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광장에 선 ‘내란음모 사건’ 구속자 가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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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8월 28일 국가정보원은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을 포함한 진보당 간부의 집과 의원실 등 18곳을 압수수색하고 3명을 체포했다. 박근혜 정부는 이석기 의원 등 통합진보당 주요세력이 북한에 동조해 내란을 획책했다고 발표하며 일순간에 공안정국을 조성했다. 국정원 등이 ‘박근혜 당선’을 위해 대선 개입했다는 의혹이 밝혀지던 중 터진 이른바 ‘내란음모’ 사건의 시작이었다. 이 사건은 국정원의 협조자 이모씨의 녹취파일 외에는 아무런 증거도 없었고, 이석기 의원의 실제 발언도 국정원이 제공한 녹취록과는 크게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내란음모는 없었으나 내란선동은 유죄라는 희대의 사건으로 전락했다. 그리고 이 사건을 빌미로 헌법재판소는 2014년 12월 19일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을 내렸다.

‘내란음모 사건’ 이후 구속자와 가족들에게는 주홍글씨가 새겨졌다. 이 사건으로 함께 구속됐다 최근 석방된 김근래씨는 “우리는 공안탄압 피해자인데 죄인처럼 지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남은 가족들이 느낀 고립감과 불안은 더욱 컸다. 학교에서 아이들이 따돌림을 당하고 집 앞에는 기자들이 진을 쳤으며 차량에는 섬뜩한 글씨가 몰래 칠해지기도 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며 촛불의 힘으로 조금씩 진실이 드러나고 있다. 고 김영한 청와대 민정수석의 업무일지에는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에 개입해 압력을 행사한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다. 사건 피해자 주변에서도 진실을 알리고 구속자를 석방시키기 위한 노력이 모아지고 있다.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사건 피해자 한국구명위원회’가 구성돼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고, 실천단은 촛불광장을 중심으로 서명운동을 펼치며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고 있다. 색깔론을 씌우고 시민들을 갈라치려는 보수언론의 보도가 잇따르고 있지만, 서명과 모금에 참여하며 격려해주는 이들은 갈수록 늘고 있다.

31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즉각퇴진 조기탄핵 송박영신 10차 범국민행동의 날에서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으로 구속된 이상호 씨의 부인이 자유발언을 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12월 31일 2016년의 마지막 촛불이 밝혀진 광화문광장에는 처음으로 구속자 가족들이 직접 나서 시민들을 만났다.

특히 이날 본집회 사전에 열린 자유발언에는 ‘내란음모 사건’에 연루돼 옥고를 치르고 있는 이상호씨의 부인 윤소영씨가 무대에 올라 마이크를 잡았다. 윤씨는 “그동안 저희들은 금기와 배제의 대상으로 이 자리에 나서는 것이 조심스러웠다”면서 “그러나 지난 2주 동안 3만명이 넘는 촛불시민들이 이석기 의원을 포함한 저희 남편의 석방을 위해 격려해주셨다”고 감사를 전했다.

이어 “내란음모가 무죄라는 법원의 판단을 받았음에도 저는 여전히 내란범의 아내로 4번째 겨울을 살고 있다”며 “아직도 남편을 포함한 6명, 전국적으로 60여명이 넘는 양심수들이 억울한 옥살이를 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었다”고 심경을 밝혔다.

윤씨는 ‘내란음모 사건’과 관련해서는 광화문광장 촛불집회에서 처음으로 발언을 했다. 주최측이나 발언을 하는 구속자 가족이나 조심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그만큼 내란음모 사건에 대한 종북 색깔론은 강했고, 피해자들의 트라우마도 컸다. 윤씨는 발언 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