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트정치의 벽 뚫는 디지털전사들의 '해킹'

http://v.media.daum.net/v/20161114094605164



겨레] 정치 바꾼 세계의 온라인 기술
‘루미오', ‘엑스피라타' 등
의사결정 플랫폼 통해 혁신

정보의 투명한 흐름, 반부패, 반엘리트주의 깃발을 내건 디지털 직접민주주의는 세계 각지에서 부상하고 있다. 과거 10년 전쯤만 하더라도 흥미로운 실험 정도로 취급되던 움직임이 기성 정치시스템에 침투하고 뿌리내리기 시작했다. 무정부주의 냄새가 짙은 장난스러운 이름의 해적당이 아이슬란드 원내 2당으로 올라선 것은 상징적이다.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시빅 해커’(civic hacker) 집단은 변화의 바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정치적 변혁이 가장 확연한 지역은 이탈리아·스페인 등 남부 유럽이다. 2009년에 설립된 이탈리아의 ‘오성운동’(다섯 개의 별)은 2013년 총선에서 상·하원 의석 모두 4분의 1가량을 차지했고, 올 6월에는 로마 최초의 여성 시장 비르지니아 라지를 당선시켰다. 스페인에선 2014년 설립된 정당 ‘포데모스’(우리는 할 수 있다)가 지난해 12월 총선에서 20%의 지지율로 원내 3당에 올랐고, 내각이 구성되지 못해 다시 치러진 올해 6월 재선거에서도 지지세를 유지했다. 제2의 도시 바르셀로나에선 풀뿌리 시민 정당 ‘바르셀로나 엔 코무’(모두의 바르셀로나) 여성 후보 아다 콜라우가 지난해 5월 시장으로 당선됐다.

미국에서는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입법 청원이 강력한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다. 세계 최대 청원사이트인 미국의 ‘체인지닷오아르지’(change.org)는 지난 11일 기준 1억6700만명이 넘는 세계인이 참여해 2만개 가까운 청원을 국가와 의회에 제기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누구라도 자신의 제안을 이 사이트에 올릴 수 있으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으로 공감과 서명을 얻어내면 법을 바꾸는 과정으로 나아갈 수 있다. 성폭행 피해자 어맨다 응우옌은 이를 통해 성폭행 피해자 특별법을 제안했고 지난 10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서명하는 쾌거를 이뤘다. 핀란드에선 2014년 음주운전 교통사고로 자녀를 잃은 부모가 ‘오픈 미니스트리’(열린 행정부)라는 청원 플랫폼을 통해 벌인 처벌 강화 청원이 국가적인 관심을 받으며 진행돼 실제 개정으로 이어졌다. 청원은 시민이 의회나 정부라는 대리자를 거치지 않고 직접 정치적 변화를 끌어내는 방법이다.

남미에서는 젊은 여성 지도자 피아 만치니 주도로 만들어진 데모크라시오에스(OS)가 변화의 바람을 몰고 왔다. 데모크라시오에스는 시민들의 정치 참여를 돕는 프로그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