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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 단체미팅주선·학제개편 등 저출산 원인 파악 못한 채 헛다리짚는 정부

양계장은 효율성의 상징이다. 24시간 대낮같이 불을 켜 닭을 잠 못 들게 하면 계란 생산량은 늘어난다. 사람들은 이런 장면을 보고 ‘비인간적’이라고 부른다. 탐욕에 물든 사람들이 생명을 기계처럼 다루는 모습에 대한 비판이다. 그런데 최근 박근혜정부의 비인간적인 모습이 계속 포착된다. 

지난 18일 정부는 제3차 저출산·고령화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지난 21일 새누리당과 국회에서 이를 논의했다. 핵심은 아이들을 빨리 학교에 보내 빨리 졸업시켜 빨리 일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계획에 따르면 현재 만 6세인 초등학교 입학연령이 만 5세로 낮아지고, 현재 ‘6(초등학교)-3(중학교)-3(고등학교)’인 학제를 ‘5-3-3’ 또는 ‘6-5(중고등학교 통합)’으로 개편하게 된다.  

이 방침이 실현돼 학교 들어가는 나이가 한 살 빨라지고, 초등학교든 중고등학교든 1년 단축되면 최대 2년 먼저 사회에 나오게 된다. 수명이 7~13년인데 영계의 기준인 6개월도 못 채운 생후 30일짜리 병아리를 잡아 튀겨버리는 치킨이 떠오른다. 서양에서는 보통 닭이 3kg 정도가 됐을 때 잡지만 한국은 1.5kg만 되면 잡는다. 

   
▲ ⓒ iStock
 

이미 10년 전부터 대학생들의 재학기간은 4년을 훌쩍 넘고 있다. 2006년 통계에서부터 대학 재학기간은 6년을 넘었고, 재수라도 한번 하면 7년, 군대에 다녀온 학생들은 군 휴학 2년까지 보태 서른 가까운 나이에 졸업을 하게 된다. 졸업이 늦어지는 가장 주된 이유는 안정된 일자리를 얻기 힘들어서다. 

사람이 없어서 결혼을 못하나
  
정부는 저출산·고령화 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만사결통(만사는 결혼에서 통한다)’이라는 단체 미팅 프로그램을 만들고 미혼 남녀의 만남을 주선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광역자치단체가 보건복지부 소관 단체인 인구보건복지협회와 함께 이 프로그램을 통해 미혼 남녀 사이 만남의 기회를 제공하게 하겠다는 방침이다. 

   
▲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의 개선방향과 문제점 논의를 위한 당정협의회에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민중의소리
 
정부의 방침을 보면 꽤 구체적이다. 공공기관에서 단체 맞선을 주선하고, 남녀가 자원봉사 활동을 하다 만나거나, 문화 프로그램에 참여하다가 만나게 한다는 등 국민을 꽤 신경 쓴 듯하다. 결론은 빨리 결혼해 애 낳으라는 뜻이다. 노골적으로 섹스를 권유해 아이를 빨리 생산하고 그 아이를 빨리 노동시장에 내보내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