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없는 개발자를 위하여

http://www.zdnet.co.kr/column/column_view.asp?artice_id=20160912080406



국내 소프트웨어 업계에 훈풍이 불고 있다. 갈 길은 아직 멀지만 좋은 방향으로 바람이 부는 것은 확실하다. 스타트업에 대한 다양한 지원, 코딩교육에 대한 뜨거운 관심,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에 대한 광범한 인식, 그리고 국내 SI 업계의 열악한 상황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늘면서 소프트웨어 개발자에 대한 처우가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

이런 변화에 발맞춰 개발자들 자신의 활동도 폭이 넓어지고 있다. SNS를 중심으로 모임이 생기는 것은 물론, 다양한 형태의 공부모임이나 컨퍼런스가 조직된다. 코딩과 관련한 기술을 토론하고 공유하는 공간이 많아지면서 그 안에서 이름을 얻는 스타개발자가 양산되기도 한다. 이름있는 개발자들이다. 나 역시 글을 쓰고 팟캐스트를 진행하면서 이름을 얻게 되었는데, 이런 이름의 절반은 (나를 포함하여) 허명(虛名)이다.

허명을 얻은 사람중에는 없는 실력을 포장해서 이름만 얻은 쭉정이 같은 사람이 있다. 이건 사기꾼이다. 본인 스스로 그것을 안다. 이런 쭉정이는 얼마 가지 못하고 문제를 일으키거나 잡음을 일으키며 사람들의 시야에서 사라진다. 논할 가치가 없다.

문제는 이름 주인의 의중과 무관하게 다른 사람들이 이름에 의미를 부여해서 이름값을 과하게 증폭시키는 경우다. 이런 일은 대중강연을 하는 사람이나 정치인을 대상으로 자주 일어나는데, 개발자도 예외가 아니다. 일부러 의도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름의 주인을 탓하기 어렵지만 이것도 허명이다. 허명의 최종적인 책임은 이름의 주인에게 있다.

사람들에게 이름이 알려질만해서 이름을 얻은 개발자도 많다. 그렇더라도 그들은 케이크 위에 뿌려진 장식물에 불과하다. 케이크의 몸체는 다양한 현장에서 노동하는 이름없는 개발자로 구성된다. 실력을 따져도 정말 실력있는 사람은 이름없는 개발자 안에 존재할 확률이 높고, 소프트웨어 세상의 혁신과 발전을 실천하는 사람은 대개 이름없는 개발자 그룹에 존재한다. 이름없는 그들은 화려한 무대가 아니라 자기가 속한 현장에서 인정받는다. 그게 진짜다. 이름있는 개발자는 이름없는 개발자의 그림자일 뿐이다.

그럼 이름없는 개발자는 누구일까. 그들에겐 몇 가지 특징이 존재한다.

우선 이름없는 개발자는 내성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