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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해경의 한 학생이 현룡문 광장에서 헤일로 파괴탄을 이용해 자기 헤일로를 파괴한 그 사건이 있던 날부터다.

당연하게도 학생회와 발키리는 헤일로 파괴탄의 입수루트를 추적했지만 아무런 성과도 내지 못했다.

자살한 이유도 불명이였다. 자살을 목격한 학생들은 많지만, 자살한 학생은 단 한 장의 유서조차도 남기지 않았다.

그 학생의 주변인들조차 "자살할 리 없는 쾌활하고 친화적인 학생"이였다고 증언했으니 자살도 아닐 것이라 여겨졌다.

하지만 시체에서 그 어떤 외압의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고, 모모톡조차 너무나도 평범한 학생의 것이였으니 타살이라는 생각도 할 수 없었다.

샬레의 선생도 실종된 상태에서 학생들만으로 해결하기엔 버거운 사건이였다.

그렇게 사건은 미궁 속으로 빠지고 단순히 미해결 사건으로 남을 것이라 나는 짐작했었다.

그 날로부터 바로 이튿날이 내 안일함을 반성하게 되는 날이였다.

이번에는 트리니티의 분수대 앞에서 총성이 울려퍼졌다.

마찬가지로 출처 불명의 헤일로 파괴탄이였다. 유서가 없는 것도 똑같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른 점이 존재했다. 자살한 학생이 바로 내 친구이자, 같은 자경단이라는 것이다.

그 녀석은 밝고 친절한 성격이였다. 난처해하고 있는 사람이 있으면 무작정 달려가서 도와주고, 스케반 무리조차 전부 혼자 제압한 후 설교를 늘어놓는 강하고도 정의감 넘치는 친구였다. 내가 쓰러져 순찰을 하지 못하게 되었을 때도 스스로 나서 대신 순찰을 하던 헌신적인 사람이였다.

그런 녀석이 바로 내 눈앞에서 죽었다.

스스로 방아쇠를 당겨 자신의 헤일로를 파괴하는 그 녀석에게 망설임이란 없었다.

마치 시간이 두 배는 느리게 가는 것만 같았다. 총알이 헤일로를 관통하고, 그 녀석이 쓰러졌다.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내가 꿈을 꾸는 것은 아닐까 한순간 생각하기도 했다.

머리가 싸늘하게 식었다. 온몸의 신경이 날선 듯이 민감해졌다.

심장이 덜컥 가라앉았다. 가슴이 마구 욱신거리기 시작했다.

당황스러움에 잠시간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잠시 후 정신을 차렸을 땐 내 앞에 시체가 한 구 있을 뿐이였다.

나는 심호흡을 한 후 시체를 자세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행여나 목숨이 붙어있는 건 아닐까 하는 막연한 기대감에서였다.

그러나 내가 확인하게 된 것은 시체의 싸늘한 체온과 뛰지 않는 맥박뿐이였다.

그렇게 시체를 보며 넋을 반쯤 놓고 있던 내 어깨에 손을 얹는 사람이 있었다. 정의실현부였다.

하스미 부부장의 지휘 아래 분수대 앞 인원의 해산과 시체의 수습이 이루어졌다. 나 역시 정의실현부의 몇 가지 질문에 답해야 했다.

시체의 수습이 끝나자 스즈미 씨가 뒤늦게 모습을 드러냈다. 정의실현부 쪽에서 연락한 모양이다.

스즈미 씨도 정의실현부에게 몇 가지 질문을 받았다. 매사에 정의롭고 상냥한 사람이였다는 스즈미 씨의 증언이 내게도 들렸다.

이야기가 끝나자 스즈미 씨는 내게 다가와 위로의 말을 건네었다. 신기하게도 그 위로 한 마디에 온 몸의 긴장이 풀리는 기분이였다. 뒤늦게 몰려온 피로감과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나는 벤치에 털썩하며 몸을 뉘였다.

나는 스즈미 씨에게 감사를 표한 후, 이번 자살 사건의 단서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모모톡에 올라왔던 자경단 순찰 시간표와 일지를 찬찬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스즈미 씨도 내 옆에 걸터앉아 모모톡을 다시 확인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수상한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스즈미 씨는 우선 나와 그 녀석간의 모모톡을 지적했다. 오후 9시 반에 나누었던 순찰 교대를 위한 모모톡이였다.

순찰을 교대한 것은 오후 9시 반이라는 뜻이다.

두 번째는 검문이다. 산해경의 사건이 있던 바로 다음날, 밀레니엄 엔지니어부가 만들어 각 학원들에게 헤일로 파괴탄 탐지기를 증여했다.

각 학원들은 기숙사에 드나드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탐지기를 사용했고, 아직까지 탐지기에 헤일로 파괴탄이 걸린 사례는 없다.

그 녀석 역시 순찰을 끝내고 무장 상태로 기숙사에 복귀하며 검문을 받은 기록이 있었다. 검문을 받은 시점에 그 녀석에게 헤일로 파괴탄은 없었다. 시간은 오후 11시 12분이였다.

다음날 아침, 분수대 앞에서 헤일로 파괴탄은 발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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