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취재] 전북 A대병원 전공의 폭행사건 '진실공방'.. 피해자, 고소장 접수 - 병원 "맞고소할 것"

[오마이뉴스 글:주현웅, 편집:김지현]

[기사 수정 : 13일 오후 8시 34분]

"야, (네 돈) 만 원만 좀 갖고 와." 

벌써 몇 번째. 선배는 온갖 이유를 들며 돈을 요구했다. 무슨 이유인지 꼭 현금만 원했다. 물론 돈을 줘서 편해질 수만 있다면 만 원 정도는 아깝지 않았다. 하지만 같은 일이 몇 차례 반복되니 당연히 무리가 따랐다.

금품을 요구하는 이들은 여럿이었다. 선배들의 주말 식사비용 50만~100만 원가량을 준비해놓으라는 지시가 비주기적으로 내려졌다. 그렇게 통장에서 빠져나간 돈이 수백만 원. 1년 동안 대략 600만 원이었다.

선생님한테 고발하는 건 꿈도 꾸지 못했다. 그에게 두들겨 맞았을 때의 악몽이 더 끔찍했기 때문이다. 뺨을 맞은 것도 모자라 앞차기와 로우킥(아래 차기) 등 발차기 공격을 당한 기억은 여전히 생생하다. 돌이켜 보면 그는 유독 "후배들은 좀 맞아야 된다"는 말을 즐겨했다. 

"지속적인 금품갈취·폭행... '웃지마 XXX야' 폭언 들었다"

 지난 2007년 MBC에서 방영된 드라마 <하얀거탑>의 한 장면. 대학병원 의사들이 다 같이 옥상에 모여서 선배로부터 벌을 받고 있다.
ⓒ 주현웅
일탈 청소년들의 얘기가 아니다. 의사들 이야기다. 아픈 사람을 치료하고, 목숨을 살리는 그 의사들 말이다. 그런데 전북에 있는 'A대학교 병원 정형외과 의국'에서 전공의로 일했던 박영수(가명)씨는 몇몇 의사들 때문에 '이러다 죽겠구나' 싶었다고 한다. 그는 어떤 일을 겪은 걸까.

"끔찍했어요. 그곳은 완전한 감옥이었어요."

지난 11일 기자와 마주한 영수씨는 인터뷰 내내 눈물을 쏟아냈다. 그는 A대병원 정형외과 전공의로 근무한 2년 동안 폭언과 폭행, 금품 갈취 등의 인격 침해를 겪었다고 주장했다. 가해자는 전공의 동료와 선배, 펠로우(전문의) 일부라고 했다.

그가 이 같은 피해를 입기 시작한 건 지난해 11월, 선배 A씨를 취프(사수)로 만나면서부터다. 영수씨는 당시 전공의 1년 차에 불과했기 때문에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 전공의 3년 차였던 A선배는 그런 영수씨를 괴롭히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 방법은 금품갈취와 폭언·폭행이었다. A선배는 애인과 써야 한다면서, 회식 때 쓰겠다면서 갖가지 이유로 영수씨에 돈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내가 화가 나는 일이 생길 때 돈을 달라고 할 테니 (너는) 항상 현금을 갖고 다니라"고도 주문했다. 1만 원에서 7만 원씩, 때에 따라 요구하는 액수는 달랐다. 영수씨는 지금까지 50만 원 이상을 줬다고 밝혔다.

하루는 이 선배 때문에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도 했다. 구타가 있었기 때문이다. 영수씨는 A씨에 업무가 미숙하다는 이유로 몸 곳곳을 두들겨 맞았다. 자연히 폭언도 뒤따랐다. 영수씨는 이를 녹음했다. 기자에게 공개한 녹음파일에서 선배 A씨는 쉴 새 없이 욕설을 뱉었다.

"야, 이 XXX야. 웃지마 이 XXX야. 여기서 네 말 믿는 사람 아무도 없어. 의사인 것처럼 하지 말란 말이야."         

A선배는 영수씨보다 4살 어리다.

"교수까지 폭행 가담... 집합·내리갈굼 등 악습도"

 영수씨가 구타를 당한 흔적이라며 제공한 사진. 다리에 피멍이 들었다.
ⓒ 주현웅
이 같은 가혹행위를 근절하는 데 앞장서야 할 교수는 되레 이를 종용했다. 영수씨의 주장에 따르면 정형외과 의국 펠로우(교수급 전문의)인 B교수는 술자리에서 "후배들은 좀 맞아야 한다"라는 말을 즐겨했다.

영수씨는 그런 그에게 직접 구타 당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20일, 오전에 회진을 마치고 B교수로부터 뺨과 배, 다리를 두들겨 맞았다. 간호사 스테이션 앞에서 열 대 정도를 맞은 뒤 아예 간호사실로 끌려가 수십 대 폭행 당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영수씨는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했다. 쉬는 날이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영수씨에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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