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수찬 편집장과의 대면 인터뷰는 11월10일 오후 2시간여 동안 진행됐고, 이후 송채경화 기자가 전화통화와 전자우편으로 여러 차례 보강했다. 장문의 인터뷰를 3개 기사로 나눠 온라인에 먼저 싣는다. 더 자세한 인터뷰는 다음주에 발행될 1138호에 게재한다. _편집자
② 국회가 대통령을 탄핵하라
③ 박정희 패러다임을 폐기하라
국회가 탄핵절차 밟아야
시민들이 ‘박근혜 퇴진’을 외친다. 박근혜 대통령이 헌법 위에서 통치해왔다면 법률적 (유죄) 판단이 이뤄지기 전에도 퇴진할 수 있는 것 아닌가.
퇴진할 수 있다. 이제 국회가 통치의 중심이 돼야 한다. 청와대가 지금 마비상태에 빠졌기 때문이다. 국가는 작동이 돼야 한다. 그럴 때 이걸 대체할 수 있는 제도나 기구는 국회다.
이론적으로도 그렇다. 대통령도 국민이 선출하고 국회를 구성하는 대표인 국회의원도 국민이 선출한다. 둘 다 국민의 대표기구다. 기능이 다를 뿐이다. 하나는 행정과 집행부의 최고수반이고 국회는 법을 만드는 입법부다. 미국 헌법에서도 연방국가를 만들 때 헌법 논쟁에서 많이 논의됐던 문제다. 둘 다 국민의 대표 기관이라고 할 때 힘이 충돌하면 누가 대표하나, 이런 논쟁도 있다. 그럴 때 국회는 엄연히 국민의 대표기관이다.
그래서 집행부가 마비됐을 때는 국회가 이를 충분히 대행할 수 있다. 때문에 국회가 중심이 돼서, 국회의 중심적 행위자는 정당이기 때문에, 각 정당들이 협의 또는 합의해서 내각을 구성하고 집행부를 구성해서 역할을 해야 한다.
국회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나.
국회가 할 일은 대통령의 탄핵 절차를 밟는 것이다.
탄핵에 이르기까지 어떤 과정이 필요할까.
탄핵절차를 밟는 것이 중요한 이유의 하나는, 대통령이 퇴진하지 않는다고 전제하고, 헌법에 있는 절차를 밟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스스로 퇴진을 거부하든, 안 하든 관계없이 국회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일단 청문회를 해야 한다. 청문회와 더불어 국회가 독자적으로 조사 기구를 만들든지 특검법을 활용하든지 해서 독자적으로 조사를 해야 한다.
청문회는 매우 좋은 제도다. 지금까지 헌정사를 보면, 덜 중요한 사소한 것도 전부 국회 청문회 대상이 됐다. 이번 문제는 매우 중대한 사안이다. 관련 당사자를 국회가 소환해서 청문회를 해야 하는데 왜 안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검찰 수사와 별개로 청문회를 병행해야 한다고 보나?
물론이다. 시민들, 정치인, 정당도 판단할 수 있는 자료를 충분히 많이 가지면 가질수록 좋다. 청문회 과정을 통해 소통하고 대안도 발견하고 문제의 소지가 뭔지 더 정확히 알 수 있다. 그런 판단의 자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아울러 국회가 정당간 합의를 통해 조사기구를 구성해서 독자적으로 조사해야 한다. 검찰은 대통령의 권력 기구였고, 그동안의 행태로 인해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충분히 얻기 어렵다. 검찰이 대통령의 위법·범법 행위를 객관적으로 조사하기 어렵다고 본다. 그래서 국회의 청문회는 검찰의 공정한 수사를 압박하는 효과도 있다. 국회가 독자적으로 조사를 해야 한다. 검찰의 수사 결과와 국회의 조사 결과가 나타나면 이걸 기초로 해서 탄핵의 절차에 들어갈수 있을 것이다.
공개적인 청문회 통해 대안 발견
정치인들 가운데는 대통령 스스로 퇴진 입장을 밝히라는 주장을 하기도 하는데.
대통령 퇴진보다도 대통령 탄핵이 더 중요하다. 왜 탄핵이 중요한가. 탄핵은 헌법에 있는 절차다. 민주주의 체제에서 헌법을 제대로 시행하는 경험을 우리가 가져야 한다. 온정주의적인 한국 문화에서 적당히 정치적으로 넘어가면, 조사가 제대로 안 될 거다. 어떻게 결과가 나와도 좋으니 국회와 정당들이 정식으로 헌법에 있는 탄핵 절차를 제대로 해보라는 것이다.
탄핵 절차가 완료되기 전에 스스로 퇴진하면 하는 거고, 탄핵소추를 했음에도 (헌법재판소에 의해) 법적으로 안 된다고 하면 안 할 수도 있고…. 어찌됐건 법적으로 절차를 밟는 과정을 경험하지 않고 민주주의가 진전이 되겠느냐. 그런 측면에서 국회가 탄핵해야 한다는 것이다.
헌법재판소가 보수적이어서 실제 탄핵 소추의 실효가 없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있다.
그래도 상관없다고 본다. 왜냐하면 헌재가 (대통령의) 명백한 범법 행위, 위헌 행위에도 불구하고, 그것과 배치되는 판결을 내린다면, 헌법재판소의 도덕성과 역할에 대해서도 문제가 제기되지 않겠는가. 이런 문제들은 다음 정권에서 지속적으로 대선 이슈가 돼야 하고 다음 정부까지 그 문제는 지속돼야 한다고 본다. 아마 헌법 개정 논의가 있다면, 그때 헌재의 역할은 중요한 사안이 될 것이다. 필요하다면 헌법 개정을 해서라도 그럴 경우 헌법재판소의 위상은 개선이 돼야 하지 않겠는가?
이왕 개헌 얘기가 나왔으니 덧붙이자면, 이 사태와 맞물린 개헌에는 반대한다. 헌법 개정은 다음 정부에도 가능하고 필요하면 할 수 있다. 다만 1987년 헌법이 잘못된 게 재판부의 구성을 정한 부분이다. 헌재, 선관위, 대법원장의 임명 절차를 보면, 대통령이 임기 내 모든 걸 다 할 수 있게 만들었다. 사법부의 인사에 대해 대통령 권력이 지나치게 강하다. 그것은 집행부 권력으로의 권력집중을 초래하는 중요한 제도적 결함의 하나였다. 삼권분립이 제대로 안 되는 거다.
정치권에서는 조기 대선 얘기도 나온다. 거국 내각으로는 정부의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없기 때문에 조기 대선을 치러야 한다는 것이다.
조사 결과나 탄핵 절차가 종결되는 것과 더불어서 조기 대선이 가능하다. 탄핵이 돼서 대통령이 궐위가 되면 조기 대선을 치러야 하지 않겠는가? 그런 타임스케줄을 국회가 주관해서 해야 한다는 것이다.
거리와 광장의 힘은 어떻게 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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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 읽어보니 최장집 교수 말씀이 옳다.
어차피 박근혜는 안 내려올 테니 온정주의를 배격하고 법에 따라 탄핵을 하면 다음과 같은 효과를 가져온다.
1. 박근혜는 탄핵되기 전에 하야한다.
2.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부결하면 헌재에 대한 비판 여론이 생긴다.
그러면 87년 체제 때 잘못 만든 판사 구성 부분 헌법을 차기 정부에서 개정한다.
사실 박근혜가 1년 더 일하냐보다 대통령에게 휘둘리는 사법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더 장기적으로 바람직한 것이다.
어차피 박근혜는 스스로 안 내려오니 지속적으로 비판하면서 분노를 선거 때까지 끌고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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