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개발업체 대표가 “회사 업무를 도우면서 일을 배웠다”면서 근로자에게 1000여 만 원의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다가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


부산지법 형사 12단독 이경호 판사는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부산의 한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대표 A(57) 씨에게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다고 4일 밝혔다.


상시 근로자 2명인 소규모 업체를 운영하는 A 씨는 2015년 11월 입사해 이듬해 8월 퇴직한 근로자 B 씨에게 임금 1040만 원을 지급하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 씨는 2015년 6월 지인의 소개로 일을 배우는 대신 임금을 받지 않는 조건으로 이 회사에 입사했다.


B 씨는 3개월 후 다른 직장에 취직하려고 퇴사했지만, A 씨가 2015년 11월 B 씨에게 “당장 돈을 줄 형편은 안되지만, 수익금이 발생하면 그 일부를 지급하겠다”고 권해 다시 입사했다. 이후 B 씨는 이 회사 이사 C 씨의 지시를 받아 팀장 직함으로 거래처나 개발자 등과 연락하고 컴퓨터를 관리하는 업무를 담당했다. B씨와 C 씨는 월급 120만 원에 4대보험에 가입하는 근로계약서도 작성했다.


하지만 A 씨는 급여를 지급하지 않았고, 8000만 원을 대출 받아 자금이 생겼음에도 이 사실을 B 씨에게 숨겼다. 뒤늦게 이를 알게 된 B 씨는 2016년 8월 이 회사에서 퇴직하고 부산고용노동청에 임금체불 진정서를 제출했다.


A 씨는 “나중에 수익금이 생기면 돈을 주기로 했을 뿐, 임금 지급을 약속하거나 구체적인 업무 지시를 한 적 없어 B 씨는 근로자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판사는 “수익금이 발생하면 돈을 주겠다는 말은 근로 대가의 지급을 미루는 것일 뿐, 수익이 생기지 않았을 때 책임을 분담의 뜻으로 대가를 주지 않는다는 고지를 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B 씨를 근로자로 판단했다.
정철욱 기자 jc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