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타이밍이 안좋은데'


원래는 흥신소 멤버들과 새해맞이 참배를 한다고 모였었다. 

그런데 천방지축인 흥신소 멤버들은 어느새 뿔뿔이 흩어졌고

나는 멤버들을 찾으러 다니던중 마주치고 말았다.


"어? 카요코? 머리 내려서 잠깐 몰라봤어. 입은 그 옷도 어른스럽고 잘어울리네"


선생님이었다.

선생님의 얼굴을 보자 내 안에 무언가 활짝 피어졌다.

그런데 선생님이 갑작스레 그런 말을 내뱉었다.

머리? 옷? 어울려?

타이밍이 너무나 안좋았다.

항상 선생님 앞에서는 여유있고 평정심을 유지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지금은..

심장이 떨린다. 달려서 그런가?

얼굴이 뜨겁다. 겉으로는 티 안나겠지?

내가 뭘 입고있지? 머리는?

하나도 기억이 나질 않는다.

뭐라고 해야하지?

난 어떻게해야...!


"어.. 응, 뭐 그렇지"


방어기제가 발동한 심심한 대답이 입에서 흘러나왔다.

내 손은 무의식적으로 계속 머리를 꼬고 있었고 눈은 선생님의 시선을 피해서 땅바닥이나 노점상을 보고 있었다.

이후 선생님과 가벼운 대화를 하고 흥신소 멤버들을 찾는다고 부랴부랴 헤어졌지만 그 대화내용은 잘 기억이 나질않는다.

그리고 흥신소 친구들을 찾는다는 핑계로 나는 달리고 있다.


이제까지 어른스럽게 행동한다고 했는데.

눈에 땀이 들어간 것 같다.

선생님은 나를 어린애로 봤겠지.

목 끝에서 쓴맛이 느껴진다.

고마워 한마디, 선생님도 잘어울려 한마디 했으면 좋았을걸.

숨이 가빠온다.

타이밍이 너무 안좋았어.

아니 타이밍이 안좋은걸까? 단지 내 본심을 들키는 게 두려운거 아냐?

닥쳐 자책하지마


저 멀리서 아루 무츠키 하루카가 보인다.

"하하, 바보들 어디갔던거야."

입가에 웃음이 떠오른다.


실은 내가 가장 바보면서.

나도 알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