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을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고 하는 능력이 가장 중요함. 남이 정리해 놓은 논문 요약본 보고 구현하는 건 마치 답지를 보고 문제 풀면서 수능 별거 아니네라고 말하는 것과 같아. 그러면 논문 보는 실력은 어떻게 늘리는 걸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분야 접근하면서 한가지 실수하는 게 뭐냐면 논문논문거리니까 논문만 보면 실력이 느는 줄 알어. 근데 그거 절대 아니야...

논문을 자꾸 보라는 건 논문독해능력의 향상을 도모하기 위함이지 절대 기본실력을 늘리는데 주안점을 두는게 아님. 기본 실력은 그 분야의 대가가 수십 수백편의 논문을 한데 모아서 얼개를 짜놓은 교과서를 보고 늘리는거야. 물론 니가 직접 학계에 제출된 지 30~40년도 더 넘은 그 수십 수백편의 논문을 직접 다 봐가면서 하면 늘기야 하겠지. 근데 그렇게 하는 건 그 수고 덜어줄려고 그 분야의 대가가 친히 들인 노력을 무시하는 처사이지.

사람들 요새 무섭다. 접근 방식을 잘못 설정하게 내버려두고 자기들은 제대로 파는 거야. 그게 요즘 여실히 드러나는 곳 말해줘? 페이스북 등지에서 머신러닝 스터디하는 데랑 대학원 석/박 과정에서 다루는 내용이 극명하게 다르다는 데서 나타나. 결국 취업되는 건 석/박에서 교수들만이 가르쳐 줄 수 있는 지식들을 도제식으로 전수받은 대학원생들이야.

그런데 내가 사실은 교과서를 읽어보라고 추천하는 것도 살짝 망설여지는게, ML 교과서 읽어보면 알겠지만 설명 절대 친절하지 않다. 대학원이라는 곳 자체가 역사적으로 도제식 교육을 하고 있었고, 자기 산하 학생들 외에는 굳이 자신의 지식을 무료로 오픈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굳이 자세히 풀어쓸 필요가 없는 거야.

학부 생활 해봤으면 알잖아. 누가 족보 가지고 있고, 누가 정리요약본 가지고 있느냐가 정보력이고 그런 정보력의 차이가 성과를 만들고 니 학점을 좋게 만든다는 거. 대학도 똑같아. 해외에서 대학원 나온 박사들을 교수직으로 뽑는 이유가 있다. 정보력이 차이를 만드니까. 그리고 그 정보력은 대학의 수익구조의 한 기둥을 차지하니까 그런거야.

그럼 요즘 블로그 등지에서 머신러닝 잘 정리해 놓은 자료들 많은데 왜 굳이 그렇게까지 해야하나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잘하는 사람들이 굳이 블로그 오픈해서 자기 지식 무료로 내놓는 이유는 자기 PR 이야. 나 이만큼 알고 있다. 근데 사실 그 정도로 논문을 해석해서 내놓을 수 있는 배경에는 어마어마한 내공이 있다. 겉핥기로 배우는 사람이 아무리 찾아가며 배워봤자 이길 수 없는.

난 그래서 머신러닝을 어떻게 배우는 지 접근방법을 알려면 학회에서 주최하는 여름/겨울학교를 추천한다. 가보면 알아. 대학원생들이 어느 수준의 깊이까지 배우고 있고, 어느 수준의 학문이 필요한지 알게 되면 니가 지금 이해하려고 붙들고 있는 논문 던지고 당장 수학책부터 집어들게 될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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