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신문]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 | 김영민 기자

“<즐거운 사라>는 하수도의 무대에 머물러야 할 작품인데도 상수도의 무대에서 잘못 막이 오른 작품”, “<즐거운 사라>는 헌법이 보호할만한 예술적 가치가 결여된 법적 폐기물.”

1994년 2월27일자 동아일보에 실린 기사 ‘<즐거운 사라>는 법적 폐기물’에는 당시 서울대 법대 교수였던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69)가 등장한다. 안 후보자는 당시 마광수 연세대 교수(66)의 <즐거운 사라> 출간이 음란물 제조·반포 여부를 다투는 재판을 진행 중이던 법원에 감정인으로 참여했다.

<즐거운 사라>는 ‘사라’라는 이름의 여대생의 성생활을 담은 장편소설로, 사라가 자신의 대학 교수와 성관계를 맺는 내용도 담겨 있다. 검찰은 1992년 10월29일 <즐거운 사라>를 음란물로 간주해 강의 중인 마 교수를 현장에서 체포했다.

음란물 제조·반포 혐의를 받은 마 교수는 1992년 12월 1심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마 교수는 즉시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즐거운 사라>의 음란성을 판단하기 위해 교수·소설가 등을 법정에 감정인으로 불렀다.

안 후보자는 항소심 재판에 검찰과 변호인 측의 합의 아래 이태동 서강대 명예교수(78)와 함께 2차 감정인 자격으로 법정에 감정서를 제출했다. 경향신문·동아일보·한겨레는 1994년 2월17일자 신문에서 안 후보자가 재판부에 제출한 감정서에서 “<즐거운 사라>는 헌법이 보호할만한 예술적 가치가 결여된 법적 폐기물”이라고 썼다고 보도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안 후보자는 감정서에서 “이 소설은 동성애와 카섹스 등 변태적인 성행위 장면을 노골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장래를 향한 새로운 가치관의 제시를 위한 실험이기보다는 단순히 인간의 저급한 본능을 자극하고 있다”며 “로렌스의 <채털리 부인의 사랑> 등도 법의 규제를 받았지만 이는 성에 대한 비통념적인 묘사라는 지엽말단적인 문제 때문이었을 뿐”이라며 “작품의 문학적 가치 자체에는 의문이 제기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안 후보자에 앞서 법정에 1차 감정인으로 나선 민용태 고려대 교수(74)와 소설가 하일지씨(62)는 “<즐거운 사라>는 음란물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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