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 보러 오라고해서 오늘 오전에 갔다왔다. 도착 했는데 농담 아니고 건물이 .. 밑에 사진으로 봐라.


영화에서 보면 중고딩 애들이 마약하거나 싸움할때 허름한 건물에서 하잖냐. 그런 건물이다.

아니면 장기 매매나 성매매하는 애들이 쓰는 건물같이 생기기도 했다.


콜라텍 보이냐. 콜라텍 보고 어린 시절의 추억으로 잠시 빠져들었다. 나 초딩때 콜라텍 있었던거 같은데. 

건물 외관에 그 회사 간판도 없음. 조금 일찍 도착해서 밑에 사진처럼 딱 저 구도로 건물 보면서 담배 한대 피고 있는데

진짜 별 생각 다 들더라. ㅆㅂ 이럴라고 공부 했나, 그냥 때려치고 공장이나 갈까. 장기 털리는건 아닐까 ..


심호흡하고 들어갔는데 에스컬레이터가 멈춰있음. 아니 멈춰 있는게 아니라 존나 오래돼서 수명이 다했다고 보는게 맞음.

걸어 올라갔는데 2층까지 밖에 없음. 존나 헤매다가 비상 계단 찾아서 올라가는데 

너네 라스트 오브 어스 해봤냐 ? 좀비 나오는 게임인데 이 건물을 모티브로 맵을 만들었나 싶을 정도로 존나 무섭다. 딱 폐건물 수준.

5층까지 올라오면서 사람 구경도 못해봤다.

5층 올라갔는데 문이 두개더라. 하나는 다른 회사 이름이 써져있다. 그럼 다른 하나일텐데 뭐 ㅆㅂ 이름도 안붙어있음. 게다가 문이 잠겨있네 ?

전화해서 00 회사 옆에 있는거 맞나요 했더니 맞댄다. 문 열어준댄다.


문 열어주고 안으로 안내하는데 .. 아무리 찾아도 사람이 안보인다. 아니 사람이 보일거 같은 환경이 아니다.

개발팀이 아무도 안보인다. 존나 두리번 거리다가 방으로 안내 받았는데 역시 아무도 안보인다.

보이는 거라고는 실제 말 사이즈랑 비슷한 말 모형이 하나 떡하니 있다. 존나 무서워진다.


앉아서 면접 시작. 녹차나 커피 둘 중에 하나를 고르라고 한다. 약타서 줄거 같아서 거절했는데 한사코 고르라고 한다.

녹차 골랐다. 존나 뜨거워서 못 먹고 있는건데 긴장하지 말고 마시라고 한다. 혀가 아직도 얼얼하다.

앉자마자 하는 말이 우리는 개발하고 있는 게임이 사이버 경마, 골프, 또 하나 뭐 있다고 했는데 기억 안난다.

스포츠 게임 개발이라고 써있길래 축구나 농구 등 꿈과 희망이 가득한 게임을 상상하던 내 모습이 얼마나 등신같이 느껴지던지.

갑자기 부모님과 여자친구, 친구들의 얼굴이 떠오른다. 한없이 보고싶어진다.


기술 면접 준비해갔는데 하나도 안물어본다. 알림 푸쉬, 네이버 로그인 이런거 할줄 아냐고 물어본다.

속으로 .. ㅆㅂ 내가 서버 프로그래머냐. 클라이언트로 지원했는데 그걸 왜 시켜 더군다나 신입한테.

페북이랑 파이어 베이스 서버랑 연동하는건 지인 개발자 도움 받아서 해봤는데 니가 말한건 내가 혼자서 못한다. (내가 그거 할줄 알면 여기 있겠냐) 라고 말했다.

자기는 10년 이상 된 경력자를 선호 한다고 한다. (그럼 왜 면접 보러 오라고 한거야 띠방새야)

신입 키워놓으면 연봉 뻥튀기해서 1년 뒤에 나간다고 한다(1년이나 여기서 버틴게 용하다)


회사 소개하면서 개발실을 보여주겠다고 한다. 내가 아까 말한 존나 큰 말 모형 옆에 작은 문이 하나 있다. 문을 연다.

개발실인데 컴퓨터가 6대 정도 밖에 없다. 그 중에 2대는 꺼져있다. 사람이 한 3~4명 보인다. 그리고 다시 문을 닫는다. 한 2초 본거 같다. 

그때부터 앞에 있는 사람의 멱살을 잡고 싶어진다. 올해안에 판교 쪽으로 회사를 옮길 계획이라고 한다. 무슨 얘기를 하다가 회장님의 뜻이 뭐 어쩌구 라는 소리가 들린다.

회장님 ... ? 나 게임회사에서 다른 업무로 2년 일했었는데 회장님이라는 소리 처음 듣는다. 대표님이라고 하지 않냐 .. ? 그때부터 조폭 영화에 나오는 회장님이 떠오르기 시작한다.


사행성 게임에 관련된 얘기를 한다 갑자기. 2~3억 들고와서 그런 게임 개발해 달라는 사람도 있었는데 본인은 유혹에 넘어가지 않았단다. 그런 유혹에 넘어가면 빵에 간다고 한다.

눈물이 날거 같다. 이 추운날 왜 나는 여기에 있는 것인가. 날 믿고 응원해준 여자친구에서 잘해야 겠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주말에 여자친구 데리고 가고 싶다던 놀이공원 가야지.


담배 피냐고 물어봐서 핀다고 했다. 끊으라고 한다. 우리 부모님이 끊으라고 하는것도 안끊고 있는데 니가 뭔데?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냥 네라고 했다.

건강 생각해서 그런줄 알았더니 담배피면 사무실 밖을 왔다갔다 해야되니 끊어야 된다고 한다. 노가다꾼이나 몸쓰는 사람들이 피는거라고 한다.

밖으로 나가지 말고 안에 쳐박혀서 일만 하라는거다. 개발실이 존나 숨겨져 있는 이유를 알았다. 


면접 끝나고 밖으로 안내해주는데 엘베가 보인다. 아 엘베가 있었네요? 라고 했더니 평소에는 꺼놓는다고 한다.

이젠 뭐 당황스럽지도 않다. 사람은 역시 적응의 동물이다. 연락줄텐데 큰 기대는 하지 말라고 한다.

속으로 이렇게 말했다. 아무리 요즘 취업이 어렵다지만 여긴 붙어도 안가 이 ㅆㅂ.


건물 사진이다 .. 응답하라 1998 떠올리지 마라. 

2016년 건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