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OpenCode의 Zen과 Go 문서를 읽어보면서 꽤 흥미로운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단순히 "AI API를 중계해주는 서비스인가?" 정도로 생각했는데, 읽다 보니 이들의 사업 모델 자체가 꽤 독특하다.
OpenCode는 AI 모델을 만드는 회사가 아니다. 대신 여러 AI 모델과 제공자를 하나의 인터페이스로 연결하는 AI Gateway를 지향한다.
이게 앞으로 꽤 재미있는 위치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어 사용자는 OpenCode API 하나만 사용한다.
그 뒤에서는 OpenAI, Anthropic, Google, GLM, Kimi, DeepSeek 등 가장 적절한 모델과 제공자로 라우팅된다.
마치 인터넷에서 CDN이나 프록시가 하는 역할과 비슷하다.
또 문서를 보면 OpenCode는 BYOK(Bring Your Own Key)도 적극 지원한다.
즉, 사용자가 OpenAI나 Anthropic과 직접 계약한 API Key를 그대로 사용할 수도 있다.
이 점이 마음에 들었다.
OpenCode를 반드시 거치도록 강제하지 않는다.
사용자는 필요하면 OpenCode Zen/Go를 쓰고, 개인정보나 계약이 중요하면 직접 OpenAI나 Anthropic과 계약해서 자신의 API를 사용할 수도 있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Zen과 Go 문서를 보면 "provider는 zero-retention 정책을 따른다."고 설명하지만, 실제 어떤 provider가 어떤 모델을 서비스하는지는 공개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GLM 5.2가
- OpenCode 자체 호스팅인지,
- Z.ai와의 계약인지,
- 제3의 추론 제공자인지
문서만으로는 알 수 없다.
개인정보 관점에서는 이 부분이 조금 더 투명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OpenCode가 생긴 지 오래되지 않은 개발자 중심 프로젝트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해가 되기도 한다.
문서를 읽다 보면 "사업팀이 작성한 문서"가 아니라 개발자가 직접 제품 만들고 문서까지 쓴 느낌이 강하다.
오히려 그 점이 조금 귀엽기도 했다.
그리고 문서를 읽으며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AI 생태계가 예전 IBM PC 호환기종이나 Linux 배포판처럼 발전할 수도 있겠다는 점이다.
모델 개발사는 계속 좋은 모델을 만들고,
추론 제공자는 GPU 서비스를 제공하고,
게이트웨이는 여러 모델을 연결하고,
사용자는 원하는 계약 형태를 선택한다.
이렇게 역할이 분리될 수도 있다.
만약 이런 방향으로 발전한다면 OpenCode 같은 AI Gateway는 꽤 지속 가능한 사업 모델이 될 수도 있다.
직접 모델을 만드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면 모델 개발사나 추론 제공자와의 협상력도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AI 업계가 어떻게 흘러갈지는 아직 아무도 모르지만, "AI 유통"이라는 새로운 계층이 생길 가능성은 충분히 있어 보인다.
앞으로 몇 년이 꽤 재미있을 것 같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