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속 장애, ‘치트키’여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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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포커스] 현실 반영하는 드라마, 장애인은 어디에?...극적 갈등 위한 도구 등으로 사용 김세옥 기자l승인2016.04.20 01:02:34l수정2016.04.26 09:18


지난 3월 9일 방송된 SBS 일일드라마 <마녀의 성>에서 희재(이해인)는 자신 때문에 다리를 다쳐 하반신 신경이 마비된 단별(최정원)에게 이렇게 말한다. “영원히 눈 뜨지 말고 잠들어요. 걷지도 못하는 주제에 구차하게 살면서 민폐 끼치지 말고.” 같은 달 15일 방송에서 희재는 단별의 식사를 가져와 쟁반을 바닥에 내려놓고 “여기다 둘 테니 기어와서 먹어봐”라고 말하더니, 이내 그릇 속 음식들을 바닥에 쏟은 뒤 “기어와서 핥아 먹는 게 어떨까. 이게 네 수준이야. 걷지도 못하고 내 발 밑을 걸어 다니는 수준”이라고 조롱한다.

드라마 속 적대하도록 설정된 관계에서 악역의 캐릭터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상대를 괴롭힌다. 장애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2004년 시청률 30%를 넘기며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불새>(MBC)의 미란(정혜영)도 그랬다. 부족함 없이 자란 재벌가의 딸인 미란은 교통사고로 하반신 장애가 온 인물로, 친했던 친구 지은(고(故) 이은주)이 과거 자신의 약혼자(세훈‧이서진)와 결혼을 했었다는 사실을 알고 질투에 휩싸인다. 세훈이 자신과 동승한 차에서 발생한 사고로 다리를 다친 자신에게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는 점을 이용해 미란은 그의 죄책감을 자극하며 분열적인 행동을 거듭한다.

방송 등 미디어가 비장애인의 시각에서 장애인을 민폐의 대상으로 규정하며 비하하고 조롱하는 모습을 당연시하거나, 신체장애가 이상 성격을 야기했다는 식으로 묘사하는 등의 태도를 보이는 건 적절치 않다는 걸 누구도 모르지 않는다. 하지만 12년의 터울을 두고 방송된 드라마들조차 유사한 문제를 반복하고 있는 현실이다.

▲ SBS 일일드라마 <마녀의 성> 3월 15일 방송. 희재(이해인, 사진 오른쪽)는 자신 때문에 다리를 다쳐 하반신 신경이 마비된 단별(최정원)을 조롱하며 바닥에 쏟은 음식을 핥아 먹으라고 한다. ⓒSBS 화면캡처

장애인 없는 드라마…‘장애’ 등장해도 극적 요소 위한 소재로 이용 대부분

사실 TV 드라마에서 장애(인)를 어떻게 묘사하는지, 그 정치적 올바름에 대해 논하기엔 장애(인)에 대한 얘기 자체가 부족한 현실이다.

<PD저널> 집계 결과 현재(2016년 4월 기준) 지상파 3사에서 방송하고 있는 20편의 드라마 중 이름이 있는 장애인이 등장하는 드라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