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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이에 보초를 서 듯

층을 이룬 딱딱한 물이 서 있을 때에,

세상의 모든 것은 변화되었소.

심지어 양동이, 항아리 같은 평범한 사물들까지.


그것이 우리를, 알지 못하는 어디론가 이끌었소.

기적으로 세워진 도시들이

우리 앞에서 신기루처럼 길을 터 주었고,

박하풀들이 우리의 발 밑에 펼쳐졌지.

새들이 우리와 동행했고,

물고기들도 강을 따라 솟아올랐고,

하늘도 우리 눈 앞에 펼쳐졌지...


그때, 마치 손에 면도날을 든 미치광이처럼

운명이 우리의 흔적을 좇아 뒤따라 왔다오.


ㅡ 첫 만남, 아르세니 타르코프스키