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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3월 한국을 방문한 해킹팀의 싱가포르 지부장 다니엘 말리에타는 출장 업무 외 개인적 약속을 잡고 부인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그는 한국인 친구들과 식사를 하며 찍은 사진을 전자우편으로 주고받기도 했다. 해킹팀 유출 자료
[토요판] 특집 / 문서 추적; 해킹팀 인 코리아
▶ 몽땅 털려버린 이탈리아 ‘해킹팀’ 자료엔 정말 많은 기록이 있습니다. 전자우편이나 업무보고 및 출장증빙 같은 업무상 교신 내역은 물론, 개인적 통신 및 녹음과 가족·지인들의 사진도 있습니다. 제대로 분석하면 해킹팀 직원들의 몇년치 일상을 고스란히 재구성하는 것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디지털 세상의 어둡고도 무서운 면을 다시금 느꼈습니다. 다만 우리의 관심은 국정원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둡니다. 해킹팀은 왜 국정원을 만났고, 국정원은 왜 해킹팀을 만났는지 이외엔 모두 부차적인 것들입니다. “안토넬라, 서지와 내가 4월21~23일 서울에 갈 예정이니 아래 둘 중 한 곳에 예약 좀 부탁해요. ㅋ호텔(여의도)은 우리가 평소 묵는 곳이고, ㅇ호텔(삼성동)은 우리가 회의를 할 곳과 아주 가까워요. 고마워요. 다니엘.” 이탈리아 보안업체 ‘해킹팀’의 싱가포르 지부장인 다니엘 말리에타는 지난해 4월16일 해킹팀 본사의 출장 담당에게 이런 전자우편(이메일)을 보냈다. 같은 날 말리에타는 21일 오후 2시55분 서울로 갔다가 23일 오후 4시40분에 돌아오는 ㅅ항공 왕복편의 이코노미석 두 자리를 자신과 이 회사 선임 보안컨설턴트 서지 운의 이름으로 예약했다. 말리에타와 운의 도착을 앞둔 21일 오전, 이 회사의 제품인 원격제어시스템(RCS)을 국가정보원에 판매할 수 있게 중개했던 나나테크의 허손구 대표는 “택시기사에게 보여주라”며 지도 스캔 파일을 첨부한 전자우편을 보냈다. 첨부한 지도엔 인쇄체로 “가능한 한 빨리 모시고 오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손글씨로 “기사님! 잘 부탁드립니다!!”라고 적혀 있다. 목적지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건물로, 이들이 묵기로 한 여의도 ㅋ호텔에선 12.6㎞, 24분 거리였다. 허 대표는 이튿날인 22일 이 건물에 입주한 공간임대업체의 회의실을 온종일 빌려놓은 상태였다. 이 업체 누리집(홈페이지)에 나온 기본 이용요금은 1인당 2시간 5000원, 추가 30분당 1250원으로, 만약 6명이 6시간 동안 사용한다면 요금은 모두 9만원이다. 인원은 그보다 적었을 가능성이 있다. 말리에타가 “매우 고맙다”고 회신하자, 허 대표는 “고객들은 내일 10시까지 오기로 했다”고 전했다. 국정원과의 만남이었다. 이번 만남의 목적은 새로운 해킹시스템의 전달과 관련 교육이었지만, 당시 해킹팀으로선 두달 앞서 터진 ‘시티즌랩 사태’에 대한 불만·불안을 무마하고, 동시에 한국 사업을 확장하는 ‘두 토끼 사냥’의 배경이 깔려 있었다. 데블에인절, 갑자기 누그러진 이유는?

‘로맨스’ 엿볼 수 있는 기록도 해킹팀이 늘 이렇게 빡빡한 일정으로만 한국을 다녀간 건 아니었다. 국정원이 2011년 구입한 아르시에스의 설치를 위해 한국에 왔던 해킹팀의 기술자 ㅅ은 한국에서의 ‘로맨스’를 엿볼 수 있는 기록을 남겨놓기도 했다. 그가 회사 계정으로 한국 이름의 한 여성에게 전자우편을 보냈기 때문이다. “안녕. 오늘밤 시간을 내서 나와 같이 보내줘서 정말 고마워. 언제든 같이 먹으러 가거나 마시러 가거나 하고 싶지만, 네가 시간이 없다는 것, 그리고 아마도 좋은 생각이 아니라는 것(네 남자친구 때문에), 난 잘 알아. 안타깝지만 난 토요일 아침 서울을 떠나. :( 하지만 어떤 경우에도, 아마 네 술집에 또 올 수 있을 거야. 잘 자. 넌 정말 예뻐. ;-) 난 호텔에서 영어 영화를 보려고 해.” 그는 2012년 1월13~21일 아르시에스 설치 작업을 담당하고 돌아갔으며,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702706.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