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패막이가 ‘X맨’으로…‘억지춘향’ 부리다 망신 자초한 박근혜정부

‘방패막이’ 최몽룡, ‘천기누설’에 ‘성추행’ 의혹까지…청와대는 개입해놓고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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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논란에 휩싸인 현정택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자료사진)ⓒ양지웅 기자

'방패막이'가 'X맨'이 되고 말았다. 정부가 "훌륭한" 역사 국정교과서 대표 집필진으로 내세운 노학자는 성추행 논란에 휩싸여 사퇴했다. 이 과정에 개입한 청와대 수석은 거짓 해명으로 사퇴 압력까지 받고 있다. 박근혜 정권이 국정화를 밀어붙이며 억지춘향을 부리다 망신을 자초한 셈이다.

국사편찬위원회가 공개한 두 명의 대표 집필자 중 한 명인 최몽룡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 명예교수는 6일 기자 성추행 논란에 휩싸이며 자진해 물러났다. 최 교수는 지난 4일 국사편찬위의 기자회견에 제자들의 만류로 불참했는데, 당일 자택을 찾아간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고 술을 마시다가 여기자를 상대로 부적절한 발언과 행동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최 교수는 "평소에도 그런다"며 '농담'은 시인했으나 '행동'은 부인했다.

대표 집필진으로 소개된 최 교수는 본인이 스스로 언급했듯 정부 입장에서는 '방패막이' 역할이었다. 이는 36명 정도로 예상되는 집필진에 대한 정부의 '비공개' 방침과 연관돼 있다. '상고사' 전공인 최 교수를 앞세워 비공개된 핵심 '근현대사' 집필진에 대한 논란 등을 희석시키려는 의도로 볼 수 있었다. 최 교수도 "진짜는 근현대사를 다루는 사람들"이라며 "그냥 (난) 방패막이"라고 시인했다.

하지만 '방패막이'였던 최 교수은 언론에 '천기누설'을 하면서 'X맨'이 되기 시작했다. '청와대 개입' 정황이 최 교수 입을 통해 드러난 것이다. 최 교수는 '40년 인연'이라는 현정택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전화를 걸어와 기자회견 참석을 종용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앞서 청와대는 '국정화 비밀 태스크포스(TF)'를 통한 주도적 개입 의혹도 받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당사자인 현정택 수석은 거짓 해명으로 문제가 됐다. 그는 처음에 부인했지만, 최 교수가 "당황해서 거짓말 했겠지"라며 통화 사실을 확인해 주자 그제서야 "걱정돼서 전화한 것"이라고 시인했다. 스스로 천명한 '불간섭' 원칙을 위배한 것뿐만 아니라 언론을 상대로 거짓말까지 한 셈이다.

게다가 최 교수는 성추행 논란까지 휩싸이면서 방패막이 역할은커녕 'X맨'으로 최종 퇴장했다. 박근혜 정권이 반대 여론까지 무시하면서 강행하고 있는 '역사교과서 국정화'가 초장부터 한 편의 코미디가 된 셈이다. '비밀 편찬'에 '부실' 논란 증폭, 청와대 개입 의혹과 거짓 해명까지

박근혜정부의 역사 국정교과서 집필진에서 사퇴한 최몽룡 서울대학교 명예교수가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자택 앞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