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진면목은 과연 무엇일까? 대통령 선거 기간에는 온갖 막말로 반미치광이 취급을 받았다. 대선이
끝난 뒤에는 보수 강경 인사들의 전진배치로 또 다른 네오콘 정권 아니냐는 시비에 휩싸였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법무·국방장관,
중앙정보국(CIA) 국장 인선을 지켜본 국내 일부 언론은 트럼프가 ‘거꾸로 선 네오콘’에 불과하다며 혹평을 쏟아냈다.
그러나
‘보수 강경 인사’의 전진배치 이면에 전혀 다른 모습도 감지된다. 외교 소식통들에 따르면 대선 승리 후 트럼프 정부의 대외정책
우선순위를 논의하기 위한 비공식 자문그룹 회의가 가동되어왔다. 이 자리에는 전 정부의 대외정책 경험자부터 공화당 계열의
학자·전문가 그룹 등이 참여했다. 트럼프 정부의 대외정책 및 국제관계 우선순위와 외교·안보 인사 인선을 논의하는 자리인 만큼
한반도 문제뿐 아니라 나토 문제 등 주요 국제관계 현안이 거론됐다.
우리의 관심사는 한반도 관련 논의 내용들이다. 특히 두 가지 대목이 눈에 띈다. 대북정책과 사드 문제다. 그동안 국내 언론은 마이클 플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나 맥파랜드 부보좌관, 마이크 폼피오 CIA
국장 등이 대북 강경 발언을 해온 초강경 인사들이라는 점을 들어 오바마 정부의 전략적 인내를 뛰어넘는 초강경 대북정책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해왔다. 그러나 내부 논의 내용은 좀 달랐다고 한다. 요약하면 이렇다. ‘강경 대응을 배제하지는 않는다. 단, 조건이
있다. 북한이 먼저 도발을 할 경우다. 그렇지 않다면 먼저 대화를 시도해보겠다. 압박을 할지 어떨지는 그다음의 일이다.’ 
물론
맨입으로 대화만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북한이 대화에 응하도록 압박할 수단이 필요하다. 트럼프는 대선 유세 과정에서 북한에
식량과 원유를 지원하는 중국이야말로 북한을 통제할 능력을 가진 나라라고 주장했다. 즉 중국을 통한 대북 압박 카드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중국을 대북 지렛대로 강제할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바로 이 점에서 12월2일 트럼프가 37년의
금기를 깨고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과 전화통화 회담을 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국이 대북 문제에서 협조하지 않으면 미국은
중국의 아킬레스건인 타이완 카드를 흔들겠다는 신호를 보냈다.
그렇다면 트럼프 진영이 염두에 두고 있는 대북 협상
카드는 무엇일까. 트럼프의 저서 <불구가 된 미국>에 따르면 협상에 임하기 전 가장 중요한 것은 이쪽의 패를 보여주지
않는 것이다(지난해 11월 출판된 <불구가 된 미국>은 트럼프가 대선 행보를 시작하면서 출사표 격으로 내놓은 책이다).
그런데 대북 문제에서는 이미 미국이 쓸 수 있는 패가 매우 한정되어 있다. 지난 20년간 대북제재부터 선제공격론까지 쓸 수 있는
카드는 다 써봤다. 이제 남은 것은 하나뿐이다. 바로 평화협정 체결이다. 트럼프 진영의 내부 협의에 밝은 외교 소식통은 “지난
20년간 미국 대북정책은 철저히 실패했다고 본다. 클린턴-부시-오바마 행정부까지 모두 실패다. 그러는 동안 북한은 통제 불능
상태가 됐다. 핵무기·핵기술·핵시설을 가지고 있다고 보고 일부 인사는 여기에 핵 자원(우라늄)을 추가하기도 한다. 이런 상태에서
평화협정 체결 외에 무슨 다른 선택이 있나 하는 분위기다”라고 말했다. 
“김정은과 햄버거 먹으며 대화하겠다”
트럼프
자신이 바로 이 같은 인식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대선 기간 그는 “김정은 위원장과 대화를 시작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다.
미국에 온다면 햄버거를 먹으며 대화하겠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같은 발언이 즉흥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바로 평화협정에 대한
트럼프의 인식이 바탕에 깔려 있다는 얘기다. 앞의 소식통은 “트럼프 자신이 왜 미국이 지난 20년간 북한에 매달려왔나. ‘Peace Treaty(평화협정)’ 하면 끝나는 것 아닌가 얘기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북한과 평화협정을 체결하면 끝난다고 생각한다. 그 과정에서 당근도 채찍도 필요없다는 것이다”라고 전했다.
지난
20년간 미국 역대 정부가 평화협정을 선뜻 맺지 못한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동아시아 전략과 관련한 중대한 문제들이 가로놓여
있다. 당장 주한미군의 지위 변경 내지는 철수 문제가 걸린다. 또 정전협정이 폐지되면 정전체제를 존립 기반으로 해온 유엔사령부가
해체 절차를 밟게 된다. 유엔사 해체는 다시 주일 미군의 일본 내 주둔군 지위를 위협한다. 현재 주일 미군은 유엔사 후방
지원기지라는 자격으로 일본에 주둔해 있다. 그 전제는 한국의 정전체제이다. 정전 상태가 해소되면 유엔사뿐 아니라 유엔사 후방
기지인 주일 미군 주둔 근거도 사라지게 된다.
역대 정부에서는 감당할 수 없었던 이 엄청난 도미노가 트럼프
정부에서는 문제가 안 된다. 그보다 더 급한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바로 미국의 국가 채무다. 미국 국가 채무는 19조6500억
달러로 늘어났다. 현재 미국의 상황은 구소련 붕괴의 전야와 마찬가지라는 게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oid=308&aid=0000020050&sid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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