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02. 21. 목요일

취재팀장 죽지않는돌고래

  





편집부 주



 지금껏 인터넷 불법 도박을 다룬 기사는 많았지만



단편적인 소개와 경고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본지는 국내 최초로 불법도박산업의 내부를



탐사, 조망한다.



보도는 경찰 고발 등 법적조치와 함께



실시간으로 이루어지며,



그 결과 역시 독자 여러분들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h2 style="color: rgb(51, 51, 51); font-family: 돋움, Dotum, Tahoma, Geneva, sans-serif; background-color: rgb(255, 255, 255);">1. 내부고발자</h2> 

2012년 2월 모일, 딴지일보로 걸려온 한통의 전화.

  

‘불법 인터넷 도박업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현재 진행형의 범죄이며 저는 아직 그곳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조직원, 장소, DB 모든 것을 가지고 있습니다.’

  

검경의 그물망은 해를 거듭하며 치밀해지고 있다. 허나 범죄단체의 수법은 더욱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으며 활동분야는 사실상 돈이 되는 모든 곳이다. 건설, 사채, 유통, 주식, 마약은 물론 동남아에 부동산 투자를 하고 가짜 예술품을 만들어 경매시장에 유통시키기도 한다.

  

범죄단체의 세계도 우리와 별 다를 바 없다. 경기침체로 유흥업소 매출은 감소하고 후배에게 돈을 쥐어주지 못하면 선배 취급 못 받는 것이 요즘 이 바닥의 풍토. 이런 그들에게 단비와 같은 분야가 있으니 마약보다 위험부담이 낮으며 적은 인원으로 고수익을 보장받는 사업, 바로 불법 인터넷 도박이 그것이다.

  


<2011년 4월, 김제 마늘밭에서 발견된 110억.

불법 인터넷 도박 사이트  운영자가 친척에게 은닉을 부탁한 수익금이었다.

                      도둑으로 몰린 굴착기 기사가 신고하지 않았다면 영영 밝혀지지 않았을 사건이다.>    

 


그들이 가진 노하우와 자금력은 종종 정치권과 연결되기도 한다. 지난 10.26 재보궐 선거와 관련하여 사이버 부정선거를 저지른 전 새누리당 의원 비서출신들도 불법 인터넷 도박과 관련된 인물들이었다.

  

제보자는 말한다.

  

‘피해자가 너무 많습니다.‘

  

돈이 고이는 곳이 조용할 리 없다. 수십억에서 수백억에 달하는 수익금을 두고 조직원끼리 싸우는 일이 비일비재한 것은 물론, 내부고발자에 대한 응징도 잔인하다.

  

2010년에는 불법 인터넷 도박사이트의 이권을 가로채기 위해 동업자를 해외로 유인해 살해한 도박사이트 운영자가 있었다. 부산 칠성파의 조직원이 개입된 것으로 확인됐고 운영자는 시체를 화장하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제보자에게 물었다.



‘왜 위험을 무릅쓰고 이런 일을 하는 겁니까’

  

‘이건 아니었습니다’

  

인터넷 도박으로 돈을 잃은 여자가 흐느끼며 말했다 한다.

  

‘몸까지 팔겠습니다. 잃은 액수의 반이라도 돌려주세요.’

  

허나 그들은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고리대금업체를 소개했다. 그 모습을 바라본 순간, 자신에게 보장된 수익을 포기하고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는 양심, 그리고 그걸 실행에 옮길 만한 배짱, 그리고,

  

‘딴지일보는 쫄지 않을 것 같아서요’

  

라는 믿음. 응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부터 기사에 명시하게 될 조직의 인터넷 도박 범죄는 이 순간에도 현재 진행형이다. 그들은 해외의 고급 콘도에서 호화로운 생활을 즐기며 수십억에서 수백억에 달하는 현금을 빨아 들이고 있다. 피해자들은 그들이 어떻게 움직이며 어떤 방식으로 통장의 잔고를 갉아먹는지 모른 채 지금도 당하고 있을 뿐이다.

  

그들이 돈을 버는 것은 단순히 피해자들의 욕심 때문일까? 아니, 그 이상의 사악함이 존재했다.

  

불법 인터넷 도박과 관련된 피해자, 그리고 위험을 무릅쓰고 용기 있게 나서 준 내부고발자를 위해서라도 이 시리즈의 마지막 기사에 마침표를 찍는 순간이 내부고발자가 소속된 조직을 포함,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을 파탄으로 내몰고 있는 '몸통'들이 대가를 받는 날이었으면 한다.

  

설마 지금까지 벌은 돈이 얼만데 겨우 몇 십 억 날리고 교도소에 잠깐 들어간다고 회칼 들고 쫓아오진 않겠지.

  

쫓아오면?

  

그때 가서 생각할 일.

  

스타트.

  

 



<h2 align="justify" style="color: rgb(51, 51, 51); font-family: 돋움, Dotum, Tahoma, Geneva, sans-serif; background-color: rgb(255, 255, 255); line-height: 1.6;">2. 브로커</h2>

죽(죽지않는돌고래): 자, 처음에 이걸 어떻게 시작한지부터 들어가야 될 것 같습니다. 원래 뭘 하셨나요?

  

  

도(내부고발자): 일단, 남부럽지 않게 사는 개발자였고. 월 4-500 받았습니다. 솔직히 쾌락적인 삶과 해외취업을 꿈꿔왔습니다. 해외로 나가고 싶었어요. 보통 잡코리아 이런 데서 서칭을 하죠.

  

인터뷰에 응한 관계자는 잠시 국내로 나온 상황. 아무 것도 모른 채 해외로 나가 이용당하는 개발자를 위해 채용단계부터 짚어보자.

  

조직에서 개발자를 구하는 경우, 음성적으로 사람을 알아보거나 알음알이로 섭외할 거라고만 생각하면 오산이다. 한국의 취업사이트에 구인광고를 올려 개발자나 엔지니어를 구하는 것이 오히려 일반적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증언.

  

필리핀에서 불법 인터넷 도박 관련업에 종사하며 직접 채용공고를 올리기도 한 유 모씨에 따르면 공고를 낼 때는 '게임 사이트 운영, 관리' 등의 직접적인 용어는 가급적 피하고 '사이트 관리, 운영' 정도로 표시한다고 한다.

  

나이를 제외하고는 입사에 특별한 조건을 제시하지 않는 것이 특징. 그 나라에서 받을 수 있는 일반적인 페이보다 높게 측정하고 숙식제공, 교대 근무, 헬스장 이용, 1:1 어학연수 등의 조건이 붙는 경우가 많다.

  

숙식제공은 감시, 감금의 또 다른 표현, 교대근무는 또 다른 불법 인터넷 도박 운영자들과 교대로 근무하는 것을 뜻하는 경우가 많다. 공고를 날리는 회사는 서류상의 유령 회사며 채용공고를 올리는 사이트에서는 검증 기능이 없기 때문에 지금도 많은 불법 인터넷 도박 운영자들이 취업사이트에 버젓이 공고를 올리는 중이다.

  

죽: 왜 oooo(국가명)로 결정하신 거죠?

  

도: 일본도 있고 중국 쪽 서버 관리도 있었고, 여러 가지가 있더라구요. 그런데 oooo 쪽 취업 업무가 좀 단순한 거예요. 다른 곳은 디테일하게 스킬 요구사항이 나왔는데, 거기는 서버 관리 네트워크, 이렇게 심플한 거예요. 그래서 그렇게 큰일은 아니겠다. 어학연수도 시켜준다니 유학 갔다 온다는 생각으로 가자, 이랬죠.

  

그가 소속된 불법 인터넷 도박 조직은 지금도 엄청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우리는 이 기사를 시작하기 전, 경찰에 조직과 관련된 모든 자료를 넘긴 상태다. 허나 만일에 대비해 최소한의 정보는 가릴 예정이니 이해해 주시라.

  

죽: 비행기 뜨기 전에 국내 중개책이 있었을 텐데요?

  

도: 한국에 중개책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이 분하고만 통화했죠.

  

죽: 관련분야에 대한 지식은?

  

도: 아무 것도 모르는 것 같았어요. 컴퓨터에 대한 지식도 없고. 할 수 있느냐 없느냐 이 정도만 물어 보더라구요. 이거 가면 진짜 쉽겠다, 이런 생각이 들었죠.

  

모른 척한 것은 연기였다. 국내에서 중개책으로 활동한 권창후(가명)는 새롭게 개설될 불법 인터넷 도박 사이트의 투자자 중 한 사람으로 누구보다 이 업종에 깊이 관여하고 있는 사람이었다. 한때는 공공기관에서 근무하던 자로 도박 업체 관계자의 느낌은 전혀 나지 않았다고 한다.

  

죽: 가기 전에 실력을 평가 받거나 구체적인 면접 같은 건 없었나요?

  

도: 없었어요.

  

죽: 이력서는 줬을 거 아닙니까?

  

도: 네. 보통 중급쯤 되면 아무 말 않고 프로젝트에 투입시키거든요. 보통 기술서 보고 한 20개 정도 뛴 거 보면, 미팅이 없어요. 거의 통과되고 계약서 쓰고 그때부터 시작이 되는 거죠.

  

죽: 계약서는 가지고 계세요?

  

도: 아, 일반적인 프로젝트 할 때 그런 거고, 여기는 계약서 자체도 없었어요.

  

계약서의 여부는 조직에 따라 케이스 바이 케이스. 하지만 계약서 없이 일이 진행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죽: 그러면 그 중개책이라는 분과 전화하고 한 번, 만나고 이력서 주고 끝?

  

도: 이력서는 이메일 상으로 제출했는데 ‘충분하시네요’ 하면서 술을 사더라고요. 자기 살아온 이야기만 막 하고. 그래서 그냥 앉아서 듣고. 분위기 따라서 열심히 하겠습니다 했죠. 그리고 비행키 티켓을 받았습니다.

  

  

대부분의 불법 인터넷 도박 조직이 이렇게 비행기 티켓을 제공하진 않는다. 2010년 필리핀에서 이 쪽 업계에 몸담았던 김 모 씨의 경우, 처음에 비행기 티켓은 자기가 샀고 3개월 수습기간 이후에 티켓 값을 받는 것이 조건이었다고 한다. 김 모씨는 어떤 일을 계기로 사장에게 ‘정말 죽을 정도로’(그의 표현이다)구타를 당한 후 겨우 일을 그만 뒀다고 한다. 물론 비행기 티켓 값은 돌려받지 못했다.

  

죽: 중개책에 있던 분은 사실 별 이야기가 없었다는 건데, 그 분 살아온 이야기 중에 특별히 누구랑 관계된 부분은 없었나요? 그냥 아무 것도 모르는 평범한 중간책이라는 느낌?

  

도: 음. 조금 알기는 하는 것 같았어요. 그런데 인터넷 도박 이런 걸 구체적으로 내세우지는 않고 게임 업체다, 이 정도 뉘앙스를 풍겼었죠.

  

죽: 가기 전에는 인터넷 도박업체인 줄 모르고 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