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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자세하고 정확하게 요약한 글은 이미 넘쳐나므로, 저는 저의 개인적 감상만을 주로 전달하고자 합니다.
일단 제가 이해한 '니코마코스 윤리학'의 가장 큰 틀은 이렇습니다.
우리는 행복해야 한다. 행복은 목적 중의 목적이며, 따라서 최고로 좋은 것으로서 우리가 추구해야 한다.
행복하려면 여러 종류의 탁월성(인간의 기능을 가장 잘 발휘하는 것)이 요구되는데, 성품의 탁월성은 중용을 지키는 것이다.
중용은 숙고를 통한 합리적인 선택으로 파악될 수 있다.
탁월한 행동을 계속 행해서 습관으로 들이면 언젠가 우리 자신 스스로 탁월성을 지니게 된다.
행복 달성! (단 이것은 이차적인 행복이며 더 큰 행복은 지성에 따른 관조로 이루어짐.)
철학책, 그것도 고대에 쓰인 철학책이니까 아무래도 딱딱하고 도통 무슨 소리인지 모를 이야기들로 가득 차있을 줄 알았는데,
마냥 사변적인 이론을 던져놓은 것이 아니라 사회적 상식과 일반적 통념을 잘 버무려 내었기에 읽으면서 "음, 그렇지" 하며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습니다.
철학에 관한 책은 거의 읽은 적이 없지만, 철학책에 대한 기존의 저의 편견을 깨뜨려 주었습니다.
통념과 전통, 상식(endoxa)을 우선 제시한 다음 이것을 이성과 충돌시켜(paradoxa) 취할 것은 취하고 폐기할 것은 폐기하며 참된 결론으로 나아가는 방식 역시 마음에 들었습니다.
또한 이론과 논리만으로 밀고 나가지 않고 '실천'을 계속해서 강조했으며 - 행동으로 실현시킬 수 없는 말은 공허한 것이라 주장했고, 플라톤의 이데아도 인간 행위로는 실현시킬 수 없는 것이기에 배제했습니다 - 실제로 그의 이론을 실천할 수 있는 방법들도 중간중간 서술해 놓았습니다.
2천년보다 훨씬 전에 살던 사람들도 지금과 별 다를 바 없는 생각을 하기도 했구나, 하며 다시금 신기함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물론 동의하지 않는 부분과 요즈음의 사회와는 동떨어진 주장도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아리스토텔레스의 치밀한 논리 전개 방식은 커다란 재미 중 하나였으며, 그가 얼마나 철학적이고 지적인 사람인지 새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자발적으로 악한 사람은 없다"를 반박해내는 일련의 과정은 감탄을 자아낼 만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술에 의해 잘못을 저지른 사람을 용서하거나 감형할 필요가 없는 이유도 지극히 마땅했습니다.
"한 사람이 어떤 성격이나 성향을 지닌 것은 오롯이 그 사람의 책임이다"라는 주장이 저에게는 가장 유익했습니다.
즉, "부정의를 행하면서 부정의한 사람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나, 무절제한 행위를 하면서 무절제한 사람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 일이다",
"정의로운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것만으로는 그 사람이 정의로운 사람이라는 걸 증명할 수 없다"라고 했는데,
항상 머리 속으로 "나는 자제력 있고 성실하게 노력하는 사람이다"라고 백날 생각하면서 실제로는 할 일을 미루고 하고 싶은 일만 하는 나의 모습을 거울로 비춘 듯 부끄러웠습니다. 늘 염두하며 살아가야 할 말로서 간직해야겠습니다.
이 책은 총 10권으로 되어있는데, 8권과 9권은 친애에 관한 내용입니다. 이 파트도 앞서 말한 부분과 마찬가지로 가장 잘 읽혔습니다.
사람이 누군가와 교제를 하는 이유는 무엇이며, 친밀한 사이에서 지켜야 할 정의와 자기 자신을 향한 친애 등, 실질적으로 제게 가장 와닿는 내용이었습니다.
여러분 중 대부분에게도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고, 그래서 이 친애에 대한 부분은 중용과 함께 니코마코스 윤리학의 가장 유명한 파트 중 하나입니다.
"사랑은 자기 자신의 확장이다"라는 말은 기원을 거슬러 오르다보면 이 책의 가르침에까지 도달하는 유구한 말씀이었던 것입니다.
또한 '윤리학'이라고 한다면 그저 개인에 한정된 마음 수양이라고 간주되기 쉬운데, 아리스토텔레스는 이 윤리학이 개인 차원을 넘어 하나의 폴리스(지금으로 따지면 국가)를 다스리기 위한 '정치학'까지 확장될 수 있다고 보고 실제로 그렇게 서술했습니다. 이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윤리학의 한계를 극복하고 윤리학을 공부하는 재미를 배가시킵니다. 정치는 니코마코스 윤리학에서는 다루어지지 않고, 아마 그의 다른 유명 저서인 '정치학'에서 집중적으로 탐구될 듯싶습니다.
니코마코스 윤리학은 아리스토텔레스 교수님께서 "어떻게 행복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해 차근차근 논리적으로, 그러나 수긍가면서도 흥미롭게 설명해주는 강의라고 생각하며 읽으면 더욱 몰입할 수 있고 저는 정말로 그렇게 읽혔습니다.
더군다나 작은 주제에 대한 논의를 마칠 때마다 다음으로 넘어가기 전에 요약까지 친절하게 해주십니다. 탄탄한 구조와 더불어 이러한 점도 니코마코스 윤리학을 '꿀강의'로 만들어주는 요소입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머리에 잘 새겨둘 가치가 충분한, 진정한 의미의 자기계발서입니다. 2천년이 넘는 세월 동안 모든 시대에 걸쳐 중요하게 연구되고 끊임없이 읽히는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어떤 리뷰에서는 이 책의 번역이 정확할지는 몰라도 이해하기 아주 어렵게 만들어 놓았다며 혹평을 했는데, 저는 웬일인지 술술 잘 읽혔고 읽으면 읽을 수록 그랬습니다.
플라톤 국가와 전집 한 권을 미리 읽은 뒤라 그보다는 좀 더 명징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서술 방법을 비교적 쉽게 소화할 수 있었던 걸까요?
철학에 매우 정통한 교수님 세 분께서 공동으로 번역했음에 우선 마음이 놓였고, 본문의 꼼꼼한 각주들과 부록의 용어 설명을 보면 그 분들이 얼마나 이 책을 전문적이고 성심성의껏 번역하고자 애썼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 책이 나오고 십몇 년 뒤 출판사 '길'에서 교수님들께서 아예 처음부터 다시 번역한 개정판도 나왔습니다.
총 10권과 부록으로 되어있고 각 분량도 많지 않으므로, 하루 또는 이틀에 한 권씩 읽어나간다고 생각하면 그렇게 부담스럽지 않고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자신이 속했던 역사적 맥락을 넘어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철학적 통찰들을 제공하고 있는지를 판단하는 것은 아마도 '니코마코스 윤리학'을 정독한 개인이 해야 할 일일 것이다.
정독한 후 어떤 입장을 취하든 '니코마코스 윤리학'이 서양의 윤리적 사유의 보고라는 점은 분명히 동의하게 될 것이다.
직접 정독한 자만이 그 가치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번역하신 이창우, 김재홍, 강상진 교수님들께서 남긴 부록 중
명징 추 - dc App
히히
번역 추천 감사합니다
히히 유아웰컴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