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제품 인증해주고 뒤로는 ‘보안 뚫기’…어이없는 국정원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701388.html


국정원 해킹 의혹 파문

작년 미래부로 인증업무 넘겼지만
중요 검증업무는 국정원 계속 맡아

보안업체 영업행위 사실상 방해
국정원 중심 ‘보안 마피아’ 형성
관련기업 피해 봐도 침묵만

국가정보원이 공공기관에 납품하거나 국외 수출을 하려는 보안업체가 반드시 받아야 하는 보안 인증 권한(보안 적합성-검사)을 쥐고 있으면서 외국 해킹 집단에 이를 무력화시켜 달라고 요구한 행태를 두고 ‘고양이한테 생선을 맡긴 꼴’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국정원은 국내 업체가 생산하는 보안제품에 대한 국제공통평가기준(CC) 인증의 심사 권한을 갖고 있다. 이 인증은 국내 보안업체가 공공기관 등에 정보보호 관련 제품을 납품하거나 국외에 수출하기 위해 반드시 받아야 하는 것으로, 국정원은 이 과정에서 해당 프로그램의 설계도 격인 ‘소스코드’까지 파악할 수 있다. 그런데도 국정원은 지난 2월3일 이탈리아 보안업체 ‘해킹팀’한테 국내의 대표적인 모바일 백신 프로그램인 안랩의 ‘브이스리(V3) 모바일’을 보내 “브이스리가 원격제어시스템(RCS)의 공격을 감지하니 살펴봐 달라”고 요청했다. 브이스리의 방어막을 ‘뚫어 달라’는 요구다. 이런 인증 업무는 지난해 10월까지 오롯이 국정원 국가사이버안전센터의 권한이었다. 이후에는 인증 업무가 미래창조과학부로 이관됐지만 보안적합성-검사, 암호모듈 검증 등은 여전히 국정원의 권한이다. 박주민 변호사는 “국정원은 인증 업무를 통해 국내 모든 보안 프로그램에 대한 약점을 확인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며 “이번 사건으로 국내 보안 프로그램 인증제도가 사실상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것과 같은 모양새가 됐다”고 짚었다.

보안적합성 인증 체계 및 국가정보원과 보안업계 관계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