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기울어진 운동장'은 패배주의다!"

[김윤태 칼럼] '구조적 제약' 극복할 '정치적 의지', 있는가?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130681&ref=nav_search



1919년 독일 뮌헨 대학 사회학 교수로 초빙된 막스 베버는 '직업으로서의 정치’ 제목의 강연에서 직업 정치가의 자질에 대해 논한 바 있다. 베버는 "사람이 심정윤리라는 준칙 아래에서 행위를 하는가…아니면 (예측 가능한) ‘결과’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책임윤리의 준칙에 따라 행위를 하는가에 관해 끝없는 대립”의 상태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베버에 따르면, 정치가는 심정윤리와 책임윤리의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다.

야당 리더십이 약화한 이유

베버는 "이 세상의 어떠한 윤리라 할지라도 다음과 같은 사실, 즉 '선한' 목적을 달성하려면 우선 도덕적으로 의심스러운 수단, 최소한 위험한 수단을 사용해야 하며, 좋지 못한 부작용의 가능성과 개연성까지 각오해야만 한다는 사실을 회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심정윤리에 따라 행동하는 종교 지도자와 달리 정치 지도자는 필연적으로 결과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 정치가가 아무리 진정성을 가지고 인간적인 성품을 가지고 있어도 나쁜 결과(경제위기, 불평등, 선거의 패배)를 만든다면 실패한 정치가가 될 수밖에 없다. 

현재 한국 야당이 처한 위기의 근본적 원인은 '책임윤리'를 가지려는 정치 지도자가 없기 때문이다. 스스로 대표를 자임하고 공동체의 목표를 설정하고 구체적 수단을 실행하지 못한다면 사람들은 그 정당에 등을 돌리게 될 것이다. 최근 진보성향과 야당성향의 유권자들이 투표율이 낮아지고 있다. 그들은 지역주의 정당 체제와 소선거구제에서 자신들의 대표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투표장을 외면한다.

그러면 어떻게 야당은 자신의 지지자를 다시 모을 것인가? 반공주의에 맞서기 위해 천안함 폭침을 인정하고 '안보 정당'을 외치고 군복 있고 군대에 가는 것일까? 아니면 지역주의를 완화하기 위해 박정희 묘지에 참배하고, 지역 개발 공약을 내세우고,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지지하는 것일까? 아마도 이런 전략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기울어진 운동장론'의 패배주의 

야당의 불리한 조건으로 야권이 총력을 다 해도 패배한다는 '기울어진 운동장'론은 야당의 면죄부가 되었다. 그러나 기울어진 운동장론은 패배의 원인을 외부에서 찾는 오류를 반복하고 있다. 영남 인구가 상대적으로 많고, 보수적 언론 지형이 압도적 힘을 발휘하고, '북한 위협'이 존재하는 조건에서 만년 야당이 유지될 것이라는 주장은 숙명론과 패배주의에 불과하다. 

최근 '인구 고령화'가 야당에 불리하다는 주장도 또 다른 결정론에 빠지고 있다. 나이가 들면 보수화된다는 연령(cohort) 효과는 증명되지 않았으며, 오히려 진보성향이 강한 80년대 세대의 경험이 칼 만하임이 말한 '세대(generation)'의 효과를 만들 가능성이 있다. 또한 높아지는 교육 수준에 비해 고학력 실업의 증가는 정치적 폭발력을 가지는 요소이다. 증가하는 빈부 격차, 중산층의 몰락은 야당에 새로운 대안을 요구한다.

야당은 권위주의 정부가 압도적 힘을 가질 때 4·19혁명과 6월 민주화 운동으로 정치의 돌파구를 열었다. 또한 1998년과 2002년 대선에서 앞서 말한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야당은 승리를 거두었다. 구조적 제약을 돌파하는 정치적 의지가 없다면 변화는 불가능하다. 이런 점에서 정치적 리더십의 요체는 바로 전략이다.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지난달 8일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관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전경련 정책간담회에서 허창수 전경련 회장과 함께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로운 진보 전략의 중요성 

현재 야당에 필요한 것은 '새로운 정치 전략'이다. 이념 갈등과 지역 갈등에 의해 결정되는 사회 갈등 구조를 바꾸어야 한다. 통합진보당 해산과 같은 이념 갈등에 휘말리거나 박정희 묘지 참배와 같은 탈지역주의 전략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