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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해, 니체의 책을 그리 많이 읽지 못했습니다. 읽던 도중에 방학이 와서 학교 도서관을 못가게 되었고, 다른 도서관에는 찾아보기도 힘들었습니다. 때문에 아직까지 읽은 건 니체 철학 입문용으로 추천된 책세상판 전집 15, 심지어 그것도 다 못읽었어요. 때문에 니체 철학이랍시고 엉뚱한 소리를 할 수 있으니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어쩌면 나중에 니체 저서를 다 읽고, 이 글을 반박하는 다른 글을 쓸 수도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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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내가 이전에 생각하던 니체란 지극히 반사회적이고, 무엇이든 부수려고 하면서, 신은 죽었다고 소리치는 고리타분하고 신경성의 콧수염 남자였다.-놀랍게도 이 말이 틀리진 않았다는 것은 차치하고- 실제로 본 니체는, 뭔가 생각보다 더 친숙했다. 그렇게나 매정한 사람은 아니었던 것이다. 정말 악을 지향한다기 보다는 선의 다른 길을 찾고자 하는 것 같았다. 더 자유롭고, 지금의 도덕을 초월한 인간상을.


-난 내 자신이 꽤나 도덕적인, 아니면 최소한 그것을 지향하는 인간이라고 생각했음에도, 비도덕주의자라 자칭하는 그와 생각이 통하는 부분이 많았다는 점도 신기하다. 사실 이러한 접점은 내 생각 이상으로 많았다. 현대를 사는 내가 고찰해온 철학들이 100년도 더 전에 살았던 니체의 말에 그대로 담겨있었던 것이다.


-이것은 좀 창피한 부분이기도 했다. 나만의 철학이랍시고 구축해왔던 그것이 사실은 그 유명한 니체 철학과 닮아있었다니. 물론 그런 생각을 한게 나 뿐이리라 생각할 정도로 오만하진 않았지만, 이런 식으로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 제대로 철학을 공부한 사람과 대화했다간 부끄러운 꼴을 면치 못했을 것이다.


-의외로 그의 책을 읽는 것은 그렇게 지루하진 않았다. 그가 구축해낸 세상에 대한 관점이나 철학을 보는 것도 흥미로웠던데다, 가끔씩 뜬금없이 등장하는 독일인과 기독교에 대한 욕을 보고 있자면 상당히 유쾌한 것이었다. 실제로 몇몇 부분에서는 뿜었다. 진짜로 웃겨서.


-그의 자의식 과잉의 면모는 익히 알려져 있을 것이다. 처음에는 그저 니체란 사람의 특성이라 여겼는데, 나중에 가서 생각해보니 그의 태도는 참으로 합당한 것이었다. 기존의 도덕법규는 자기과시에 지극히 부정적이고 겸손을 미덕으로 삼아왔으나, 그 근원을 따져보자면 이는 불합리한 것이다. 사람들이 타인의 자기과시를 싫어하고 그것을 금지한 이유는, 남의 돋보임은 자신의 자기과시를 방해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단지 그런 이유로 인정받고자 하는 인간의 본성을 억압하는 것은, 니체의 철학이 그토록 미워하는, 깨부숴야할 교리인 것이다. 그렇기에 니체는 비웃음을 살 정도로 겸손을 내려놓은 것이 아닐까. 그것은 솔직함을 무의미하게 속박하는 족쇄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