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연재를 시작하며

만약 당신이 아침에 집을 나설 때 우산을 챙겨 나왔다면 그건 간밤에 무릎이 쑤셨기 때문이 아니라 일기예보에 비 소식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당신은 버스정거장에서 5분 뒤에 다음 버스가 온다는 전광판의 알림을 의심하지 않고, 또한 자동차를 운전할 때에는 내비게이션의 예상 경로를 대체로 믿고서 따라간다. 우리는 데이터 기반의 사고에 익숙하므로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하기를 원한다. 우리는 언제부터, 왜, 데이터를 분석했을까?
데이터 분석의 시작 : 미신
근거를 설명할 수 없는 우연한 패턴을 믿는 것을 ‘미신’이라 한다. 행동심리학자 스키너(Burrhus F. Skinner: 1904-1990)는 미신을 발견하고자 실험을 고안했다.[1] 굶주린 비둘기를 새장에 넣은 뒤 비둘기의 행동과는 무관하게 일정한 시간 간격으로 먹이를 공급하는 장치를 설치했다. 비둘기는 특정 행동을 반복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스키너는 비둘기가 특정 행동을 하면 먹이가 공급될 것이라는 추측을 했다고 판단했다. 인과가 없는데도 특정 행동을 반복하는 비둘기를 통해 스키너는 ‘이 실험은 일종의 미신을 입증한다’고 말했다. 인간 역시 명확한 인과와 무관하게 믿음을 갖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로 비가 내릴 때까지 기우제를 지낸 인디언이 있다.
① 기우제를 지낸다.
② 비가 내린다.
이 단순한 알고리즘은 인디언이 절망에 빠지는 것을 효과적으로 막았을 것이다. 하지만 인디언이 비와 기우제 사이에서 인과가 없다는 것을 알지 못한 점은 새장의 비둘기와 다르지 않다.
다른 예도 있다. 연일 하한가인 주가를 보며 그동안 계속 떨어졌기 때문에 ‘오를 때가 됐다’고 믿기도 한다. 일부 농구 선수는 연습 때 슛이 안 들어가면 연습을 중단한다. 슛 성공률이 50%라면 경기에서 쏘는 공은 모두 들어갈 거라는 믿음 때문이다. 일종의 미신이지만 마음가짐이 이후의 경기에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경우도 있다.
로또 1등 당첨자 수가 많은 가게에서 복권을 사는 것도 마찬가지다. 당첨 확률은 전국 어디에서나 같으니 구매자가 많은 가게에서 1등이 많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30명이 1등에 당첨된 그 가게에서 사야 마음이 놓이는 것도 위와 비슷한 미신이라 볼 수 있다.
한 사건에 이어 다른 사건이 일어나는 일이 자주 반복되더라도 이전에 벌어진 일이 이후 사건의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통계학자들은 이를 ‘상관성은 인과관계를 함축하지 않는다’라고 일축한다.[2] 기저귀와 맥주 판매가 동시에 일어난다고 해서 곧바로 둘 사이에 인과관계에 있다고 말할 수 없듯이 말이다.
과학은 착실하게 미신의 껍질을 하나씩 벗겨왔다. 여전히 남은 미신은 일종의 강박과 심리적 요인으로 치부된다. 나은 선택을 위한 행위라는 점에서 미신은 고대 데이터 분석의 시작이라 볼 수 있다.
전문가의 예측
예측의 권한은 신으로부터 과학으로 천천히 이동했다. 이유는 정확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어려운 문제가 발생하면 델포이의 아폴론 신전을 찾아 신탁을 들었다. 신탁이란 신의 뜻을 전달한다는 의미로, 신탁을 받는 신녀와 이를 해석하는 신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질문을 들은 신녀는 접신 상태에서 울부짖는 예언을 하고, 신관이 이를 운문 형태로 해석했기에 뜻이 명확하지 않았다고 한다. 일례로 소크라테스에게 “당신보다 더 현명한 사람은 없다”고 말해 소크라테스를 당황하게 만들었던 일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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