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쌓여있는 친구가 있었지. 싸구려 설정집 있잖아. 콩콩코믹스, 딱따구리문고 뭐 그런.
그 친구집에 놀러가서 건담 시리즈별로, 레이즈너, 엘가임, 드래고너, 보톰즈, 모스피터 같은것들을 읽곤 했는데,
오래 있을 시간이 없으면 빌려달라고 했지.
그러면 친구가 "안돼". 그러곤, 잠시 생각하다 내가 그림을 잘 그리는 줄 아니깐,
빌리려는 책에서 자기가 마음에 드는 사진을 지목하며,
"이걸 그려주면 빌려주지" 했음.
그래서 그러마 하고 빌려와서 집에서 읽었지.
그게 잦아지니 한 권에 두 장씩 세 장씩 고르더라고.
그날 중으로 다 읽고 그려서 갖다줬지.
덕택에 메카닉 드로잉엔 아주 도가 텄다.
또 다른 친구는 일본 게임 잡지를 많이 갖고 있었는데, ( 패미컴 통신이니 테크노 폴리스 같은 )
난 캐릭터 디자이너 이노마타 무쯔미를 좋아했기 땜에, 그 친구한테 화보나 잡지를 빌려서 그림체를 베끼곤 했지.
덕분에 만화 캐릭터도 잘 그릴 수 있음.
풍경은 초등학교 저학년때 부터 사생대회 나가서 맨날 상받아오던 실력임.
( 두 번에 한 번 꼴로 꽝먹긴 했지만 그게 종이 앞 뒷면을 못 가려서 번지고 피고 해서 그런거였음 )
그래서 디자인 회사 다닌 경험도 ( 짧지만 ) 있고,
게임 회사에서 아트디렉터도 했었음.
못하는게머임 -피에로
별로 없음. 단거리 달리기?
그러니까 어릴때 경험한 가난이, 보조기억장치 없고, 책 살 돈도 없고, 그러면서도 예쁜것 멋진것 재밌는 것을 동경하던 그런 경험들이 오히려 나를 성장하게 했지.
가질 수 없으면 그리면 되고 가질 수 없으면 만들면 되고 게임기 가지거나 오락실 갈 돈 없으면 코딩하면 되더라고.
어린시절 그림들은 이리 저리 달라고 졸라서 줘버리고 나니 나한테 남은게 없지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