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저분한 우주복을 입고 있던 우주 비행사는 숨을 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었지만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밀폐된 이 기체 내에선 그 어떤 대담한 사람이라도 밀실 공포증을 느낄것만 같았다.
그의 주변으로 어떤 빛도 존재하지 않는것도 도움이 되지 않았다.
심지어 저 멀리 떨어진 우주 저편조차 별들로 이 곳보다 훨씬 밝게 빛나고 있는데.

비좁은 캡슐안으로 열기가 퍼지기 시작했다.
우주선 밖에 적힌 표식만 본다면, 이 기체는 미국인에 의해 조종되는게 확실했다.
겉면엔 굵고 선명하게 "미국"이라고 적혀있고 그 밑으론 성조기가 살짝 비뚤어진채로 붙어있었으니까.

우주 비행사는 제어판의 촉감을 찾기 위해 손을 뻗었다.
하지만 그 곳엔 그를 이끌어줄 깜빡이는 LED도 없었고, 그저 그의 손에 닿는건 맨 벽 뿐이었다.

"메이데이, 메이데이, 메이데이!"
관제 센터에 그의 목소리가 들리기를 바라며 그는 소리쳤다.
그러나 이상한 쉭쉭거리는 소리와 그의 거친 숨소리만이 그의 귀를 반길뿐이었다.
그는 공포가 자신을 삼키지 않게 하기 위해 애썼다.
과거에도 많은 단독 임무들을 수행해 왔지만, 철저히 혼자 남았다고 느껴진건 그에게 있어선 이번이 처음이었다.

정신을 놓고 있는 와중, 어디선가 단정지을 수 없는 곳에서 들려오는 날카로운 경보음이 그를 현실로 돌아오게 했다.
이상하게도 그 소음은 그를 편하게 했다.
그는 이 알람을 그가 잊혀져지 않았다는 사실과 함께 여전히 그와 나머지 세상과의 연결고리가 남아있다는 사실로 받아들였다.

"지상 관제 센터 응답하라!" 
그는 다시 시도했다.
알람은 계속 시끄럽게 울려댔지만, 그는 소음 때문에 뒤섶인 목소리라도 자신은 들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이마를 타고 땀이 비오듯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는 우주복의 머리부분을 힘껏 잡아당겼다.
무게는 그의 현재의 절망을 가중시킬 뿐이었다.
보이진 않았지만, 그의 주변에 공기가 열기로 인해 일렁이는게 느껴졌다.

그의 눈 가장자리에서부터 다른 종류의 어둠이 조금씩 밀려들기 시작했다.
그는 다시 한번 저 멀리까지 큰 소리를 내뱉으려 했지만, 더 이상 그의 폐는 말을 듣지 않았다.
온 몸은 뻣뻣하게 굳어갔지만, 공포는 여전히 머물러있었다.
터진 입술을 통해 거의 들리지 않는 마지막 말이 흘러나왔다.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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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은 고개를 내저으며 그의 앞에 펼쳐진 끔찍한 광경을 바라보았다.
집은 화재로 인해 처참하게 망가져 있었지만, 상황을 종합해 보이기엔 충분히 형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이 화마로 인해 두 명의 희생자가 발생했었다.
첫번째 희생자는 여성으로 부엌 잔해 가운데서 발견되었다.
그녀가 화재의 원인으로 보이는 토스터기와 가까이 붙어있었다는 사실이 그녀가 비교적 빠르게 연기에 의해 쓰려졌다는걸 보여주었다.

나머지 한 구는 훨씬 작았다.
소방관은 이상한 복장을 입고 있던 그 아이를 거의 못보고 지나칠뻔 했다.
이상한 우연이었던지, 그 아이가 숨어있던 종이 상자는 비교적 멀쩡한 채로 남아있었다.
때 이른 죽음이 아니었다면, 소방관은 우주선으로 장식된 그 상자를 보며 미소를 지었을것이다.

그는 잠시 그 아이를 위해 묵념 할 시간을 가졌다.
그는 그 아이의 상상을 기려, 마음속으로 이렇게 사인(死因)을 남겼다.

- 재진입 시도중 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