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세계문학 전집이라는거 문제가 있어보이기는 하다.
'호밀밭의 파수꾼'은 문학적 성취 (나는 잘 모르겠다)로도 유명하지만, SAT를 목표로 영어 공부하는 청소년들이 꼭 읽어야할 소설로도 유명하다. 그런데 이게 청소년들이 굳이 읽어야 할 내용인가를 생각해 본다면 난 반대다.
학교에서 퇴학당하고 집으로 가는 기차에 오른 홀든은 자기 동급생의 어머니와 맞담배를 피우면서 그 (노골적으로 성적인 아름다움을 언급하진 않지만) 아줌마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기도 하고, 뉴욕의 호텔 볼보이 통해서 콜 걸을 부르기도 한다. 그리고 번역 문제가 제기되곤 하는 선생님의 집을 방문했을때는 버번인지 위스키인지 선생과 술잔을 나누기도 하며, 여동생에게 집착하는 정신병도 보인다. (나도 여동생이 있지만 언제 말을 해봤는지 기억도 안난다) 이걸 대체 왜 청소년에게 권하는지 영 모를일이다.
자체적인 검열을 거쳐 아이에게 문학을 읽어준다는 부모 이야기가 나와서, 나도 답답함을 좀 토로해봤다. 그런 부모가 어리석어 보이기도 하겠지만, 나로서는 너무 공감이 간다. 부모 노릇이 그렇게 힘들다. 부모님에게 고맙다고 문자 하나씩 넣어드려라.
부록으로 내가 아이 독서와 영어 공부에 활용하려고 하는 책들 리스트 공유해준다.
*선정기준
1. 200 페이지 내외
2. 한국어 번역본의 존재
3. 정서적으로 공감되지 않거나, 아이가 이해하지 못할 배경지식이 필요 없는 서적
4. 아동 도서 리워드 수상 여부
*선정된 도서
1. 리버 보이 (1998 카네기 메달 수상)
2. 홀스 (1999 뉴베리 수상)
3. 화씨 451 (2004 휴고 *아동 도서 리워드 아님)
4. 우물 파는 아이들 (수상 내역 없음 / Long walk to water)
5.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수상 내역 없음)
수고~
솔직히 초딩 때 권장도서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 보고 감동 받긴 했어도 주인공 아빠가 벨트로 애 패는 장면은 진짜 쇼크였지...
그냥 원전 읽히지 말고 아동용으로 축약된 거 읽히면 되는거 아님? 어차피 읽어도 전부다 다 이해 못할텐데.. 아동용이여도
난 애초에 그런 주제를 담지 않은 책을 내가 직접 보고 고르고 있어, 딱히 자기가 본다는것은 말리지 않겠지만 적어도 내가 권하지는 않으려고해. 축약된거도 좋은 방법이긴 한데 내가 말하는 것은 주제 자체에 대한 문제 제기야. '죄와 벌'을 예로 들자면, 주인공은 (나쁜) 고리대금 업자의 돈을 빼았아 (유익한) 자신의 학자금에 보태기 위해 복부인인 노파와 그 가족을 살해해. 누군가를 살해하는 장면이 '주요 장면'으로 채택되는 문학이 청소년에게 소개되는게 마음에 안들어.
내가 예로 든 호밀밭의 파수꾼은 홀든의 정신적 방황을 표현하기 위해 지금으로도 상식밖의 기행을 벌이는 것으로 묘사되는데 저거 다 치워버리면 뭐가 남겠냐?
흠 근데 애초에 세계문학전집들 대뜸 사주는 사람들 본인들도 안읽고, 애들도 안읽어서 중고나라에 내놓는 사람들 많더라.. 애 키우게되면 나름 진지한 고민거리가 될지도 모르겄네.. - dc App
맞아, 생각없는 출판사와 무지한 부모들 사이에서 현명한 부모가 되기위해 노력해야해. 초등학교 5년 여아에게 롤리타를 선물하는 부모가 되지는 말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