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인공지능과 로봇, 3D 프린팅이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이 일자리 킬러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수년 전부터 꾸준히 나온다. 인간은 물론 사물까지 인터넷으로 연결된다지만 정작 일자리에서는 ‘로그 아웃’되는 사람들이 많아질지 모른다. 일자리를 잃지 않게 하거나 잃더라도 인간으로서의 품위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노동시간 단축으로 일자리를 나누고, 그럼에도 일자리를 잡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기본소득을 주면 어떨까.

스위스는 지난해 헌법에 기본소득 조항을 넣는 국민투표를 실시했다. 비록 부결되기는 했지만 기본소득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핀란드는 올해 1월1일부터 유럽 최초로 전국 단위에서 기본소득 실험을 실시하기로 했다. 캐나다와 네덜란드도 기본소득 실험을 준비하고 있다. 지구촌의 주요 관심사가 된 기본소득과 달리 노동시간 단축 논의는 상대적으로 활발하지 않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1934년 파이프 담배를 손에 들고 의자에 앉아 있다. Photo by Lucien Aigner/Three Lions/Hulton Archive/Getty Images

주당 35시간을 규정한 노동법을 개정해 노동시간을 늘리려는 프랑스 정부와 이에 반대하는 시민사회가 격하게 충돌했던 프랑스에서 이와 관련해 주목할만한 책이 나왔다. 지난해 중순 출간된 <아인슈타인이 옳았다>이다. 노동시간 단축이 왜 실업과 저성장의 해법인지 설명하는 책이다.

저자들은 사회당에서 탈당해 새로운 진보 운동을 시작한 경제학자 피에르 라루튀루와 파리 도핀 대학에서 사회학을 가르치는 도미니크 메다 교수이다. 두 사람은 이 책에서 “노동의 양은 그것이 증가 추세를 보이든 감소세를 보이든 세련된 배분의 대상이 되어야지 현재처럼 야만적이어선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제한된 일자리를 두고 서로가 서로를 희생양 삼아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이민자에 대한 차별,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 여성에 대한 차별은 이런 희생양 찾기의 결과이다. 저자들은 경제 성장은 물론 사회 통합과 안정을 위해서도 노동시간 단축에 대한 토론을 시급히 재개해야 한다고 봤다.

이 책의 목적은 단순하다. 실업과 고용 불안정을 해결하기 위해 노동시간을 단축해야 한다는 점을 설득하는 것이다. 노동 조건 악화를 체념하며 받아들이거나 노동 규제 완화를 밀어붙이는 모든 담화에 맞서 싸우는 시민들에게 근거를 제공하는 것이다.

의 표지 사진(왼쪽)과 공저자인 피에르 라루튀루(오른쪽 위)와 도미니크 메다. 출처:nouvelle donne

책은 아인슈타인이 세계 대공황의 해법으로 노동시간 단축을 주장했던 점을 소개하면서 시작한다. 아인슈타인은 대공황에 대해 이렇게 썼다. “이번 위기는 이전 위기들과는 매우 다르다. 생산방식의 급격한 발전에 따른 완전히 새로운 상황에서 위기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아인슈타인은 1933년 발표한 이 글에서 대량생산에 따른 문제점을 이야기했다. 적절한 부의 분배가 없을 경우 과잉생산과 실업의 문제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인슈타인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4가지 방법을 제안했다. “첫째, 실업을 줄이기 위해 법정 노동 시간을 줄이자. 둘째, 상품 생산에 비례하는 구매력을 보장할 수 있도록 최저임금을 설정해야 한다. 셋째, 화폐 유통량과 신용화폐의 양을 제한해야 한다. 넷째, 독점과 카르텔로 자유경쟁의 원칙에서 벗어나 있는 상품 가격을 제한해야 한다.”

노동시간 단축은 아인슈타인 이전 산업혁명 초기부터 거론되던 문제이다. (1841년 프랑스 정부는 8~12세 아동의 하루 노동시간이 8시간을 넘지 못하도록 법으로 정했다. 노동시간 단축 주장이 실현된 초기 사례이다.) 다만 20세기 들어 좀 더 구체적이고 광범위하게 논의됐을 뿐이다. 아인슈타인과 비슷한 시기 노동시간 단축을 요구한 주요 인물로 포드 자동차를 설립한 미국의 기업가 헨리 포드를 들 수 있다. 포드는 1926년 생산성 향상으로 인한 이익을 더 공정하게 배분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그는 말로만 그치지 않았다.

포드는 ‘하루 5달러’라는 구호 아래

http://v.media.daum.net/v/20170104145702677#no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