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폐지하지 않아야 할 이유가 단 하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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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식코>로 미국 의료보험 체계의 허점을 낱낱이 파헤친 다큐멘터리 감독 마이클 무어가 2009년 <자본주의:러브 스토리>라는 영화를 제작한 적이 있다. 이 영화에서 무어는 직접 월가를 찾아 소리 높여 외친다.

“우리가 신용부도스와프라는 것 때문에 금융위기가 왔다는데, 이게 도대체 뭐요? 이거 나한테 설명 좀 해 줄 사람 없어요?”

한참을 헤매다가 겨우 설명해 줄 사람을 찾은 무어, 설명자는 친절하게 ‘파생상품’의 개념부터 알려준다. “파생상품이란 실물 자산에 이상한 금융 기술을 걸어서 자산 가격이 오르거나 내리는 것에 돈을 걸 수 있게 해 주는 거예요”라는 게 그의 설명이었다. 무어가 다시 묻는다.

“그러니까 결국 도박하고 비슷한 거네요?”
“그렇죠.”

대답을 들은 무어가 황당한 표정으로 한 마디를 던진다.

“그렇다면 그 짓을 도대체 왜 하는 거요?”

자본주의 세상에서 금융이란 것이 얼마의 부가가치를 생산하는가?



일견 공평해 보이는 게임이다. 투자자는 주가가 오르는 데에 베팅할 수도 있고(주식을 사면 된다), 떨어지는 데에 베팅할 수도 있다(공매도를 하면 된다). 우와, 말로만 듣던 금융상품의 다양화로 금융시장이 마구마구 활성화되는 것 같다. 공매도는 투자자들에게 더 다양한 선택권을 쥐어주는 제도로 보인다.

하지만 실상은 그게 아니다. 금융기관으로부터 주식을 빌리는 절차가 매우 복잡하기 때문이다. 일반 개인 투자자는 사실상 이 주식 대여가 불가능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공매도를 할 수 있는 투자자는 현실적으로 대형 기관투자가와 외국인투자가로 한정된다.

공매도가 결국 대형 기관투자가의 전유물이 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실 공매도가 없어도 주식시장은 개인투자자에게 무조건 불리한 게임이다. 자금 규모와 정보력 면에서 그렇지 않아도 개인은 거대 기관투자가에게 상대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한국 증시는 규제를 풀고 다양한 선진금융기법(응?)을 도입한다는 명목으로 기관과 외국인에게 패를 한 장 더 쥐어줬다. 그것이 바로 공매도다.

주식시장을 도박판으로 만든 공매도

공매도라는 카드를 손에 쥔 외국인이나 기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