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성의 Digital 道] 창작 지망생에게 없는 11가지(6)

창작자로 삼아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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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보장이 없다

대한민국의 창작자에게는 미래가 없습니다. 정신 노동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 관행이 뿌리 박혀 있어 창작 수익을 제대로 받을 수 없습니다. 하다못해 컴퓨터가 고장 나도 제 값을 치르고 수리 받기 보다는 컴퓨터를 잘 아는 주변 사람을 활용하려 합니다. 물론 컴퓨터에 대한 지식이나 수리 능력을 가치 있게 보지 않으므로 대가는 밥 한 끼일 뿐입니다. 사람들이 인건비를 제대로 쳐 준다면 동네 컴퓨터 수리점의 과도한 하드웨어 교체 요구도 줄어들게 될 것입니다.

한국의 노동자들이 받는 임금에는 문화비가 제대로 책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기껏해야 한 달 신문 구독료 정도일 뿐입니다. 문화비로는 4인 가족이 주말에 연극을 관람하거나, 좋아하는 영화 디브이디를 수집하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합니다. 특히 IMF를 거치며 더욱 더 허리띠를 졸라매야 했던 한국인들의 문화 소비 욕구는 결국 인터넷 웹 서핑으로 대체되어 버렸습니다.

메신저 중독, 소셜 미디어에 대한 집착, 불법 콘텐츠 공유는 모두 동일한 이유로 발생한 다른 현상일 뿐입니다. 한국인에게 인터넷은 새 소식을 알려 주는 뉴스 창구이자 지식을 가르쳐 주는 선생입니다. 인터넷은 또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자 최신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극장일뿐만 아니라 나의 은밀한 비밀을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이자 내 욕망을 손쉽게 해결해주는 애인이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한국인들은 오늘도 컴퓨터, 태블릿, 스마트폰을 끌어안고 처절한 문화생활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문화비 없는 세상에서 결국 희생당하는 것은 창작자들입니다. 책은 오래전에 죽은 매체가 되었습니다. 아무도 책을 사지 않습니다. 모든 콘텐츠는 스마트폰 화면 스크롤 몇 번 정도의 길이로 잘게 조각나서 소비됩니다. 한가지 주제를 다루는 300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의 책을 소비할 시간도 능력도 비용도 없습니다. 모든 콘텐츠는 온라인화 되고 있으나 거의 대부분의 수익은 유통망이 챙길 뿐입니다.

인터넷 게시판, 포털 카페, 블로그에서는 아무런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재미있는 자료, 웃기는 글, 잘 찍은 사진들을 소비하고 있습니다. 구글의 유튜브가 동영상 업로더에게 광고 수익을 분배하고, 유료 웹툰 플랫폼이 존재하고, 웹 소설 정도가 팔리고 있지만 아마추어의 작품은 이런 혜택도 받기 어렵습니다. 광고 수익 분배 플랫폼에서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봤자 한 달에 수익 오천 원을 넘기기 힘듭니다.

게시판에 올린 웹툰이 독자의 반응을 얻어 유료 매체에 연재되거나, 온라인 소설이 히트해 작가로 등단하거나, 블로그에 연재한 여행기가 인기를 끌어 책으로 만들어지는 등 온라인을 통해 프로 창작자로 변신하는 경우는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시사 만화가로 거듭난 굽시니스트,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웹툰 작가 이말년, 개인 방송 시청자 150만명을 확보한 대도서관, 월 매출 1억을 달성한 인터넷 소설 허니허니웨딩의 작가 노승아 등 유명 창작자들과 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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