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어릴때부터 알콜중독이셨거든

평소엔 괜찮으셨는데 한두달에 한번씩 폭음하고 맨날 욕박고 때렸다

어린 맘에 공부라도 열심히 하면 혼은 안내겠지 싶어서 책이라도 많이 봤거든

결과적으로 공부잘해도 술마시는건 그대로셨지만

그래도 그 후로는 맞고 자란 거 때문인지 천성인지는 몰라도 사회성이랑 성격은 좆박았어도 공부는 잘한다는 프라이드 하나로 어쩌저찌 살았다

중딩 때까진 나름 전교1등 자리도 두고 경쟁해봤다

공부잘하는 애들이랑 어울리면서 나도 인서울은 당연하겠지 했었다

고등학교 들어가선 살짝 떨어지긴 했지만 그래도 전교 8등이면 생각보단 선방이라 그랬다

근데 고2때 갑자기 어머니께서 쓰러지셨다

서울로 이송되셔서 두달동안 병원신세 지셨다

문제는 어머니 쓰러지시고 2주 뒤에 아버지가 다시 폭음을 했다

증세가 몇년 사이에 꽤 심해지긴 했는데 그땐 아예 식칼들고 미친놈마냥 달려들더라

어찌저찌 도망쳐서 경찰은 불렀는데 자기들도 구금을 못시켜서 내가 도망나와야 한댄다

결국 2-3주 동안 어케든 여관이나 모텔방 뚫어서 자다가 그 뒤엔 그냥 공원에서 잤다

담임선생님께서 애 꼬라지 보고 연락 넣어서 친척집에 겨우 가긴 했는데 사람이 한번 지랄을 겪고 나니까 리미트가 풀리더라

그 후로는 공부를 그냥 놨다

가끔씩 다시 잡아볼까 해도 시험기간 일주일 전에 술마시는 아버지를 보니까 좆같아서 할 마음이 안들었다

1학년때 2.0이던 내신이 2학년 때 4.5로 끝났다

고3은 됐는데 내신은 좆박아놓으니까 정신줄 놓고 정시로 간다 이지랄했다

중간중간에 아버지가 술마시면 집에서도 못자고 그랬지만 어찌저찌 준비는 했다

근데 될리가 있나

수능 성적표 16345 받아들고 결국 재수박았다

재수때는 아예 아버지 영향받기 싫어서 학원 끊고 근처 고시원 들어가서 학원이랑 고시원만 무한반복했다

3 4 5월 빡세게 하니까 그래도 희망이 보이더라

근데 내가 고2 때 얻은 정병이 발목을 잡았다

가만히 앉아서 공부만 하는데 심박수가 200까지 널뛰고

바깥 온도가 27도인데 막 오한이 들고

이악물고 어떻게든 버티니까 이젠 공황장애마냥 머리가 어지럽더라

점점 학원보다 병원을 더 많이 들낙거리다가 결국 6월 중순에 때려쳤다

증상은 한달쯤 쉬니까 낫던데 이미 병신같이 한달을 날려버렸다고 생각하니까 그냥 내 자신이 죽여버리고싶더라

결국 그 뒤엔 그냥 반년을 히키마냥 지냈다

수능은 현역때보다 더 꼴아박았다

이제남은건재수마저꼴아박은고졸정공병신새끼뿐이었다

재수시작때응원해주던주변인들에게도저히연락할양심이없어서연락도모두끊겼다

할수있는건인터넷세상으로의도피뿐이었는데

거기서도재수좆박은새끼는부모등꼴이나처빠는애미뒤진병신새끼랜다

나는이제대체무엇을해야할까

결국도망치다남은게씹덕갤이었다

적어도작품속의그녀들은미래가있었으니까

나랑은달랐으니까

근데이제도망친곳에낙원은없다

나는도대체이제무엇을하고살아야하지

모든게죄송하고좆같고이젠아무것도모르겠다

나도분명옛날에는성실하게살고싶었는데

나도분명옛날에는인생을살고싶었는데

이제나에게남은길은축생을살거나고인으로남기뿐이다

주저리주저리해서미안한데결론은내가너무마음이아프다

제발학력떡밥은그만해다오

나같은버러지의마지막부탁이다

제발부탁이다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