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증할 방법이 없어서 썰만 푼다. 해고통지를 정식으로 받은 것도 아니고 이메일로 다음달까지만 나와달라고 들은 거라 메일 내용 캡처해서 올리기도 그렇고.
회사에서 디시 게시판 볼 일은 딱히 없겠지만 재수없게 걸려서 괜히 시비걸면 나만 피곤해지니까 못믿겠으면 썰주화 먹여라.
2010년부터 게임회사에서 3년 정도 일했었다. 그땐 프로그래밍, 그래픽 디자인 빼고 다 한거 같다. 반복되는 야근, 철야때문에 여기선 더 이상 전망이 없을 거라고 판단하고, 9개월동안 구직하다가 2014년에 지금 일자리(IT기술지원)으로 옮겼지.
주로 외국계 업체가 원청인 고객사에 상주하며 1년 단위로 계약하며
일을 하는 비정규직이 되었는데, 첫 근무지에서 11개월쯔음 근무할 때에 원청에서 지원 인력을 1명으로 줄이라고 해서 30일
남기고 나가게 되었다. 다행히 운좋게 소속사에서 다른 근무지를 알선해 주어 지금 근무지로 오게 된 거고. 5개월만에 나가는 전임자
대신에 혼자 근무하게 되었고, 일주일에 3일만 근무지에서 상주하라고 하더라. 나머지는 '일 있으면 잠깐 나와서 하고 가라'고
했고. 그리고 지금 원청이 PC는 물론 태블릿까지 사용하기 때문에 혼자서 거의 기기 400대를 관리해야 했다.
일
주일에 3일만 나온다고 해서 3일만 일하는 것은 아니다. 보기에는 좋아 보이지만 장애터지면 당연히 언제든 나와야 되고, 5일
일할 것을 3일만에 해야 하니 당연히 업무강도도 높아지지. 업무량이 적어서 3일만 나오라고 정해졌다던데, 지금 다시 업무량이
늘어나는거 같다. 과장해서 정말 바쁘면 노트북 6대에 태블릿 2대 깔아놓고 동시에 만져가며 일해야 돼. 그리고 보고 없이 나와서
일했다가는 일하는 날 아닌데 왜 나왔냐고 추궁을 들어야 했고.
당연히 간접고용인 비정규직이니까 게임업체 다닐 때보다 처우가 더 열악해질 수 밖에 없었다. 용역이다보니 노임단가가 정해져 있어서, 회사에서 나한테 돈을 더 주고 싶어도 못 준다. 그래서 그런지 여긴 야근을 해도 수당이 지급되지 않고 석식이 제공되지 않는다. 사람을 더 늘려야 해도 역시 노임단가가 정해져 있어서 증편이 불가능하다. 덕분에 연차 15개 중 12개를 못 썼고, 여름휴가를 못 갔다(대신 여름휴가 간다고 일하다 도망간 타 근무지 인원 대신 땜빵해준적은 있음). 게임업체에서는 휴가지에서 일을 했었지만 그래도 보내주긴 했는데... 일하다가 머리가 아파서 쉬고 싶어도 조퇴를 할 수 없었고.
관리자들이 실무를 몰라서 사실상 내 지식에 의존하며, 스스로 터득하며 어렵게 일을 해야 하는 거는 다른 곳도 마찬가지니까 그냥 넘어가자.
나
중에 내가 하도 사람 늘려달라니까, "퇴사 한달 전에" 인력을 늘려주겠다고 하더라. 아무튼 때로는 소상히, 때로는 완강히 요구를
하고 건의를 해도 개선은 안 되었고, 그렇게 쌓이다 보니 아예 내가 먼저 잘라달라고 얘기까지 했다. 4월부터 다음까지 프로젝트
기간인데, 비록 도와주는 사람이 있긴 했지만, 점심을 굶으며 9시간 일해야 겨우 정시퇴근 가능할 정도로 업무량이 폭증했거든.
저녁밥까지 굶어가며 일할 순 없으니까. 이런 식으로 일해서 건강상태가 유지될지 심히 고민이 되었다.
이
렇게 나오니 회사에서도 나한테 일 시키기 싫었는지 지난 주에 "의욕이 떨어진 직원과 근로계약을 계속할 수 없다" 는 이유로
다음달까지만 계약하겠다고 하더라. 이 말 나온 당일에 채용공고 올라온거 취업포털에서 확인했고. 경력 1년 이상에 초대졸자를
뽑던데, 경력 5년에 석사학위자도 못 버티는 곳에 그런 식으로 생각 없이 조건을 내걸다니, 관리자들이 얼마나 업무를 모르는지
다시금 알게 되었다. 지금 하는 업무도 총 20여가지 정도 되는데 하지도 않는 업무 포함해서 6가지만 내걸어 놨고.
그리고 인수인계를 하고 나면 실업급여는 "받게" 해주겠다고 했다. 고용보험에서 주는 거를 선심쓰듯이 말하는 태도도 마음에 안들지만 다음 직장 구할 때까지 다소나마 버틸수는 있을듯.
세 줄 요약
1. 게임회사 3년 다니다가 아니다 싶어서 전직함.
2. 전직한 곳이 게임회사 보다 못함.
3. 다음달에 실업자됨.
35
빡시게 살았구나. 고생했다.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