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떤 사람에게 호감을 느끼고 친해지는 걸까? 일단은 어딘가 서로 비슷한 사람들끼리 친해질 거라고들 생각한다. 유유상종(類類相從)이라는 말도 있듯이, 이는 어느 정도 사실이다. 일단 근처 동네에서 살아야 서로 만나기도 쉽고, 자주 만나야 친해진다. 또한 말이 통해야 서로를 이해하기 쉬우므로 언어나 문화적으로도 비슷한 사람들이 친해지기 쉽다. 덧붙여 친해지려면 당사자 뿐만 아니라 주변의 도움도 필요하다. 그래서 인종차별이나 종교나 계층적 차별이 심한 사회일수록 이런 면에서 비슷한 사람들끼리 친해질 가능성이 더 높다. 자기와 비슷한 사람에게 호감을 느끼는 과정은 이성과 논리와는 무관하다. 치알디니Cialdini의 책 <설득심리학>에 있는, 서드펠드Suedfeld와 보크너Bochner라는 심리학자가 1971년에 한 실험을 보자. 이들은 사람들이 청원서에 서명해주기를 요청 받았을 때 얼마나 잘 응해주는지를 측정했다. 이때 똑같은 사람이 똑같은 말로 청원서를 요청하더라도 요청받는 사람과 옷이 비슷한 종류일 때 더 많이 서명해준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깔끔하게 차려입은 사람은 자기와 비슷하게 깔끔한 차림새로 서명 요청을 했을 때 응할 확률이 높았으며, 허름하게 입은 사람은 허름한 옷차림으로 요청할 때, 운동복을 입은 사람은 비슷하게 운동복을 입고 요청할 때 더 쉽게 서명을 해줬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친밀감의 ‘유사성 원리’라고 한다. 그래서 영업사원들은 될 수 있는대로 고객과 자신의 공통점을 부각시키라는 교육을 받는다. 우리는 같은 고향, 같은 학교, 비슷한 취미, 같은 종교, 비슷한 습관을 가진 사람에게 더 호감을 느끼고, 그 호감이 막판에는 영업의 성공여부를 결정지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유사성 원리에도 예외는 있다. 대표적인 것이 성격이다. 다시 말해서 성격이 비슷하다고 해서 더 쉽게 친해지는 것은 아니다. 까탈스러운 성격을 가진 사람 둘이 만났을 때 벌어질 일들을 상상해보면 왜 그런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서로 쉽게 친해지는 사람들간에는 성격적인 유사성이 아니라 다른 것들이 존재한다.
첫 번째는 성격적인 상보성이다. 외향적인 사람은 종종 내향적인 사람에게 더 호감을 느끼며, 불안감이 많은 사람은 느긋한 사람과 어울리고, 까다로운 사람은 너그러운 사람과 오히려 잘 맞는다. 그 이유는 우리에게는 자신의 장점 뿐만 아니라 단점도 잘 인식하고 이를 보완하려는 욕구가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외향적인 사람은 자신에게 부족한 내면의 깊이를 내향적인 사람에게서 찾고 싶어 하고, 반대로 내향적인 사람은 자신에게 부족한 추진력이나 적극성 같은 요소를 외향적인 상대에게서 기대한다. 너그러운 사람들은 갈등을 누그러트리고 남들과 잘 지내는 장점이 있지만, 동시에 일을 할 때 사소한 실수를 저지를 가능성도 높다. 반대로 까다로운 사람은 반대로 업무를 추진할 때는 꼼꼼한 장점이 드러나지만 대인관계는 껄끄러운 일이 벌어진다. 하지만 너그러운 사람이라면 꼼꼼하고 까다로운 상대방을 더 많이 포용할 수 있고, 까다로움이 주는 이득도 같이 얻을 수 있다. 이런 상보성은 성격 뿐만 아니라 외모에서도 나타난다. 키 큰 사람은 종종 평균보다 키가 작은 사람에게 호감을 느끼며, 덩치가 큰 사람은 마른 사람에게 매력을 느낀다.
두 번째는 친근한 성격이 따로 있다는 점이다. 흔히 빅 파이브(Big Five)라고 불리는 성격의 5대 요소 중 하나가 바로 친화성(agreeableness)이다. 친화성이 높은 사람은 상대를 잘 믿고, 배려와 친절이 몸에 배어 있으며, 도움을 주고 가능한 많이 대화하고 협력하며 서로간의 차이점보다는 공통점을 찾아내려는 성향이 있다. 이런 사람은 혹여 갈등이 생기거나 싸움을 하게 되더라도 화해하고 합의를 잘 해낸다. 하지만 친화성이 낮은 사람은 상대방과 자신의 관계를 경쟁이나 승패의 문제로 보려는 경향이 강하다. 그래서 잘 지내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일단 지지 않으려고 하고, 공통점 보다는 차이점을 더 많이 보며, 장점을 보기보다는 단점을 찾아내 비판하고 트집잡기를 잘한다. 이 사람들도 속으로는 남들과 같이 잘 지내고 싶어하지만, 남들에게 무례하고 공격적인 사람으로 비춰지기 때문에 친한 사람 만들기가 어렵다. 그런데 이런 성격적인 문제는 사실 알면서도 잘 고치기가 힘들다. 애초에 ‘성격’이라 함은 시간이 흘러도 잘 변하지 않고 일관적으로 나타나는 특성이기 때문이다. 친화성이 성격의 빅 파이브 중 하나라는 얘기는 그만큼 이것이 잘 바뀌지 않는다는 뜻이다. 따라서 무조건 친화적인 성격으로 바꾸려 노력하기 보다는 일단 자신이 어떤 성향인지를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맞다 융도 반대 성격에 끌린다고 했음. 그런데 내가 보기에는 성격보다는 물리적인 8체질이 더 중요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