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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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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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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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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협력사 이야기를 할께.


우리 회사가 협력사가 하나 있었어. 그 회사 사장님이랑 우리 사장님이랑 굉장한 친분이 있어가지고..

게다가 회사 자체가 좀 협력하게되는 그런 부분이 있었어. 그 회사는 하드웨어를 다양하게 만들었는데,

우리 회사에서 그 중에 몇 개를 사다 썼거든. 그러니, 그 회사로써는 우리 회사의 시스템을 통해

버그도 찾아내고 하게됐지. 거기는 하드웨어를 개발하고, 우리는 거기에 소프트웨어를 얹어서 팔았으니까,

실제로 좀 큰 구매자들한테 팔게되면 협력사에서 하는 테스트로는 절대 잡아낼 수 없는 버그나

기능상의 문제점들도 많이 발견할 수 있었거든.


우리 회사는 잠실쪽.. 그 회사는 가산쪽에 있었는데, 나도 가끔 협력사에 가서 일을 하곤 했어.

내가 처음 속해있던 팀이 제어팀이라, 다른 응용프로그램 개발팀이나 DB팀보다는 좀 더 하드웨어에

가까웠거든. 그래서 같이 일하는 형이랑 가끔 이 협력사로 가서 일을 했지. 어느날은 일단 회사로

출근했다 협력사로 가기도 하고, 어떤 날은 아침에 곧바로 협력사로 출근해서 퇴근하기도 하고,

암튼 뭐 그랬어. 나는 협력사로 가서 일하는게 좋더라고. 왜냐하면 개발 부장 씨발놈 얼굴을 안봐도

됐기때문에. ㅋㅋ


내가 맡은 첫 프로젝트가 한 9개월인가 걸렸다고 했잖아? 그게 마감돼가는 때였어.

그 날도 우리 팀 형이랑 같이 협력사로 가서 일을 하고, 시간이 남아서 우리 회사로 돌아오는 길이었어.

물론 여기서는 "형" 이라고 칭하지만, 그 당시에는 좀 서먹서먹함이 있었어. 내가 입사한지 9달이

넘었지만서도.. 오후 4시인가에 지하철을 타고 돌아오는데..


형: 회사 생활 즐겁냐?

나: 아뇨.. 그냥 하는거죠 뭐. 왜요?

형: 너 보면 맨날 즐거워보이던데?

나: 아녜요, 그냥 웃고 다녀서 그렇지.. 별로 즐겁지 않아요.

형: 나 곧 회사 그만둔다.

나: ???

형: 다른데로 가려고.

나: 왜요?

형: 그냥 여기 못다니겠다.


뭐 이런 얘기를 했어. 그래도 같은 팀에 있어서 심적으로나 일적으로나 가장 가까운 사람이었는데,

갑자기 퇴사한다고 하니까.. 좀 벙찌더라고. 전에 얘기했던 개폭망 프로젝트에 참여한 사람들 중

몇명이 이미 퇴사한 때였지만, 그 사람들 퇴사했을때는 별 느낌이 없었거든. 그냥 퇴사하는구나

싶었는데, 이 형이 퇴사한다니까.. 뭔가 믿을만한 사람이 하나 나가는구나 그런 느낌이었어.

며칠후 그 형은 회사에 퇴사 통보를 날리고, 나랑 개발부장한테 인수인계를 한 뒤 퇴사를 했어.

퇴사하는 날 나랑 그 형이랑 여직원 둘이랑 넷이서 저녁먹고 술먹고 노래방가고 했던 기억이 나네.

그 뒤로 그 형이랑은 단 한 번도 연락을 안했던 것 같아.


그 때 즈음에 우리가 협력사랑 같이 프로젝트를 하나 했던게 있었어. 나는 약간 말단의 일을 맡고,

다른 개발자들이 중간쪽 일을 맡고, 개발 부장이 코어쪽 일을 맡고 했었는데.. 그 프로젝트가 끝나고,

내가 2년차 될 때 거기 포함됐었던 개발자중 나와 개발 부장을 뺀 나머지 전원이 퇴사를 한 상태였어.

그런데, 그 프로젝트에서 우리가 했던 부분이 작동을 잘 안하는게 있었던거야. 그, 중간쪽 부분에서.

그 쪽 개발실장이 나한테 전화를 해서 좀 도와달라고 한거야. 인수인계를 내가 받았거든. 그래서

내가 개발 부장한테 얘기를 하니까, 개발 부장이 그냥 무시하라네?;;;; 그래서 무시를 했어.

그랬더니 또 전화가 와, 그쪽 개발 실장한테서. 참고로, 그 쪽 개발실장은 그 쪽 실무자중 제일 높은

사람이었어. 나이도 지긋한 사람이었는데.. 아니, 왜 자꾸 나한테 전화를 하냐고.. 내가 그 사람한테

할 수 있는 말은 "저희가 도와드릴 수 있는 부분이 없는 것 같습니다" "저희 부장님과 상의를 하시죠"

이런거였어. 아니, 그 사람도 웃긴게, 나를 불러와서 도와달라고 할거면 당연히 내 상사 (개발 부장)한테

전화를 해야되는거 아니야? 근데 자꾸 나한테 직접 전화를 해서 "여기로 좀 와서 도와주세요" 이러는거야..


나중에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 그 협력사 개발 실장도 우리 부장이랑 직접 얘기를 하기 싫어했었던 것 같아.

그 누구도 우리 개발 부장을 좋아했던 사람이 없었어. 근데, 그 사람이 우리 회사에 있던 기간이 오래됐고,

나중에는 개발 부장 윗선의 최고급 개발자들도 죄다 나가서 개발 부장이 제일 위 개발자가 됐거든.

그러니 그 사람을 짜르면 회사가 안돌아가는 상황이 되니까.. ㅡ.ㅡ 사장도 어쩔 수 없어하고. 개발 부장이

월급 올려달라하면 올려주고. 그러면서 나는 3년 내내 연봉 동결. 올려달라 뭐 이런 말도 안했지 나는.

병특이라. 그리고 월급날만되면 사장이 짜증을 내더라고. 돈 끌어오기가 힘들었는지. 암튼..


그래서 하루는 내가 사무실 밖으로 나가서 핸드폰으로 그 협력사 개발 실장한테 전화를 했어.

그리고 말했지. "실장님. 저도 그 쪽 도와드리고 싶은 마음이 정말 간절합니다만, 저는 회사에 매여있어서

개발 부장의 승인이 떨어져야 그 쪽으로 가서 도와드릴 수 있습니다. 아무리 저에게 하소연을 하셔봤자,

제가 어찌할 수가 없습니다. 제가 무단결근하고 거기로 가서 도와드릴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그러니, 제발

저에게 직접 부탁하지 마시고, 저의 상사, 개발 부장에게 말씀하셔서 제가 필요하다고 하시면 아마 개발 부장이

거절하지 못할겁니다. 그러니 그렇게 하시는게 좋을 듯 합니다." 라고 말씀을 드렸어.


그 분도 알았다고 하시고.. 결국 개발 부장한테 얘기하고, 개발 부장이 승인해서 나 혼자 며칠간 협력사로

출근해서 도와드렸지.. 마무리 하고 그 뒤로는 거기서 전화 거의 안왔던걸로 기억함..


그 협력사 개발 실장님 분은 성격도 좋으시고 (최소한 나랑 같이 일하던 모든 상황에서 항상 점잖고

잘 대해주심) 실력도 있으시고 해서.. 그 분 밑에서 일하시던 직원들도 다들 좋은 분위기에서 일하던 것 같았어.

그리고 그 분은 하드웨어쪽 담당이라, 내가 나중에 찾아보니 그 쪽 관련 논문도 학회에 몇 편 내셨더라고.

뭐.. 지금은 뭐하시는지 모르겠네.. 15년도 더 지난일이라.


쓰고보니 오늘은 별 얘기가 없네..


나중에 만난 여친들 중 하나가 대기업을 다니던 여자였어. 이 여자애는 대학 졸업하고 대기업만 두군데를

다녀서.. 중소기업에 대한 이해가 하나도 없더라고. 그 여자애의 중소기업에 대한 이해는 "월급만 대기업보다

적은 회사" 뭐 이런거야. 그래서, 그 정말 좆같은 사람들의 행태 (물론 대기업에도 그런 사람들은 있겠지만,

중소기업만큼 흔하랴..)나 월급 밀리는거, 꼼수써서 월급 줄어드는거 등등에 대한 이해를 못하더라고.

내가 얘기를 해주니까 "무슨 그런 극단적인 예를 드냐" 이런식으로 말을 하는데.. 내가 다른 친구들 (내 친구들

중에도 병특이 많았으니까..)이랑 얘기해봐도 걔네도 비슷한 일을 겪었고 (다만 우리 개발 부장처럼 극또라이는

못본듯), 내가 훈련소 갔을때 거기 병특 온 애들 보면 진짜 훨씬 더 심한 애들도 많았거든. 공장 다니던 것도

병특이 있더라고..


암튼, 그런걸 이해도 못하고, 말을 해도 이해하려고 하지도 않고 그렇더라고. 그리고 얘는 병특을 "꼼수써서

군대 뺀 거"라고 생각하더라고. 즉, 걔한테는 병특 = 군대면제. 말도 안 통하고 해서 결국 헤어졌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의 그 3년동안이 정말 매일, 매시간, 매 초마다 빡침의 연속이었지만.. 그럼으로써

사람들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해. 다들 SI 업체들 힘들다, 고난의 연속이다, 뭐다 어쩌다 등등..

나도 몸소 체험을 했었으니까. 지금은 그 때와의 삶과는 아주 다른 삶을 살고 있지만.. 사실 일하는 시간만

따져보면 그 때보다 지금이 더 많은데, 지금은 그래도 내가 원하는거, 내가 선택한걸 하는거고, 그 때는

병특이라는 굴레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하던거였으니까..


대충 하고 싶은 얘기는 다 한 것 같네. 쓰고나니 별 얘기 없는듯.. 횽들 회사에서 우리 개발 부장처럼

개또라이들 있음? 있으면 얘기좀 해봐.. ㅋㅋ


그리고 질문 받겠음.. 11화에서는 그냥 이것저것 얘기 하고 나의 개발 이야기는 끝내는걸로 할께.

개발 이야기인데 자세한 개발 이야기는 없네.. ㅋㅋ C/C++ 했고, WinAPI/MFC 했고, 델파이 했고,

DB 했고 (SQL, MS-SQL, Access 등).. 문서작업했고, 제안서 한 번 써봤고, 회사 컴에 윈도우 수십번

깔았었고, 뭐 대충 이런거네.


오늘은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