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권력서열 9위인 저우융캉(周永康) 상무위원(중앙정법위원회 서기)이 쿠데타를 시도했다는 소문이 인터넷에 그럴듯하게 유포되고 있다.
미국에서 운영되는 중화권 매체인 대기원시보는 20일 중국 현지 관계자와 웨이보(중국판 트위터)를 인용해 "저우융캉 서기가 지난 19일 밤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원자바오 총리를 체포하기위해 무장경찰 병력을 동원했으나 후 주석이 동원한 군대에 의해 20일 아침 진압됐다"고 전했다. 대기원시보는 저우 서기의 쿠데타 시도는 보시라이 전 충칭시 당서기 해임을 놓고 고위 지도부와 빚은 마찰이 결정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보도했다.
이런 보도가 사실일 경우 중국에서 사실상 내란이 일어난 셈이어서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파룬궁 계열로 알려진 대기원시보가 반체제적 성격이 강하다는 점에서 사실이 아닐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대기원시보에 따르면 지난 19일 밤부터 20일 아침까지 대규모 무장병찰 병력이 베이징으로 출동하고 있다는 소식이 웨이보로 알려지면서 쿠데타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리더린 주간증권시장 편집위원은 자신의 웨이보에 "엄청나게 많은 군용차량이 장안대로를 이용해 이동하고 있다"며 "교차로마다 사복경찰이 깔렸고, 일부 교차로에는 철제 펜스가 쳐졌다"고 전했다.
웨이보 등에서는 무장경찰 병력이 중국 지도층 집무실이 몰려 있는 중난하이 점거를 시도한 것은 지난 15일 해임된 보시라이의 신병 확보를 위한 것으로 해석했다. 저우 서기가 후 주석과 원 총리를 체포하기위해 선수를 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초기에는 후 주석과 원 총리를 체포했다는 설이 돌았으나 결국 후 주석이 군 병력을 동원해 쿠데타 시도를 진압했다는 것이 대기원시보가 전한 소문의 전말이다.
대기원시보는 후 주석이 쿠데타 시도를 조기 진압한 것은 공산당 중앙군사위 주석으로서 유일한 군 통수권자이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저우 서기가 19일 밤 한 때 중국중앙방송국(CCTV)과 신화통신을 접수했으나 곧바로 제압됐다는 소문도 돌았다. 한 네티즌은 "19일 밤 11시부터 오전 8시까지 신화통신 뉴스가 전부 국제뉴스로 채워진 것도 특이했다"고 전했다.
대기원시보의 보도는 이처럼 구체적이지만 실제 베이징 정가에서 특이 조짐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20일 "후 주석이 26일 서울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에 참석할 것"이라고 공식 발표하는 등 예정된 일정을 이어갔다. 주중 한국대사관 관계자도 "중국 정부는 물론 외교가에도 평소와 다른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천안문 등 베이징 시내에서도 특이한 동향이 보고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소문이 확산되는 것은 보시라이 해임 이후 중국내 좌파와 우파간 이념투쟁이 극심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분석이다.
중국 정부는 보시라이 해임 이후 인터넷 좌파 웹사이트를 잇따라 폐쇄하고, 보시라이에 대한 인터넷 검색을 차단하는 등 좌파를 대대적으로 견제했다. 이에 대해 좌파들은 보시라이의 해임이 부당하다는 글을 인터넷에 올리는 등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골수 태자당 멤버로 보수파에 속하는 저우 서기가 측근이던 보시라이를 구하기위해 거사를 일으켰다는 소문이 그럴듯하게 포장됐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더구나 저우 서기가 맡고 있는 공산당 정법위가 전국 150만 무장경찰을 보유하고 있는 공안국을 관할하는 곳이어서 쿠데타 소문이 더욱 확산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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