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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들어서 엄마와 함께 책을 읽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같은 책을 읽지는 않는다. 각자의 책을 테이블을 가운데 두고 앉아 읽는다. 나와 엄마의 독서 취미는 다르다. 나는 닥치는 대로 읽는 편이지만 엄마는 소설을 선호한다. 독후감을 쓰던 도중 엄마에게 물었다.
 
 “엄마는 글쓰기 같은 거 안해?”

 그러자 엄마는 하지 않는다는 말을 했다. 내가 왜냐고 물으니 글쓰기는 전문적인 사람들이 하는 거라면서, 자신과는 맞지 않다고 대답했다. 나는 글쓰기를 좋아한다. 무언가를 글로 나타내는 것을 매우 좋아한다. 약간 꼰대같을 수도 있겠지만, 이런 기쁨을 엄마도 누렸으면 하고 글쓰기 책을 몇 권 검색했다. 그러자 맨 위에 나온 책이 바로 이 책, ‘처음부터 잘 쓰는 사람은 없습니다’였다.

 처음부터? 나의 엄마도 글쓰기가 처음이기 때문에 꽤나 적합한 책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스스럼 없이 책을 펼쳤다(리디셀렉트 이북이라 밑져야 본전이란 생각도 있었다). 그리고 다른 몇 권의 책과 함께 간단히 훑어보자는 생각으로 책을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의외로 책의 구성이 마음에 들어 끝까지 읽어버렸다. 나는 자기계발서를 싫어하고, 자기계발서를 싫어하는 만큼 재미없는 책을 싫어한다. 이 책은 자기계발서처럼 ‘괜찮아’를 연발하지 않으면서도 ‘기술 서적’처럼 지식만 늘어놓지도 않는다. 저자가 글쓰기를 하며, 혹은 편집자라는 직업 생활을 하며 겪은 경험과 함께 글쓰기를 시작하려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친근하게 늘어놓는다. 나는 특히 저자가 여러 책의 구절을 인용하며 자신의 주장을 설명하는 부분들이 마음에 들었다. 읽다 보면, 나도 이런 글을 쓰고 싶다 내지는 여기 인용된 책들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되는데, 이 동기부여의 방식이 자기계발서와는 다르게 느껴졌다.

 내가 워낙 잡식 취향, 별로 가리는 책 없이 골고루 좋아하는 취향이라 쉽게 추천하지는 못하겠지만.. 아예 글쓰기(특히 에세이)를 시작하려는 사람이 한 번 쯤 읽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 근데 엄마에게 ‘이 책 어떻냐’고 묻자 ‘글쓰기’에 관한 책은 안받는다면서, 차라리 다른 책을 사달라면서 완강히 거부해서 사주진 못했다. 후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