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때 놀이터에서 동네 아이들과 야구를 하면,

모래밭 위에 줄을 긋잖아?


운동화에 모래가 들어갈 정도로 발을 질질 끌면서 긋는거지.


나중에 학교에서 주전자에 물을 담아 부어 긋는걸 보면 신세경인데.

알다시피 물은 volatile 해서 특히 햇볕짱짱한 날엔 금세 지워져버리지.


줄을 긋다가, 그어놓은 줄을 되돌아보면 참 삐뚤삐뚤하다.

그렇다고 뒤돌아선채 꼼꼼히 줄의 각도를 맞추며 후진하면,

줄은 똑바른데 어딘가 다른 곳에 도착하게 되지.

어쩔수 없어 사람 뒤통수엔 눈이 달리지 않은걸.


어느쪽을 택하든 우스꽝스럽긴 마찬가진데,

그 노력은 헛되지 않다.

우리가 삐뚤삐뚤 그어놓은 줄 만큼, 우리는 놀이를 시작할 준비가 된거다.

재밌을꺼야.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다이나믹한 파울라인이 만들어졌으니.


요령이 부족하다는걸 깨달았으면,

다음엔 발을 끌면서 줄을 그을 때,

다른 행동을 줄이고, 몸을 흔들지 않고

똑바로 나가야겠다는 다짐 하나 가지면 된다.


한가지 요령을 더 알려주자면,


출발지점에 서서 목표지점까지의 직선을 눈에 넣은 뒤,

그걸 대충 2~3 등분한 위치의 디테일을 눈에 넣어놓으면 milestone 이 된다.

그 특징점이 분명해야 그 위치에 도달할 수 있는 것이고.

남들이 똑같은 모래밭위 라고 보는 위치의 특징을 찾아내는것 또한 재능이다.


재능있는 사람의 어제의 모습은

오늘의 모습과 다를테니

뒤돌아보고 스스로를 평가해 요령을 익힐 뿐,

후회할 필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