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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베케트라고 적혀 있었지만 개인적으론 조이스가 생각났다. 특히 알리다라는 캐릭터와 독백 스타일을 보고 있으면 묘하게 <율리시스>의 끝자락 페넬로페 장에서 몰리 블룸의 긴 독백이 떠오르던 탓이다. 거기서 유머가 완전히 빠져 있다는 게 좀 다를 수도 있지만, 솔직히 베케트의 글도 기본적으로 유머러스하니까 딱히 문제될 만한 지적은 안 되지 않을까.
입센의 적자라는 건 확실하게 느껴졌다. 이야기는 가정에서 시작해 가정에서 끝난다. 그 과정에서 가정의 문제가 더 확대되며 죽음과 하나되는 삶 따위의 소위 존재론적 이야기까지 가지를 뻗었다가도, 결국은 가정으로 돌아온다. 이 부분은 마르케스의 <백년의 고독>을 연상시킨다. <해질 무렵>에서 알레스가 보는 알리다는 <백년의>의 우르술라를 보는 자식들의 마음과 비슷하지 않을까.
글 전체적으로 마침표를 거의 쓰지 않는다. (사실 역자 후기에는 마침표가 '없다'고 나와 있지만 <잠 못 드는 사람들>을 보면 중간에 마침표가 몇 차례 쓰인 적이 있다. 어쩌면 번역 후 퇴고 중 놓친 실수일수도 있겠다.) 말 그대로 흘러가는 것을 표현하듯 기억 속의 이야기가 툭 튀어나오고 들어가고 하는 식의 구성이 잦다. 거기다 그렇게 튀어나온 기억이 반복될 때도 있다. 사실 순전히 환기에 해당할 이야기에 불과하지만.
<이방인> 번역 이야기로 구설수에 자주 오른 출판사에서 낸 책이라 약간 걱정하듯 집었지만 큰 문제는 없었다. 애초에 원문과 번역본을 대조해볼 능력도 없고.
연극계의 조이스라니..ㄷㄷ
출판사만 달랐으면 바로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