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본: https://waitbutwhy.com/2019/08/fire-light.html
챕터 1: 불과 빛의 위대한 전투
동물 세계는 살기 힘든 세상이다:
문제는 동물 세계는 말 그대로 동물만이 사는 세계가 아니라는 점이다. 동물 세계는 죽어도 불멸을 추구하는 몇천억개의 유전자 정보가 있는 세계다. 그리고 시도때도 없이 질서를 혼돈으로 전환하려는 우주 안에서, 연약하고 복잡한 유전자 코드를 포함해서, 불멸을 추구하는 모든 것들은 끊임없이 힘겨운 전투를 벌여야 한다. 지구상의 많은 유전자는 그렇게 오래 유지되지 않고, 불멸을 향한 투쟁에서 그다지 재능이 없는 유전자들은 사라져버린다. 현재 지구 상에 남아있는 유전자는 불멸에 대한 높은 동기와 재능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4백만년동안이나 살아온 놀라운 생존 전문가들이다.
동물은 이 상위권 유전자들이 만들어낸 치트일 뿐이다 - 유전자를 운반하고 불멸을 유지시켜줄 그릇들. 만약 유전자가 동물들에게 말을 걸 수 있었다면 다음과 같은 몇가지 간단한 명령들만을 내렸을 것이다.
<끝까지 생존하고 작동할 수 있는 만큼 최대한 작동해.>
<그리고 상태가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악화되기 전에 우리를 다른 그릇에게 옮겨.>
<우리가 다른 그릇에 들어가면 그 그릇은 너보다 더 중요해. 너 자신을 희생해서 새로운 그릇이 처음 두 명령을 수행해낼 수 있다면 기꺼이 희생해.>
<어 맞아.>
하지만 유전자들은 그들을 운반하는 동물들에게 말을 걸 수 없기 때문에, 대신 특수한 생존 소프트웨어에 의해 움직이게 만듦으로써 동물들을 통제한다.
<동물 생존 소프트웨어>
단순한 동물들을 조작하는 소프트웨어는 동물들을 그저 본능에 따라 움직이게 만드는 자동화된 프로그램이다. 복잡한 동물들을 조작하는 소프트웨어는 고차원적 감정과 행동조작 도구들을 사용한다: 고통에 의한 처벌, 쾌락에 의한 보상, 그리고 감정 조작.
<배고픔, 목마름, 탈진, 성욕, 공포, 고통, 공격성>
슬라이더를 통헤 감정 수치를 조작함으로써, 동물의 소프트웨어는 동물의 목표와 유전자의 목표를 완전히 일치시키는 중심 축이 된다.
유전자는 동물이 가능한 한 많은 에너지를 보존하기를 원하므로, 소프트웨어는 기본적으로 "탈진" 수치를 높게 유지한다.
모든 것이 정상적으로 동작한다면 소프트웨어는 저전력 모드에서 돌아갈 것이다. 하지만 어느 시점에서 동물은 에너지가 바닥날 것이고, 이때 소프트웨어는 저전력 모드에서 깨어나 "배고픔" 수치를 지속적으로 높여 "피로" 수치를 압도하게 만들 것이다.
유전자는 동물이 스스로를 방어하길 원하므로 소프트웨어는 위험을 느꼈을 때 "공포" 수치를 높이고 동물이 무언가로부터 상처를 입었을 경우에는 고통을 통해 처벌한다.
하지만 유전자 재생산은 그 무엇보다도 우선하며, 따라서 언제든지 짝짓기가 가능할 때에는 "성욕" 수치를 증가시켜 다른 모든 감정을 억누르도록 만든다.
지구 상 생명체들은 끝없는 마라톤에서 바톤을 넘겨주듯 다른 그릇에게 유전자를 넘겨주는 임시 유전자 그릇들, 곧 동물 개체들의 긴 연결고리다. 이건 이상한 생존 시스템이지만, 결과적으로는 잘 작동했고 그 유전자들은 우리 주변에 살아남아있다.
이건 유전자한테는 좋다. 하지만 동물들한테는 고통스럽다.
문제는 유전자 자체는 살아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들은 자연법칙적인 힘이다 - 그리고 자연법칙은 아무것도 신경쓰지 않는다. 중력은 물질을 짓뭉개길 좋아하고, 그래서 중력은 물질을 짓뭉갠다. 중력은 짓뭉개져지는 원자들에 대해서는 아무 걱정도 안한다. 만약 태양 중심의 수소 원자들이 압력을 버텨내지 못하면 그들은 핵융합을 일으켜 헬륨이 될 것이다. 중력은 신경쓰지 않는다. 근데 중요한 것은, 원자들도 신경쓰지 않는다. 태양 중심에선 신경이라는걸 쓰는 무언가가 없다. 그래서 다 괜찮다.
유전자들은 중력과 같다 - 그들도 신경쓰지 않는다. 그들은 불멸하고 싶어하며, 그래서 중력이 태양 중심에서 원자들을 뭉개듯 유전자도 그들의 목적을 가차없이 추구한다. 태양 중심에 유한한 공간이 있듯 동물 세계에도 유한한 자원, 즉 유한한 땅, 유한한 거주지, 유한한 음식, 유한한 짝이 있다. 이는 유전자의 노력을 제로섬 게임으로 만든다. 남들보다 잘 생존하는 한 종은 그러지 못하는 다른 종으로부터 이득을 취하는 것이다. 그리고 중력이 가차없이 뭉개듯, 유전자도 가차없이 탐욕적이다 - 성공적인 종은 그 상대적 이점이 없어질 때 까지 자라고 확장한다.
한정적인 자원을 가차없이 소모하는 힘이 있을 때, 누군가는 희생해야 한다. 태양 안에서는 원자들이 희생하여 더 큰 원자로 핵융합한다. 동물 세계에서는, 동물 종들이 희생하여, 새로운 종으로 변화하거나, 그보다 더 높은 확률로는, 멸종한다.
따라서 유전자들은 중력과 같다 - 하지만 동물들은 원자와 같지 않다.
무심한 진화적 혁신은 감정과 주관적 경험과 고차원적 의식과 같은 생존 기술을 동물들에게 부여했지만, 이는 동물들이 뭉개져지기를 싫어하는 태양 속의 원자들과 같다는 말이다.
유전자에게, 동물의 고통은 그저 유용한 도구일 뿐이다. 따라서 동물 세계는 고통으로 가득하다. 유전자는 그 이상의 고차원적 원칙이 없다. 따라서 동물 세계에도 원칙이 없다 - 권리, 올바름, 그름, 공정과 같은 개념은 없다. 동물들은 우주의 압력밥솥 속에서 태어나 절대 이길 수 없는 게임을 강제로 하는 중이다. 그게 전부다.
최소한 지금까진 그게 전부였다.
몇백만년 전, 특정 영장류에 깃들어 살던 유전자들은 독특한 방향으로 혁신하기 시작했다. 동물 그릇을 이전과는 다른, 초 고지능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개조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전에 고지능을 시도했던 유전자들은 모두 세상을 떠나버리고 말았는데 그 이유는 지능이 엄청난 양의 에너지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이건 작은 사업을 운영하면서 희귀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연봉 10억원 짜리 직원을 고용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 직원이 실제로 얼마나 잘났든 아무도 작은 사업을 운영하며 연 10억원을 소비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영장류 유전자는 어쨌든 한번 시도해봤다.
그들은 다양한 인간형 종으로 진화했고, 대부분은 현재 멸종했다. 호모 사피엔스라 불리는 단 하나만 제외하고. 강화된 지능은 그들에게 주요 생존 자원이 되었기 때문에 인지 능력은 급속하게 증가하여 그 어떤 동물도 가져본 적이 없는 연장들을 제공해주었다. 진화의 우연한 사건으로 인간들은 초능력을 갖게 되었다.
그들은 추론이라는 초능력을 가졌다. 추론은 인간들이 복잡한 문제를 풀고, 새로운 기술을 발명하고, 고차원적인 전략을 짜고, 환경 변화에 맞춰 사고를 실시간으로 수정할 수 있는 능력을 주었다.
추론은 인간 사고를 단련하여 섬세함과 논리를 갖추도록 하였다. 추론은 인간 동기에도 영향을 미쳤다 - 참과 거짓의 구분을 명확히 하여, 추론은 진리를 인간의 중심 동기로 만들었다.
인간은 또한 상상력이라는 초능력을 갖게 되었다. 그들은 가보지 못한 곳들에 대한 이야기와 환상을 만들고 들려주고 꿈꾸는 최초의 동물이 되었다.
하지만 상상력의 진짜 힘은 그것이 의사소통과 결합되었을 때 나온다. 인간들은 이제 개념이나 물체를 나타내는 소리들로 가득찬 복잡한 언어로 서로와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다. 의사소통과 상상력은 다른 동물들과는 다르게 인간들이 큰 그림을 그리고 장기 계획을 세울 수 있는 이유이다.
추론과 상상력은, 합쳐졌을 떄, 더 놀라운 것을 보여준다. 상상력이 없이는, 동물들은 다른 동물들이 자신과 같이 세상을 느끼는 살아있는 생명체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들은 스스로를 다른 동물의 입장에 놓질 못했다. 추론 능력이 없는 보통 동물들은 다른 생명체의 생명이 자신과 마찬가지로 가치있다는 것, 그리고 그들의 고통과 쾌락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이 두가지 초능력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마지막 초능력을 만들어내었다: 공감.
공감은 다른 능력들, 곧 동정심, 죄책감, 연민 등의 감정을 만들어내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 말고도 모든 동물들이 가질 값어치가 있는) 옳고 그름의 개념의 출현이다.
이 초능력들은 강력한 개선으로써 인간 정신 속에서 자리를 차지했다.
<추론, 공감, 상상력>
하지만 지금까지 나온 것들은 앞으로 나올 것에 비하면 그렇게 이상한 것은 아니였다.
인간의 새로운 초능력이 가져온 가장 기이한 결과는 그것들이 가져온 부작용이였다. 각각의 능력은 정신적 잠재력의 새로운 물결이였고, 결합하였을 때는 인간 정신의 중심에서 빛나는 빛의 구체를 형성하였다.
이 빛은 너무나도 밝고 명확하고 강력하여 자기 자신에 대한 의식을 가질 정도였다 - 자신과 고대의 소프트웨어가 세들어 살고 있는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의식. 인간 두뇌는 자기 자신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정신을 길러내었다.
이 사건이 있기 전 까지 초기 인간 정신은 다른 동물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불멸성을 추구하는 유전자의 목표 만을 이루기 위한 고대 소프트웨어에 의해 돌아갔다. 그러나 새로 만들어진 이 정신은 인간의 생존 소프트웨어와 독립적으로 돌아가는, 그야말로 새로운 것이였다.
이 정신 속의 정신은 자신의 생각을 가질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유전자의 의지를 덮어 쓰고 인간 행동을 주도할 수 있었다.
생명의 초기 역사 속에서, 동물은 처음으로 동물의 경계에서 벗어났다 - 그건 동물에다가... 뭔가가 더 추가된 것이였다.
아직까지도 우리 머릿속에 들어있는 이 고대의 동물 소프트웨어를 원시적 정신이라고 부르자. 그리고 이 고차원적이고 독립적인 새 의식을 고등 정신이라고 부르자.
한 머릿속에 두 정신이 있는게 이상한 상황이라는 것은 모두가 동의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두 정신이 서로 친하지 않다면 더더욱.
고등 정신은 합리적이고, 이성적이고, 깊이 생각하는 정신이다. 고등 정신의 지팡이에는 고등 의식의 빛이 들어있고, 고등 정신이 정신의 운전석에 앉아 있을 때에는 그 빛이 정신을 명확함과 자의식으로 가득 채운다. 지혜가 고등 정신으로부터 흘러 나오고 사랑과 공감이 그 마음에서 뿜어져 나온다. 고등 정신이 생각을 담당하고 있을 때에는 그 빛이 당신의 마음과 생각에 비춰져서 똑같이 따뜻하게 빛나기 시작한다.
대부분의 시간동안, 고등 의식은 컨트롤 패널의 오른편에서 초능력들을 다루고, 그 에너지를 흡수받아 다시 자신의 의식으로 힘을 불어넣는다.
고등 의식은, 가끔씩이지만 분명히 이런 생각을 한다 - 뭔가 알 수 없는 사고로 잘못된 뇌에 도달하게 된건 아닌지. 왜냐하면 그 바로 옆에는 항상 정신없어 보이는 주황색 보풀덩어리가 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고등 정신은 원시 정신을 별로 똑똑하지는 않은 애완동물 정도로 여기기 시작한다. 하지만 동시에 고등 정신은 이 원시 정신이 애완동물의 삶을 살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어느 정도는) 공급해주는 것이 전체 시스템의 입장에서는 중요한 것이라는걸 이해하게 된다. 원시 정신은 끝도 없이 탐욕적이고, 완전히 통제 불가능 하기 때문에, 고등 정신은 원시 정신을 항상 눈여겨보아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방에서 유일하게 철 든 정신으로써, 고등 정신은 원시 정신이 뭘 하든간에 그것이 납득 가능한 것임을 확인하고 계획을 망치지 않도록 지켜보는 것에 최선을 다한다.
한편, 원시 정신은 고등 정신이 존재하는지 모른다. 원시 정신은 자기 자신이 존재하는지조차 모른다. 원시 정신은 유전자 보존을 위해 프로그래밍 된 소프트웨어다. 원시 정신은 당신의 동물적 유전자가 살아남으려는 의지, 그 원시적인 불꽃을 붙잡고 있는 것이 직업이다.
중력이 원자에 대해 신경쓰지 않듯 원시 정신도 당신에 대해 신경쓰지 않는다. 그저 소중한 화물을 한 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 옮기고 있는 트럭 드라이버일 뿐이다 - 여기서 트럭은 당신이다. 원시 정신이 유일하게 관심을 기울이는건 트럭에 기름은 가득 차 있는지, 이 영원한 드라이빙의 짧은 하루 도중에 사고가 안 일어나도록 잘 운전중인지 정도밖에 없다. 원시 정신이 당신의 머릿속에서 더 많은 발언권을 가질 수록, 당신은 독립적인 개체라기 보다는 소프트웨어가 운전하는 트럭 같은 신세가 된다.
이 두 정신의 어려운 점은 두뇌가 하나뿐이라는 것이다. 이는 두 정신이 계속되는 권력 투쟁에 놓이게 만든다. 고등 정신이 힘을 가질 때에는 그 지팡이가 방을 자의식으로 가득 채운다. 원시 정신의 어리석음을 꿰뚫어보게 되고, 이는 원시 정신이 몰래 나쁜 짓을 할 수 없게 만든다.
하지만 균형이 반전되었을 경우에는 원시 정신의 횃불이 그 영향력을 넓혀 나가고, 방은 연기로 가득 차게 된다. 연기는 고등 정신의 빛을 가로막게 되고, 고등 정신이 인간을 통제할 수 없게 만들어 일이 진행되지 못하게 만든다.
연기가 그 자의식을 가로막고 있을 때엔 인간은 자신의 정신이 자동 소프트웨어의 통제로 넘어갔다는 사실조차 깨닿지 못하고, 고등 정신이 다시 통제권을 되찾는 것을 요원하게 만든다. 이 때가 바로 한 인간이 스스로와 다른 사람에게 골칫거리가 되는 시점이다.
이 두 정신간의 영원한 대립은 인간의 본성적인 조건이다. 이 대립이 인간 역사에서 일어난 일들과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들의 배경이 된다. 이는 인간 모든 시대의 이야기였고 따라서 지금 우리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앞으로의 시리즈에서 다양한 주제에 대해 다룰 것인데, 어느 방향으로 가든 이 불과 빛의 위대한 전쟁을 기억하는 것을 잊지 마라.
챕터 2: 거인들의 게임
아 진짜 재밌고 고생많았고 진짜 고생많았어 진짜ㅇㅇ
재밌네 직접 쓴 거임? - dc App
ㄴㄴ 번역한거임 원본은 맨 위에 링크 있음 - dc App
아 그러네 번역 땡큐 덕분에 좋은 글 읽었음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