 개발툴 분야의 유능한 인재를 보유하지도 못했고 프레임워크 등 개발툴 개선에 투자할만한 시간도 없었기에(윈도우95 출시를 앞둠) MFC라는 해괴망측한 프레임워크가 탄생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 당시 MS가 내놓은 도스용 컴파일러 제품들이 왜 그리 형편없었는지, 왜 96년에 볼랜드의 수석개발자(앤더스 헤즐즈버그)를 데려왔는지 생각해 보면 이해가 될 것입니다.


볼랜드는 J빌더의 실패를 비롯한 우여곡절 끝에 델파이 등 개발툴 부문을 매각하였고 몇 차례의 인수와 매각을 반복하여 지금은 아이데라(Idera, DB툴 회사)의 계열사 '엠바카데로'에서 델파이 등 기존의 볼랜드 개발툴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엠바카데로는 오브젝트 파스칼 언어 개발툴의 시장독점적 지위를 악용하여 그 횡포가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이는 지난 번에 올린 글에서 상세히 언급한 바 있고요. 물론 기존 회사를 비싸게 인수했으니 제품을 높은 가격에 판매하는건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기존 고객들의 레거시 코드 인질정책은 매우 심각한 횡포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뿐만아니라 커뮤니티 에디션을 배포하는 것조차 마지못해 억지로 하는 것 같고, 그마저도 개인정보를 비롯한 IP주소 등을 과도하게 수집하여 라이센스 위반을 감시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으니 요즘 시대에 누가 이런 개발툴을 사용하려 하겠습니까. 설치하는 과정에서도 인터넷 연결을 비롯한 까다로운 인증절차가 뒤따르며 1년에 한 번씩 재인증을 해야 합니다. 어차피 아무도 안 쓰는데 이런 정책이 다 무슨 소용입니까?


차라리 MS에서 델파이와 유사한 오브젝트 파스칼 언어 기반의 네이티브 개발툴을 새로 만들어서 판매해 주었으면 합니다. 최초에 델파이를 만든 앤더스 헤즐즈버그를 비롯한 당시 볼랜드 인력들을 모두 데리고 있는 MS가 지금 당장 맘만 먹으면 하루아침에라도 델파이 클론을 뚝딱 만들어낼 수 있을꺼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