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누군가에게, 혹은 스스로에게 되뇌는 질문인 것 같다.
형용하기 어려운 감정이 올라올 때마다 내뱉는 일종의 상수함수 아닐까.
느끼는 감정은 조금씩 달라졌을텐데, 정제되지 않음은 생각이 깊지 못해서일까, 다음 단계로 나아가지 못해서일까. 그럴싸한 문장을 이루지 못하고 그저 인생이라는 단어로 뭉뚱그려 배설할 뿐인 것 같다.

오늘, 정의적으로는 어제. 집을 나서며 그리고 들어오며
시간때우며 해왔던 게임들에 지쳐 몇년만에 프갤을 찾았다.
아니, 눈팅은 몇개월이고 글은 이 글이 몇년만인 것 같다.
개념글 주작이 눈에띄게 줄어든 것 같다. 하지만 언제 오든 분위기는 크게 다른 것 같지 않다. 각설.


익명으로도 풀어놓기 부끄러운 일들도, 별 것 아닌 자랑거리들도 몇가지 있었다. 이를 함구하는건 커뮤니티 성격에 맞지 않는걸까.
잠이 오지 않는다.
오늘따라 유독 이런 생각이 잠을 쫒아내는 이유는 뭘까.
무엇이 눈꺼풀을 활시위 삼아 잡아당기는가.

이직하고싶다.

날이 밝으면 컨디션을 핑계로 연차를 올릴까 싶다. 지금 깨어있으니 컨디션이 좋지 않을 것은 자명하다만은...
일하는게 즐겁지 않다. 이런 말을 했더니 주변에서 돌아오는 대답은 "어찌 일이 재밌을 수가 있느냐".
일은 재밌을 수 있다. 내 경험은 그렇게 말하고 있다. 그리고 지금 회사는 그렇지 못하다.
일이 재미없다고 말하면 안되었던 듯 하다. "회사가 재미없다."

이직하고싶다.

도망친 곳에 낙원은 없다고 하던데
지금 직장이 맘에 안들어 이직을 고려하는 경우가, 가고싶은 회사 채용이 열려서 환승하는 경우가 훨씬 많지 않을까?
좋은 이직은 도망이 아닌 전략적 기동이라고 할까?
면접을 보는 상상을 한다. 이전회사 욕은 금기이다. 당신네 회사가 좋아서 온거지 전 회사에서의 탈출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직을 결심하게 된 당신네 회사의 장점이 무엇인가.

몇페이지 아래에 취직과 연애의 공통점에 대해 논한 글이 있던 것 같다. 동의하는 바이다.
경험이 많아질수록 기준이 많아지는 것도 공통점중 하나다.
회사를 옮길 때마다 하나씩 기준이 생겼다.

첫번째 이직은 급여였다. 프갤에 해당 연봉을 공개하면 믿지않는 여론이 종종 있던 그 금액. 그런 돈을 받고 다니고싶진 않았다.
두번째 이직은 안정성이었다. 스타트업이 자금난에 희망퇴직을 받는다더라.
세번째 이직은, 재미가 되지 않을까.
첫번째 회사에 다닐 때를 회상하며 주변에 말했다. 일하는게 즐겁지 않노라고.
면접에서 재미있을 것 같다고 말할 순 없을 것 같다.

어, 우리 회사 재미없는데요?;
-장난 아니고 현재 회사보단 나을 것 같아요.;
-관심도 안가는 도메인 붙잡고 씨름하는 것보단 새로운게 낫겠죠.;
-이해하고 싶지도 않아요. 완전 물려버렸어.;

조건은 지금이 제일 좋다. 프갤에 자랑한 기억도 난다.
아... 그럼 몇년만은 아니구나. 올해 날씨가 따뜻할 적에 그또한 익명으로 남겼다. 수요가 적지만 공급은 더 적은, C#. 시작하세요.
원티드 검색해보니 한페이지도 안나온다. 그래도 북마크는 몇개 찍어놨다.
자바나 해라.

이직하고싶다.

구구절절한 사연은 간단한 한두마디로 일축되곤 한다. 나의 케이스도 그렇겠지.
반대로 한두마디로 끝난 것들도 소재로 삼고 쓰자면 책 몇권이 나올지도 모른다. 내게 그런 재능은 없을 것 같지만.
그래서 오늘도 그렇게 묻건대, 인생은 뭘까.
원본 데이터를 훼손해도 ai가 보간해주는 시대 아니던가?
마치 디지털 풍화된 사진을 고해상도로 되돌리는 것 마냥.
내 미처 정제되지 못한 질문에, 정제된 답이 돌아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