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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자꾸 완벽한 모더니즘 까면서, 괜히 포스트모던으로 물타기 하려는 사악한 포스트모던 종자들이 보이는데,


모더니즘이 질서선이라면, 포스트모던은 혼돈악, 그 자체인 불한당들과도 같다.


오늘은 그런 의미에서, 이 사악한 포스트모던을 사실상 시작한, 미국 포스트모던의 사악한 순수악에 대하여 짧게 이야기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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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싸 평론가 해럴드 블룸이 유행시킨 소위 말하는 미국문학 현존하는 4대 거장이 있다. 블룸이 유행시켰지만, 어쨌든 토마스 핀천, 필립 로스, 코맥 매카시, 그리고 돈 드릴로가 현대 미국 문학을 대표했었던 소설가들이었던 것은 맞다. 물론 여기에 몇 명을 더 추가해야 완전하겠지만.


물론 대표했었다.....더는 없어....로스가 죽었어 이제 없어.




하지만 블룸이 빼먹은 사람이 하나 있다. 물론 오래 전에 죽었으므로 빼먹을 수밖에 없지만, 저 4명 중, 특히 토마스 핀천과 돈 드릴로를 혼돈악인 포스트모던으로 이끄는데 지대한 영향을 끼친, 미국 포스트모던의 마왕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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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빛만 봐도 순수한 악이 느껴지는 <윌리엄 개디스>가 바로 그 주인공이었다.


물론 삶에 대해선 거의 이야기 안 할 거다. 대충 1922년에 태어났다.


공교롭게도 영광스러운 <율리시스>가 출판되던 해, 가장 사악한 순수악이 태어나고 만 것이다.



(대충 월 스트리트에서 일하던 집안 자제란 내용)


(대충 하버드 갔던 엘리트라는 내용)



아무튼, 윌리엄 개디스는 1955년에 첫 장편 소설 <인식>을 발표한다. 년도만 봐도 알겠지만, 가장 먼저 출판된 미국 포스트모던 작품 중 하나로 오늘날까지 간주된다.


공교롭게도 <롤리타>도 같은 해 출간되지만, 두 소설은 서로 다른 길을 걷게 된다.


세상에 페도들은 많았지만, 개디스를 받아들이기엔 그 당시 세상은 아직 살만한 곳이라서 그를 거부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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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책이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두꺼웠다.... 천 쪽에 가까운 분량..... 물론 소설의 분량이 길 수는 있겠지만, 그게 다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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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조 화가의 삶을 다루면서, 모든 것의 가짜 투성이를 내세우고, 가짜 평론가와 사기꾼들을 비웃는 시니컬한 블랙 유머랑 진짜와 가짜의 구별을 되묻고, 다 좋아요,


미국인이 나오지만, 사실상 유럽의 모든 걸 담겠다고, 여러 언어들을 잡탕으로 다 쑤셔넣는 것도......안 좋아요.... 편집증 걸릴 것 같은 구조에 대한 집착도....


그런데 이런 식으로 수많은 정보들을 쑤셔넣을 거면, 그냥 백과사전 쓰지 그랬냐?"



몇몇 열렬한 지지자들을 얻기도 하였지만, 사람들은 이 기괴하고 두껍기만 한 소설에 대해 사실상 무시에 가까울 정도로 냉담해했다.


악평도 사실 많이 없었다, 말 그대로 대부분 관심을 가져주지 않았다.


하지만 지지자들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기에, 소규모 컬트 집단처럼, 알음알음 읽는 이들은 읽어가며 사악한 영향을 받고 있었다.


이 직후, 개디스는 광고일을 하며 20년간 새로운 작품을 발표하지 않는다. 그러던 중 록펠러 재단 등에서 지원을 받으며, 2번째 소설에 착수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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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이번 작품은 제발 좀 쉽게 쉽게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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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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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장편 <인식>보다는 상대적으로 가벼운 분량의, 오늘날 개디스의 명성을 만들어준 JR이 1975년에 출간되었다.


800 쪽 분량이다.


1000쪽인 <인식>보다 무려 200쪽이나 가벼웠다.



상대적으로 무겁고, 백과사전 같고, 여러 언어들을 알아야 유머도 이해할 수 있던 <인식>과 달리,


JR은 월스트리트와 미국 금융과 부를 풍자하는 블랙유머 소설이었다.


주인공 소년 JR이 약간의 기술로 투자 부자가 된다는 유쾌한 내용의 이 소설은 고리타분한 묘사도 거의 없이, 유쾌한 대화가 중점이었다.


그래, 고리타분한 묘사가 없다.


소설의 99프로는 대화들이었고, 챕터의 구분도 없었다.


심지어 이 대사를 누가 하는지에 대한 설명도 없었고, 어떤 인물이 거기에 있는지, 그가 대화를 끝내고 사라졌는지도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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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이건데, 캐릭터 얼굴도 없어.

단순히 서로 주고받는 대화만 있는 게 아니다. 작품의 주된 테마 중 하나가 엔트로피, 즉 무질서로 상징되는 현대사회의 묘사다.


당연히 주변에서 들려오는 여러 소음이나 다른 이들의 대화들도 뒤섞인다.


장면 전환에 대한 묘사도 거의 없다.


개디스는 그저 서로 대화를 하듯, 읽으면서 '상상'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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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R에 대한 당시 한 평론가의 평은 다음과 같았다:


<읽을 수 없는 텍스트를 생산하고 이 교활한 목적을 726쪽이 넘도록 유지하려면 비상한 힘이 필요하다.

윌리엄 개디스 씨는 그 힘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은 다음해인 1976년 전미도서상을 수상하면서, 전작품인 20년간 컬트로 남아있던 <인식>마저 급속도로 재평가되었다.


그 후 지나치게 강력해진 개디스를 선량한 평론가들은 막을 수 없었다.


이미 JR이 출간되었을 즈음엔 개디스의 영향을 받던 후배들이 포스트모던의 문을 열어놓은 상태였고, 개디스는 그 후 3편의 소설을 더 쓴 후, 1998년에 생을 마감하였다.





그의 직속 후배이자 영향을 받은 이론 우선 돈 드릴로와 토마스 핀천이 있었다.


특히, 핀천의 경우, 그가 1963년 <브이>를 처음 출간했을 때 상당수 평론가들은 핀천이 <인식>의 출간 이후 10년동안 은둔하고 있던 윌리엄 개디스라고 생각했다.

그 정도로 큰 영향을 받았다.


이후 돈 드릴로의 <언더월드>나 핀천의 <중력의 무지개> 같은 소위 말하는 거대하고 백과사전 같은 포스트모던 소설들은 이러한 개디스 덕분에 탄생한 것과 다를 바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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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국에서 갑자기 소개가 되는 데이빗 포스터 월래스 또한 윌리엄 개디스의 큰 영향 아래 <무한-농담> 같은 걸 집필하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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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나단 프랜즌 또한 마찬가지였다.




어째서 사악한 포스트모더니스트들은 읽을 수 없는 수백 쪽 분량의 텍스트를 생산하는 교활한 힘을 가졌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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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초"가 혼돈악이었으니까.






오늘날까지 개디스는 존 바스 등과 함께 미국 포스트모던의 대표작가이자, 그 시작으로 평가받는다. 심지어 금융 위기 이후로 JR 자체가 미국의 신화와 금융, 자본주의에 대한 블랙유머가 넘치는 소설이었기에 또 다시 주목받았었다, 그러나 그 사악한 분량과 읽을 수 없는 교활한 텍스트 덕분에 아직까지 국내엔 소개되지 못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안전합니다 여러분 안심하고 모더니즘을 즐겨주십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