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단났다.
정말로.
평소엔 확인해보지도 않고 쓰레기통에 넣어버리는게 영수증이었지만, 유우카가 가계부를 작성해주겠다고 한 뒤로부턴 영수증을 챙겨두다보니 어느 순간부턴 무의식적으로 영수증을 받아 주머니에 찔러넣곤 했다.
얇은 종이 몇장이 주머니에 들어가있어도 별 문제는 없기에, 어느날 좀 쌓였나? 싶을때 한번에 꺼내 상자에 담아두는 것이 일상이었다.
오늘 오후의 행동또한 별 다를 것 없는 일상에 불과했었다.
유우카가 가계부 정리해주러 온다는 말에 대여섯장의 영수증을 꺼내 상자에 담아두곤 잠이나 깰 겸 그녀가 오기 전에 커피나 한잔 할 셈이었는데, 그게 이렇게 큰 실책이 되버릴 줄 누가 알았겠는가.
지금 돌이켜보니 유난히 동그랗게 구겨져있던 영수증의 촉감이 느껴졌던 것 같기도 했다.
전날 편의점 영수증. 받자마자 버릴 심산으로 힘껏 쥐어 구겨놨었다가, 어찌저찌해서 주머니에 넣어놨었는데.
멍청한... 왜 그걸 눈치못챘지? 왜 잊어버린거야?
덕분에 커피 한잔 마시긴 커녕, 받은 커피를 야외 테이블에 내려놓고 집무실로 헐레벌떡 달렸다.
"유우카!"
집무실 문을 힘껏 박차며 한 말이었다.
책상 위 노란 상자는 역시나 열려있었고, 유우카의 동그래진 눈은 거친 숨을 헐떡이는 나를 향해 있었다.
크게 소리치며 부른 탓에 적잖게 놀란 모양이었다.
"선생님? 무슨 문제라도 생긴거예요?"
"그게, 그."
열린 상자에 수북이 쌓인 영수증이 보였다. 시선을 천천히 유우카에게로 옮겨갔다.
"그러니까...."
"별 일 아니면 얼른 와요. 뭐에요, 이게. 쿠페빵만 먹지 말라고 말씀 드렸었잖아요?"
"아, 미안해."
"근데 제건요?"
"응?"
그녀가 첫번째로 내뱉은 물음은 딸기 스무디의 행방이었다.
"지갑을 놓고가서. 잠시만."
속으론 안도의 한숨을 쉬었지만 내색하지 않은 채 그녀가 앉은 책상으로 천천히 다가갔다.
"챙길 것도 있고 해서."
말꼬리를 흐리며, 둥근 형태로 꾸깃꾸깃 접힌 영수증을 슥 집어들었다. 그러자 유우카의 눈이 가늘어졌다.
"지금 몰래 뭐 가져가시는 거예요?"
"그 뭐냐, 필요한 거라서."
"영수증이죠? 어디다 얼마 쓴 건진 말해주고 가져가세요. 설마 또 가챠에요? 그, 말랑말랑?"
퉁명스러운 그녀의 목소리를 들으며, 뭉친 영수증을 풀어갔다.
"딸기가 통째로 샌드위치 둘, 700엔. 콜라 하나, 200엔."
"흐응, 거짓말 아니에요?"
"정말이야. 이것 봐. 역 앞 편의점 영수증이잖아."
영수증 중앙을 손가락으로 집은 채 그녀에게 내밀었다. 역 근처의 편의점 영수증이란 건 사실이었으니 꿇릴게 없었다.
하지만 내용을 자세히 본다면 곤란해질지도 몰랐다. 총액도 다르고, 장소가 아니라 품목은 손가락으로 가린 상태였으니까. 얼른 손을 뒤로했다.
"정말인 것 같네요."
"그럼. 진짜라니까. 우연히 마키를 만났거든. 샌드위치 정도야 내가 사줬지."
"...마키요. 마키."
"어디보자, 지갑을 어디다 뒀더라...."
옷걸이에 걸어놨던 겉옷을 쓸데없이 몇 번 뒤적거리리다 집무실을 빠져나왔다. 금방 돌아오겠다는 말과 함께.
식은땀을 훔쳤다. 덕분에 잠은 확 달아났네.
한껏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카페를 향해 몸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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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 버거 하나 400엔. 그리고...."
펜을 잡고 있던 손이 떨렸다.
"감자튀김, 감자튀김이...."
복잡해진 머리탓에 손이 멈출 지경이었다. 결국 가계부를 써내려가던 손을 내려놓았다.
"마키...."
간혹 마키와 함께 편의점을 가곤 했다. 언제 한 번 사줬던 딸기 샌드위치가 마음에 쏙 들었는지 출출할때 편의점 가는 날이면 항상 그걸 사먹었다.
선생님의 말은 틀림없는 진실일 것이다. 편의점 앞에서 마키를 만나고, 마키가 제일 좋아하는 샌드위치를 사줬겠지. 우연일 리가 없었다.
내가 봤으리라곤 생각도 못 했으니 그 사실을 말한거겠지.
선생님이 가져간, 뭉쳐있던 영수증은 애초에 제일 처음 집어든 영수증이었다.
칠칠치 못하다니까, 어린 아이같다는 말을 뱉으며 영수증을 펼치차 눈에 보인건, 마키가 항상 사먹던 그것과 똑같은 샌드위치가 둘, 콜라 하나. 그리고, 어린 아이와는 전혀 동떨어진 물건이었다.
"...그래. 선생님은, 어른이잖아. 내가 참견할 수 없어. 그런데."
눈가가 축축해지고 미끈거렸다. 앞이... 흐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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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우카쟝 메모리얼 보니 망상이 폭발하네요 ㅎㅎ;;
영수증으로 혼내버리기~
괴문서노 - dc App
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