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보기술(IT) 개발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는 책이 한 권 있다. 캐나다 출신 개발자인 로에디 그린이 지은 '유지 · 보수가 어렵게 코딩(프로그래밍 언어 작업)하는 방법'이란 제목의 책이다. '평생 개발자로 먹고 살 수 있다'란 부제를 단 이 책에서 저자는 "진심을 다해 아래 규칙을 지켜 코딩한다면 본인 외에는 누구도 그 코드를 유지 · 보수할 수 없다"며 "그렇게 되면 평생 직장을 보장받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가 밝힌 비법(?)은 이런 것이다. "우선 코드 변수의 이름을 지을 때는 라틴어를 사용하고 다양한 언어를 섞어서 쓴다. 창의적인 오타를 만들어 유지 · 보수 담당자를 혼란시키고 숫자 '1'과 알파벳 'l'을 집어넣어 구분을 어렵게 한다. 길고 비슷한 변수 이름을 짓는 것도 중요하다. parselnt와 parseInt,D0Calc와 DOCalc 등이 좋은 예다. 또 누구나 알 수 있는 사실을 문서로 만드는 편이 좋다. 하지만 '명백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
그 외에도 10진수 리스트에 8진수를 몰래 추가한다거나 미터법과 미국식 단위를 섞어쓰기,회사 코딩 표준 무시하기 등도 '팁'으로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책의 말미에 "이 글은 농담일 뿐"이라며 "유지 · 보수할 수 없는 디자인 패턴을 확인하면서 악의적인 혹은 부지불식 간에 일어나는 나쁜 일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개발자들의 반응은 뜨겁다. 이 책을 전자책으로 만들어 무료 배포 중인 한빛미디어의 송관 차장은 "배포를 시작한 지난달 16일부터 지금까지 2만건 이상의 다운로드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재미있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지만 제대로 대우받지 못하는 개발자들의 여건을 우회적으로 반영했다는 점에서 자신의 처지를 자조하는 이들도 없지 않다. 소프트웨어 개발자인 차모씨(30)는 "한국이나 외국이나 개발자들이 느끼는 스트레스는 비슷한 모양"이라며 "동료들 중 타사에 소프트웨어를 납품할 때 일부러 '장난'을 친다는 사람도 더러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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