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수야 너 언제까지 이럴려고 이러니?"
예고도 없이 방문을 열고 들어온 엄마였다.
하지만 진수의 눈은 여전히 모니터 앞이다.
빤쓰 바람 차림에, 충혈된 눈은 모니터를 향해있다.
대답도 하지 않는 진수를 보며 엄마는 소리친다.
"진수야!!!"
진수는 순간 짜증이 났다.
"하...씨발 쫌..."
"엄마한테 씨발이라니!!"
진수의 등짝에 짝소리와 함께 불이 난다.
등짝을 부여잡으며 진수는 미간을 찌푸린다.
뭔가 억울한 기분이 든다.
"아니 내가 지금 노는게아니라고... 이안에 사람들이 있어!!"
진수는 모니터를 가리키며 말한다.
헤드셋에서는 사람들의 음성이 새어나오고 있었다.
'9시 봐야지 9시...뭐야?? 3번님 어디 갔어요????'
그사이 진수의 캐릭터는 적군의 SLR 총탄에 헤드샷을 맞고
싸늘한 주검이 됐다. 수류탄을 던지려던 찰나였는데, 엄마의 등짞 스매싱에 엉뚱한 곳에 던져졌고, 그사이에 대가리에 빵꾸가난 것이다.
"하...죽었잖아..."
이와중에도 게임얘기를 씨부리는 진수.
엄마는 그모습이 너무도 화가났다.
"일 안할거야?! 너 졸업한지가 언제야 벌써!!!"
엄마의 앙칼진 음성. 진수도 모를리 없었다.
"어휴...자식이라고는.."
엄마는 문을 닫고 나가버린다.
엄마의 기분도 상했지만 진수도 마찬가지였다.
이렇게 된 이상 게임은 일단 끄기로 했다.
"..내가 이러고 싶어 이러냐고."
꿍시렁 대며 침대에 눕는 진수.
아이폰을 들어 시간을 확인하니 벌써 오후 9시 30분.
잠을자기도 공부를 하기도 애매한 시간이다.
"에이씨팔..."
진수는 주섬주섬 옷을 챙겨입는다.
야구모자를 푹 눌러쓰고 거실로 나와
가족들과는 전혀 눈을 마주치지 않은채 곧장 복도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대학시절에도 아싸였던 진수는, 가정에서도 아싸 처지였다.
----------
가을이라는 날씨가 사라진것만 같다.
얼어붙은 채용시장처럼, 날씨도 서늘하다.
공원 벤치에 앉아 있는 진수.
비흡연 구역이지만 알빠 아니엇다.
말보루 레드를 깊게 한모금 빨아 허공을 향해 도넛을 뱉어본다.
월 30만원의 용돈을 받아가며 취업준비를 하고 있는 진수.
인터넷 강의를 결제하거나 책을 산다는 명목으로 받는 용돈이었지만, 사실 담배값이나 핸드폰 소액결제가 소비의 80퍼센트였다.
말로는 취업시장이 힘들다는 건 알았지만, 이정도일줄은 몰랐다.
그렇다고 공장에 들어갈수도 없었고, 어딘가 번듯하게 다닐만한 직장이 있을거란 희망을 품고 매번 사람인을 뒤적거렸지만
그다지 성과는 없었다.
그렇게 어영부영 가끔 알바도하고 자소서를 쓰고, 이따끔 면접이나 보면서 시간을 보내다보니 어느덧 20대 후반의 나이가 되버린 진수.
이런 미래가 있을줄 알았다면, 차라리 유학을 가거나, 워킹홀리데이라고 해볼걸 그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친구들은 나름대로 사회 초년생으로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는데,
남들 일할 시간에 그는 집에서 총싸움이나 하고 있는 처지였다.
이런저런 신세한탄을 하고있던 찰나
띠리리링~
갑작스럽게 울린 핸드폰 액정을 보니
그의 고등학교시절 친구인 우영이의 이름이 떠있었다.
사실 친구의 전화를 피한지도 꽤 오래였는데, 계속 이러다가는 친구들사이에서도 완전 고립되버리고 말것 같았다.
"어 왠일이야"
"야이새끼 전화받네?"
뭔가 비꼬는 말투로 들렸지만 기분 탓이리라.
"아 좀... 그동안 바빴어. 이거저거 하느라.."
"지랄..바쁘긴 씨발련이.. "
"왜 전화해서 욕지랄이야..용건이 뭔데"
"야이새끼야 꼭 용건이 있어야 전화하냐. 어떻게 사는가 전화한번 해본거지.."
"..나야..그냥 똑같지뭐 ..."
"새끼..."
이런저런 욕을 주고받으며 아이스브레이킹 시간을 갖는다.
우영이와 마지막으로 연락한건 1년전이었다.
그때만해도 우영이는 진수와 비슷한처지였다.
우영이의 경우에는 경찰공무원 시험을 계속 응시했는데, 항상 아쉽게 낙방을 했었다.
아쉽다는건 물론 우영이의 주장이었다. 한두문제 차이로 결승선을 넘지 못했다.
그러기를 2~3년 반복했었나.
어느순간 연락이 자연스럽게 연락이 뜸해졌고 그게 1년전이다.
친구들에게 우영이가 이제 공무원을 포기했다고만 얼핏 소문으로 들었다.
그러다 이렇게 갑자기 연락이 온 것이다.
죽어가는 목소리가 아닌걸로 보아, 나름 살만한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넌 뭐하고지냈는데? 너 무슨 취업준비한다고 학원 가지 않았었냐?"
"아...그치.. 지금은 취업한지 좀 됐지."
"진짜? 벌써 취업을 했다고?"
"아...그 학원에서 취업연계도 해주거든. 새꺄 나도 나름 열심히 했다. 우리가 대학교때 좀 놀았냐."
마치 윗사람이 아랫사람 대하듯한 말투.
뭔가 믿는구석이 있는듯한 말투였다.
"아...맞다. 야 너도 딱히 할거없으면 이거나해. 니네 과 취업 좆도 안되잖아. 문과는 예나 지금이나 노답이야."
"그거야 그렇지만.."
"이쪽 일은 꼭 전공자 아니어도 괜찮아. 아직까자ㅣ 수요도 많고, 컴퓨터만 좀 할줄 알면 다 한다니까. "
"컴퓨터만 좀할줄알면 다 한다고? 그런게 있나?"
"그래...개발이라는게 꼭 무슨 그렇게 어려운게 아니야. 무슨 해커 될것도 아니고."
"..개발이라고?"
"그래 나 지금 개발자야. 웹개발자."
진수는 갑자기 털끝이 서는 기분이 들었다.
"너그럼 개발 학원 다녔던거야?"
"그치, 한 3개월 빡세게 했지. 나도 될까 싶었는데, 어떻게 취업은 되더라고. 아 맞다, 너도 소개해줄까? 국비 웹개발 과정"
"....구...국비..웹 개발???"
다음편에 계속
도입부가 실망스럽네요
프갤문학 개추
좋은 이야기가 될것같아요 - dc App
개추햇습니다 - dc App
디시는 스크롤바가 특이하네 긴글에선 어떤식으로 구현했길래 이렇게 되는거지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